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7
  • 쓰기
  • 검색

 만화 <터치>의 만화사적 의의

중복걸리려나
2971 6 7

 

IMG_6481.jpeg.jpg


 나고야 예술 대학에서의 만화 강의를 '꼭 어른용으로'라는 취지로 이번 호부터 연재하게 되었다.

 

 1회는 총 발행부수 1억부가 넘는 스포츠 만화의 걸작 <터치>를 다루며 이 작품이 만화사에 새긴 큰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주간 소년 선데이에서의 연재 시작은 1981년. 소년지가 스포츠 근성물의(이른바 스포콘) 전성시대일 무렵이다.

 

 당시, 소년지 스포츠 근성물에서는 여성은 부수적인 존재였다. 예를 들면 카지와라 잇키 원작의 <거인의 별>. 주인공인 호시 휴마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병상에 누워 있는 설정으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등장하는 누나만 해도 엄마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오래된 여성상으로 그려졌다. 그런 가운데 어린 휴마가 아버지의 맹훈련을 받아 거인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스포츠 근성물을 초, 중, 고, 대 남자들은 열광하며 읽었다. 그리고 전국의 남자들이 따라하게 만들어 버려서 히트작이 나올 때마다 그 만화가 다루는 종목의 운동부에 신입생들이 몰렸다.

 


 남자 중심으로 읽혔던 이 스포츠 근성물 시대에 큰 구멍을 낸 것이 <터치>다. 남자 고교생이 주역인 학교 스포츠물(고교 야구)인데, 매력적인 여고생 아사쿠라 미나미가 준주역으로서 유지된다. 그리고 주역인 타츠야와 카즈야 2명의 캐릭터를 먹어치우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현실 사회의 아이돌 수준의 인기를 얻는다. 스포츠 근성물 방정식에 있어서는 안되는 이 취급은, 후에 애니메이션화 되어 한층 더 가속된다. 그때까지 남자들의 읽을거리였던 소년지의 스포츠 만화가, 처음으로 여성들에게도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는 역사적인 작품이 되었다.

 

IMG_6482.png.jpg

IMG_6483.png.jpg

IMG_6484.png.jpg


 하지만 여성의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스포츠 만화의 본질을 벗어나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니다. 고시엔을 목표로 하는 경식 야구부의 연습 풍경, 시합 풍경은 어떤 스포츠에도 지지 않는 리얼리티와 감촉이 있었다. 거기에 여주인공을 핵심으로 하는 삼각관계의 미묘함이 그려지고, 나아가 죽음이라는 무거운 테마를 정면으로 다루어, 끝까지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쉴 틈이 없다.

 

 이 작품은 인생을 근성만으로 이야기하는 세태에 대한 작가 아다치 미츠루의 강렬한 카운터였다. 그리고 남녀가 읽는 만화가 사회적으로 나누어져 있던 시대에 대한 카운터이기도 했다. 일본 만화는 <터치>를 경계로 진정한 의미에서 남녀 장르를 뛰어넘어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세계가 되어 발전해 간다.

 

 

원문

https://www.nikkan-gendai.com/articles/view/book/367341#google_vignette

마스다 도시나리라는 작가의 글입니다.

 

 여기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이 작품의 영향으로 야구부 매니저 지원자 수가 폭등한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오사카 쪽에서는 야구부원의 수보다 매니저의 수가 더 많은 학교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6

  • FutureX
    FutureX
  • 갓두조
    갓두조
  • 왕정문
    왕정문
  • Sonatine
    Sonatine
  • golgo
    golgo

  • min님

댓글 7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거인의 별로 대표되는 스포츠 근성물의 시대를 끝장냈다고 알고 있어요.^^

거인의 별이 끼친 해악이 좀 심했나 보더라고요. 한국 야구계의 몸 망가트리는 트레이닝 등...

10:49
25.02.17.
golgo

거인의 별은 괴물 같았던 인기 만큼이나 영향력이 상당하더라고요

10:52
25.02.17.
profile image
golgo
이상무 허영만 등 인기작가들에게 알게모르게 영향을 주었고
국내에도 '자이언트'라는 제목으로 해적판이 돌았던걸 생각하면...
13:32
25.02.18.
profile image 2등
아다치 작품중 처음읽었던게 터치인데 신세계였음... 그이후로 h2,러프 다 찾아봤죠 ㅎㅎ , 터치는 기회만 되면 소장하고싶음.
11:09
25.02.17.
왕정문
소장하기 좋은 만화죠ㅋㅋ 개인적으로 완전판 같은 게 정발됐으면 좋겠다 싶은 만화 중 하나네요.
11:12
25.02.17.
profile image 3등
야구부 매니저 인기를 폭등시킨 작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무후무한 기록이군요
13:32
25.02.1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어제 ‘토이 스토리 5‘ 테스트 시사회 모습 2 NeoSun NeoSun 1시간 전21:40 788
HOT 'Hard Truths'에 대한 단상 2 네버랜드 네버랜드 1시간 전21:44 212
HOT 수지 백설공주 뮤비 비하인드 NeoSun NeoSun 1시간 전21:33 273
HOT 넷플릭스 미니 시리즈 '소년의 시간' 로튼 리뷰 극찬 7 golgo golgo 7시간 전15:18 2535
HOT [불금호러 No.73] 60년대 독립 호러의 걸작 - 영혼의 카니발 4 다크맨 다크맨 13시간 전09:43 643
HOT 일렉트릭 스테이트 리뷰-세간의 악평은 거짓말 3 드니로옹 2시간 전20:38 747
HOT '블랙 백' 관람 전 알아두면 좋은 자료 4 golgo golgo 2시간 전20:42 412
HOT 마츠시게 유타카 오늘 아침 3 e260 e260 3시간 전19:36 671
HOT 폴 토마스 앤더슨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라스... 2 NeoSun NeoSun 5시간 전18:02 1213
HOT A24 알렉스 가랜드 & 레이 멘도자 '워페어' ... 2 NeoSun NeoSun 5시간 전18:01 720
HOT 일반영화 vs 놀란영화 비교짤 5 NeoSun NeoSun 6시간 전16:45 1789
HOT 한스 짐머, MCU와 <스타워즈> 참여 제안 거절 5 카란 카란 6시간 전16:16 1466
HOT 박은빈 엘르 화보 비하인드 / '하이퍼나이프' 언... 3 NeoSun NeoSun 6시간 전16:14 698
HOT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 간단 후기 5 소설가 소설가 7시간 전16:05 889
HOT 알렉스 가랜드 '28년후' 는 '라스트 오브 어... 4 NeoSun NeoSun 7시간 전15:56 818
HOT 조셉 코진스키 'F1' 첫 트레일러 기사 3 NeoSun NeoSun 8시간 전14:19 828
HOT 귀멸의 칼날 화이트 데이 버전 포스터 6 호러블맨 호러블맨 8시간 전14:17 998
HOT 다 알려진 봉준호 차기작 정보 2 왕정문 왕정문 9시간 전13:54 3997
HOT AI로 만든 오드리 햅번 생애 6 카란 카란 10시간 전13:09 1744
HOT SF 호러 '애쉬' 로튼 신선도 100% 리뷰 3 golgo golgo 12시간 전10:28 2513
1169774
image
min님 2분 전23:11 14
1169773
image
빼꼼무비 빼꼼무비 34분 전22:39 180
1169772
image
GI 34분 전22:39 93
1169771
image
NeoSun NeoSun 44분 전22:29 137
1169770
normal
기쁨의섬 52분 전22:21 372
116976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2:04 216
116976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1:53 232
1169767
image
네버랜드 네버랜드 1시간 전21:44 212
116976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1:40 788
1169765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1:33 273
1169764
image
션2022 1시간 전21:14 252
1169763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20:42 412
1169762
normal
드니로옹 2시간 전20:38 747
1169761
image
zdmoon 2시간 전20:25 330
1169760
normal
zdmoon 3시간 전19:39 535
1169759
image
e260 e260 3시간 전19:36 671
1169758
image
e260 e260 3시간 전19:35 367
1169757
image
e260 e260 3시간 전19:35 376
1169756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8:03 683
1169755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8:02 1213
1169754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8:01 720
116975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7:54 345
1169752
image
카스미팬S 5시간 전17:40 271
116975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7:31 796
116975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7:07 671
1169749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6:45 1789
1169748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6:41 472
1169747
normal
카란 카란 6시간 전16:16 1466
1169746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6:14 698
1169745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6:08 488
1169744
image
소설가 소설가 7시간 전16:05 889
1169743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15:56 818
1169742
normal
처니리 처니리 7시간 전15:44 440
1169741
image
golgo golgo 7시간 전15:18 2535
1169740
normal
호러블맨 호러블맨 8시간 전15:11 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