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뉴타입 환타지의 시작 (노스포)

(시작 전에 영원히 고통받는 우리의 ㅋㄷㄱ ㅋㅋㅋㅋ)
개봉 전에 코타쿠 리뷰를 보고 기대를 접었는데, 또 다른 코타쿠 (카운터) 리뷰를 하나 더 보고 일요일 저녁에 보고 왔습니다.
제가 기대 했던 거 보다 굉장히 흥미로웠던 영화였고, 던칸 존스의 전작들과 비교해서도 딱히 이렇게 혹평을 들어야 싶을 정도로 영화가 엉망이지는 않았습니다. 장르의 비교 대상이 다르긴 하지만, 감독의 전작들 (문, 소스코드)에 비해 뭔가 부족하다 싶은 점도 없었고 오히려 게임을 원작으로 워크프래트에서 끌어 올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영화가 좀 더 간결하고 쉬웠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은 좀 남았습니다. 여러모로 좀 압축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인물들의 여러 감정선이나 동기들이 최근 배대슈처럼 어처구니 (정말 친구와 보면서 동시에 허 (...) 하고 실소가 나올 만큼) 없지는 않았지만, 어떤 부분들은 좀 희미하고 어떤 부분들은 관객이 굉장히 주의 깊게 생각해야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이런 부분은 좀 더 살려주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알아차린 부분들을 같이 본 친구는 못 알아차리더군요. 어떤 인물의 감정선을 타는 데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압축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저도 와우는 2년 넘게 해봤지만 너무 한지 오래되서 배경 내용에 대해서는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상태에서 관람했지만 딱히 배경지식 때문에 관람에 문제가 되거나 재미 없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어짜피 게임이나 소설 내용과는 다르게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거의 이전에 와우저나 와우 세계관을 아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스토리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코타쿠 리뷰처럼 그렇게 아주 다크하지만도 않더군요. 리뷰만 보자만 서로 다른 영화를 본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환타지 영화 장르팬으로써는 이 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을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마법이나, 전투씬, 세세한 디테일과 비주얼을 정말 종합 선물 셋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CG가 이렇게 발전한 세상에 살면서도 마법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 환타지 영화에서 지금까지 마법 장면들은 정말 심심하기 그지 없었거든요. 정말 그 모든 한을 사이다 같이 해소시켜 주네요. (영화 보면서 동작도 몇번 따라했습니다. 좀 신나서)
사실 이 영화가 로튼 현재 평론가 평점에서 27%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로튼 자체가 얼마나 썩은 지표 (...) 인지를 나타내는 또 다른 시금석이 아닐까 싶을 정도 입니다. 로튼에서 유저 스코어는 거의 평론가 점수가 94%를 넘어가는 정글북의 유저 스코어와 동일한데 말이죠. 이런 지표에 마음을 뺏게 영화를 굳은 마음으로 보다가 재미를 빼앗기는 슬픈 사례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고, 후속작도 어서 보고 싶네요.
- 이하 잡설 -
그리고 영화 개봉 한참 전에 던칸 존스 감독은 인터뷰를 봤는데, 이 영화 제작 시작과 끝으로 많은 가족사가 있었더군요. (아버지의 장례식, 부인의 암투병) 아마 다음 영화는 다시 소규모의 저예산 영화가 될거라고 하네요. 그냥 3-4 부작 내리 찍어줘도 괜찮을거 같은데 말이죠. 참고로 보위는 죽기 직전에 워크래프트 영화를 보고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에고.
로튼이나 메타크리틱 평론가들은 영화의 만듦새 즉, 질을 따져서 평가하기 때문에 일반 관람객이랑은 다를 수 있지요. 로튼 점수가 나쁜 영화치고 만듦새가 좋았던 영화는 없었던 듯합니다. 재미와는 무관한 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