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시간 (Deux jours, une nuit), 다르덴 형제, 2014, 벨기에] 후기입니다!(스포 있음)
한통의 전화를 받는 산드라. 심각한 대화가 이어지는듯 하더니 이내 그녀는 슬픔에 빠져 몸을 가누지 못하며 쓰러집니다.
그녀는 태양 전지를 만드는 회사인 솔왈에서 근무했던 직원입니다. 뜻하지 않게 우울증이 찾아와 지금은 병가를 내어 휴직한 상태. 몸도 마음도 이제는 어느정도 회복이 되어 복직을 하려고 계획중이었는데 그녀를 복직시킬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그녀와 작업 반장을 제외한 16명의 동료들은 '보너스 1000유로 VS 산드라의 해고' 라는 안건으로 이미 금요일에 투표를 통해 14명의 동료가 보너스 1000유로를 택한 상황이었습니다.
월급이 들어오지 않으면 생계를 이어나가기 힘든 산드라는 그녀를 지지해주는 동료 줄리엣과 사장을 만나 다음주 월요일에 재투표를 할수 있는 기회를 얻어냅니다.
영화의 원제는 'Deux jours, une nuit' 영어제목은 'Two Days, One Night'으로 토요일, 일요일에 걸쳐 이루어지는 산드라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을 지지해 줄 동료들을 찾기 위해 무작정 16명의 동료들을 만나러 다닙니다.
동료들을 만나러 다닐 때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회사 일 뿐만 아니라 부업으로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타일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고 불법이지만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슈퍼마켓에서 일하며, 방과후 교실을 통해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등 모두 사연이 있었습니다.
산드라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동료에게는 한없이 고마움을 느꼈지만 돈을 택한 동료들에게는 어쩔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깊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마치 구걸을 하러 다니는 사람처럼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졌는지 그녀는 모든걸 포기할까 라는 생각도 여러번 했지만 그때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항상 격려해주고 응원했습니다.
마침내 월요일 오전. 모든 직원들이 투표를 마친채 결과를 기다리는 산드라. 안타깝게 8:8 동률이 나와서 과반수에 못 미쳐 그녀는 해고를 당합니다. 산드라는 자신을 지지해준 8명의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포옹을 하는 모습에 울컥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장이 조용히 그녀를 불러 모든 직원들에게 보너스도 지급되며 그녀의 복직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계약이 종료되는 직원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그녀가 복직된다는 이야기에 그녀는 단칼에 이 제안을 거절합니다.
자신이 선택을 당하는 입장이었다가 이제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왔을때 그녀는 다른 동료의 희생을 통해 자신이 복직하는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외친 그녀의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여보, 우리 잘 싸웠지? 나 행복해."
다르덴 형제의 작품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수 있는 주제를 선택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가난한 노동자, 집이 없는 아이 등 하층민들의 삶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비교적 직원수가 많지 않은 공장에서 일어난 이야기인데 단지 1000유로 때문에 함께 일했던 동료를 매몰차게 해고시킬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130만원 정도의 금액인데 누군가에게는 1년치 가스, 전기세를 낼수 있고 집 앞마당 공사를 할수 있으며 아이의 등록금에도 보탤수 있는 큰 금액이였습니다.
동료들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일일히 그들의 집을 방문하는 산드라의 모습을 핸드 핼드 카메라로 세밀하게 촬영한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영화에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선과 악으로 구분해 놓지 않은점도 큰 특징이였습니다. 그들도 산드라의 해고는 원하지 않았지만 보너스 지급이라는 요소도 무시할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과반수가 넘는다면 나에게는 큰 재앙이겠지만 그래도 난 널 응원할께"
가장으로써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산드라에게 투표는 할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응원한다는 이야기는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합니다.
산드라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녀는 비록 계약직인 동료였지만 그를 버릴수 없다는 생각에 사장의 제안을 거부하는 모습도 인상깊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정답은 없으며 앞으로의 산드라의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에 내린 결정은 큰 영향이 있을거란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세상에 당연한 일들은 없으며 주위에 있는 친구, 가족, 동료들의 일상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때 함께 돕고 헤쳐나가는 밝은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다르덴형제 감독님답게 인위적인 음악의 사용을 배제하고 자연의 소리들을 통해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하시는 모습들이 느껴져 큰 감동을 받았던 부분이어서 몇번이고 곱씹어 봐야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산드라역의 마리옹 꼬띠아르 배우가 과연 실직의 위기에 처한 노동자 역할에 잘 어울릴지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몰입할수 밖에 없게 만드는 뛰어난 연기력이 일품이였습니다. 핑크색 티셔츠, 그리고 남편의 존재를 통해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밝게 보려고 노력한 감독님들의 감각적인 연출도 돋보였습니다.
추천인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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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해주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뷰 잘 봤습니다
p.s. 사장님이 제일 나빠요
극중에서는 사장님이 제일 나쁜것처럼 보이는데 마지막에 산드라에게 복직할수 있게 제안한 점을 보면 선천적으로 나쁘다기 보다는 사회체제에 의해 언제든지 사람은 선해질수도 있고 악해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산드라라면? 혹은 내가 동료들의 입장이라면?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여서 인상깊게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애초에 투표로 보너스 or 산드라 복직 부친 것부터가 나쁘다고 봤어요. 결말 산드라 복직도 철저하게 이윤 따져서 내린 거고요 (사기 & 계약직 갱신 안 함으로 인한 이득)
보너스도 1000유로라는 액수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돈으로 130만원 정도인데 100유로일때와 10,000유로일때와는 다른 선택을 할수도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애초에 저런 방식의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는게 제일 좋겠지만 감독님은 애매한 상황일때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생각과 그리고 투표 이후의 재투표는 이전에 자신이 내린 결정이 과연 올바른 판단이었는지 생각해보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