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영화제] 히든 라이프를 보고나서..
올해 칸 영화제에서 관람을 하고 깊은 감명을 받아 이미 올해의 영화로 뽑은 영화인데, 이번 마카오 영화제에서 2차 관람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2차로 관람을 하고 나서의 소감이라면, 더욱 깊은 만족도와 여운이 더욱 짙어진 순간이기도 하네요.
그동안 봐온 테렌스 맬릭의 영화중에서도 세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매우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먼저 맬릭의 영화 답게 이미지를 통해 차곡차곡 전달해가는 이미지 스토리텔링은 경이로울 정도이며,
그 안에 담겨있는 인간의 고뇌와 여러 군상들은 놀라움으로 가득합니다.
특히나 영화가 담아내는 장면들은 꽤나 정치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거장의 손길로 다듬어진
한편의 대서사시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구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시네아스트 중 한 명답게 시네마를 통해 경험하는 영화적인 순간과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그의 시선은 늘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곤 하네요.
이전 후기에서 적긴 하였으나 이번 영화는 2차대전을 다루는 영화중에서도 꽤나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나치를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영화들과 현대 평가들은 절대적이긴 하지만, 단순히 나치의 주요 세력 뿐만 아니라
나치에 세뇌 당했던 일반인들 또한 그들 내부에서 폭력이 존재하였음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영화 '군함도'에서 표현한 것 처럼 조선인들 내부에서도 균열이 있었던 몇몇 장면들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 처럼 나치의 피해 국가중 하나인 오스트리아를 두고 이러한 연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 답게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삶들에 대해 감독은 집요하게 표현하고자 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규정하여 전달하기 보다 거대한 흐름안에서 충돌을 하는 여러 인간들의 군상을 제시하며
관객에게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하는 선택을 합니다. 이를 묘사함에 있어 종교적인 접근 또한 이 영화를 더욱
깊이감있게 만들기도 하구요. 인간들을 위해 죽음으로 희생을 하였던 예수의 존재와 자신의 자식이 죽음에 처하였는데도,
등장하지 않던 하나님의 존재는 무엇인가? 라는 꽤나 도발적인 질문들 또한 영화를 보면서 화들짝 놀라게 하는 순간 중 하나이네요.
3시간에 달하는 기나긴 러닝타임과 심오한 주제를 담은 영화 특성상 대중적으로 보편화 되기는 매우 어려운 영화입니다.
칸에서도 그렇도 이번 마카오 영화제에서도 몇몇 분들은 중간에 관람을 포기하고 자리를 뜨기도 하였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맬릭의 영화를 볼 때마다 맬릭만이 그려낼 수 있는 영화적 순간과 분위기가 늘 새롭고 좋더군요.
아름다운 대자연과 그 안에 공존하는 인간의 존재 그리고 종교의 근원에 대해 질문을 지속적으로 유지해가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영화를 놓친다는 것은 너무 아쉽기도 하구요.
이미 2번이나 관람을 하였지만... 국내 개봉이 되거든 또 다시 관람을 하고 싶을 정도로 깊이 빠져든 영화이고,
맬릭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번 히든 라이프는 절대로 놓쳐셔는 안되는 영화입니다.
키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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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봉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