[넷플릭스] 드라큘라 1화-리뷰
후아. 이 골 때리는 드라큘라라니요! 어쨌든 감탄 하나 깔고 시작합니다.
넷플릭스 드라큘라 다시 시작하기 전에 원작을 읽었습니다. 너무나 오래 전에 읽은 원작이라 준비 차원에서 읽었다고 해두죠.
먼저 원작은 서간문 즉 편지와 일기로 구성되었습니다.
원작은 4부분 정도로 구성되었습니다. "조너선 하커가 등장하는 성 부분. 미나의 친구 루시가 등장하는 부분. 미나와 하커의 재등장. 반 헬싱의 활약." 정도로 축약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구성에서 드라큘라는 철저히 3인칭으로 다루어집니다. 1인칭 화자라고 할 수 있는 편지와 일기 속 주인공의 눈을 통해 다루어질 뿐입니다.
약간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셜록의 주홍색 연구에서도 언급되는 바이지만 이 소설이 창작된 1897년이나 셜록이 쓰여진 1900년도 초반에는 혈액에 대한 연구가 선진적이었던 반면 동시에 두려움도 줄 때였습니다. 반면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지는 못 했던 때라 막연히 처리되는 부분도 등장합니다. 셜록에서의 피에 대한 연구 역시 매우 모호하게 처리되고 말지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이러한 혈액에 대한 연구가 두려움인 동시에 어쩌면 기적을 일으키는 과학일지도 모른다는 바탕에서 출발했던 것은 아닌가도 떠올려보게 됩니다. 이러한 배경을 지금의 과학이나 상식으로 판단하지는 말아야겠지요.
넷플릭스 드라큘라 1화는 이 원작에서 기승전결에서 기 즉 "조너선 하커가 등장하는 성 부분"입니다.
조너선 하커가 부동산 관련 일을 처리해주기 위해 낯선 지방을 여행하며 드라큘라 성에 당도하는 것과 이후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1화는 이러한 원작을 바탕으로 80분이 넘는 런닝타임 중 1화의 기승전결이랄 수 있는 전까지, 즉 60분 정도까지를 충실히 원작을 따릅니다.
드라마 시작과 거의 동시.
조너선 하커 역에 존 헤퍼난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헤퍼난의 모습은, 무언가 추악합니다. 그리고 그를 대하는 수녀, 돌리 웰스 역시 등장합니다. 그리고 상처투성이 하커를 통해 드라큘라 성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1화의 재미, 즉 포인트는 바로 브람 스토커의 원작을 재해석하기보다 이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본 데 있을 겁니다. 서간문이나 일기 형태를 돌리 웰스의 인터뷰로 바꾸어놓았습니다. 인터뷰라는 특성 상 화자는 과거 복기를 계속해서 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이 인터뷰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충실히 원작을 따르던 이야기가 전환을 맞습니다. 단순히 원작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넷플릭스]만의 드라큘라 시작이야!"라고 사자후를 발하는 듯했습니다.
충실한 인터뷰어였던 수녀는 정체를 드러냅니다. 아가사 반 헬싱!
조금 느긋하게, 말하자면 과자 부스러기나 집어먹으면서 따분함이 정점에 이르려고 할 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게끔 합니다. 반 헬싱이? 수녀??
덩달아 마지막 결에 해당하는 드라큘라의 현실 활약, 수녀원을 박살내는 장면에서는 고어 물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유혈낭자와 대량살인이 이어집니다.
이거다! 넷플릭스의 드라큘라는!!!!!
수녀원 장면을 보며 번뜩 머릿속에서 콩 하나가 튀겨집니다. 전통을 무시하지 않되 반드시 자신들의 색깔을 드러내는 주도적 창작.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뭔가 유약하고 우유부단해 보이는 존 헤퍼난의 모습은 과거 코폴라의 [드라큘라]에서 같은 역할을 맡았던 키아누 리브스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드라큘라 역을 맡은 클라에스 방은, 조너선 하커를 흡수하듯 점점 바뀌어 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이는 원작에서도 다루어진 바였습니다만 억양이나 여러 부분에서, 낡고 보잘 것 없다가 점점 멋진 중년의 영국 억양을 발음하는 드라큘라로 멋지게 변하더군요. 클라에스 방이 영국 배우냐 하면, 아니더라고요. 덴마크 사람!
돌리 웰스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얼마 전 나이브스 아웃에서 영국인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영알못인 제가 듣기에도 이상한 발음으로 말을 했더랬죠. 희한한 억양으로 말하던 그녀가 "오리지널" 영국인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ㅎ 배우들이란!
감독이 [웨스트월드] 시즌1 [닥터 후] 등을 담당한 바 있는 조니 캠밸이라고 하네요. 아마도 이러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연출하지 않았을까 여겨졌습니다. 유쾌한 농담도 놓치지 않았는데요, 수녀인 아가사가 어떻게 조너선을 찾았느냐 물었을 때 "영국에 아는 형사(탐정)이 있어요." 하던. 누구나 셜록을 떠올렸겠죠.
드라큘라 1화는 원작의 재현과 넥플릭스 색깔이 절묘하게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전체 3화 중 1화 하나만으로도 독립적이었던 반면, 그 1화 한 편에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냈습니다. 아주 흥미로웠죠. 1화 4분의3 정도가 원작에 충실했던 반면 나머지 20분 정도로 넷플릭스의 색깔을 드러낸!
이제 2화로 달려볼까요?
추천인 3
댓글 8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이번 기회에 원작을 읽어 보려구요
한 10년쯤 전에 나왔던 열림원 판본입니다. 이때 아마 살 때 여러 개 비교해보고 샀던 듯해요. 오타 거의 없고, 제 기억으로 10개 이내였던 듯.
꽤나 괜찮은 펜화가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그래서 소장하기에도 좋습니다. 하나 아쉽다면 삽입된 숫자나 글이 있을 때 조사가 바뀌어 있는 거. 그거 빼고는 만족했답니다. 알라딘 중고에서 보니, 배송비 포함해서 1만5백 원에 구입 가능하네요.
그거 말고는 가장 무난한 게 펭귄 클래식. 또 이 출판사(열림원)에서 나온 드라큘라도 있어요. 최근에 나온 더 스토리 꺼는 내용을 안 봐서 뭐라 말씀 드리기가 어렵네요.
넷플릭스가 한번 보면 쭉 빠져 보게되는지라;;;;
1화만으로도 완결성이 있군요. 너무나 좋아하는 소재여서..
주중에 일 마무리되는대로 정주행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