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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2024) 케빈 코스트너의 대하드라마 고질병. 스포일러 약간.

BillEvans
5002 5 6

케빈 코스트너는

대하드라마에 너무 많은 것들을 집어넣으려 한다. 

가지를 칠 것은 쳐내고, 영화 전체에 응집력과 힘을 주는 것을 잘 못한다. 

그가 만든 스포츠영화들은 하나같이 최하가 수작과 걸작 사이다.

하지만 역사드라마에서 그 병폐가 깊어진다. 

그가 감독한 "늑대와 함께 춤을"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새로운 대가가 탄생했음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포스트맨이라는 영화에서 그는 자신이 가진 병폐를 모두 보여주었다. 

너무 길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영화 속에 집어넣어서 거대한 대하드라마를 만들려 했다.

 

"주인공이 마을에 혼자 가서 악당들을 모두 쏘아죽였다" 이 하나의 내용에 대해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이렇고 저렇고 해서 주인공은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데, 마을에는 이런 저런 유력자들이 있고 마을의 권력구조는 이렇다. 그런데, 주인공이 마을에 쳐들어오기 전에 마을에서는 이런 사건이 있었는데......"이런 식이다. 물론 케빈 코스트너는 평범한 감독이 아니어서, 이 모든 세밀한 에피소드들을 흥미롭고 아름답게 만들 줄 안다. 하지만, 길어도 너무 길다. 너무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영화 전체가 응집력을 잃고 허물어진다. 

케빈 코스트너가 예산도 별로 없이 제약 하에서 간결하게 만든 오픈 레인지가 서부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예산만 있었다면, 케빈 코스트너는 이 영화도 서부 카우보이들의 역사적 변혁기를 거대하게 그리는 대하드라마로 만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 호라이즌 사가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원도 한도 없이 자기가 가진 비젼을 마음껏 풀어놓는다. 

결과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케빈 코스트너의 비젼을 다 볼 수 있다. 그는 세부를 아주 흥미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동시에, 거시적인 전체에 대해 심도 있게 조망한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스토리들이 너무 산만하다. 너무 많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진행된다. 하나의 영화 안에서 여러 에피소드들이 다루어진다 하는 느낌보다도, 여러 영화들을 섞어서 합쳐 놓았다 하는 평이 어울린다. 

이것 빼고는 다 훌륭하다. 케빈 코스트너 자신의 말처럼, 미국 서부의 풍광묘사의 아름다움은 탄성이 나올 정도다. 탐미주의적 성향이 있는 케빈 코스트너가 대놓고 서부 풍광의 아름다움을 화면에 담자 하고 노력한 결과다. 비범하다. 

그리고, 인디언들과 서부개척민들을 공평하게 보려고 노력하면서, 둘 모두의 관점에서 개척민들의 도시 건설 노력을 그린다. 대하드라마의 어프로치다. 

 

하지만, 케빈 코스트너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가장 좋았다. 왜 이것에 집중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다. 

이것만 떼어놓고 보면 걸작이다. 

서부 무법지대의 조폭같은 가문이 있었다. 이 가문의 가장에게 남편을 잃은 아내는 그 가장에게 총을 쏘아 반쯤 죽인다. 그 가문에서는 사람을 풀어 여자를 뒤쫓는다. 그리고, 여자를 발견해낸다. 여자는 자기가 낳은 아이를 어느 창녀에게 맡긴다. 창녀를 도와 아이를 지키며 조폭가문으로부터 도주하는 사람이 케빈 코스트너다. 

이 에피소드만 보아도 이미 대하드라마다.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는 이 에피소드 곱하기 3 정도가 된다. 너무 크다. 

케빈 코스트너 서부극답게, 총싸움 대결의 연출이 아주 훌륭하다. 

케빈 코스트너는 서부극을 찍으면서 예전에 진짜 권총의 달인에게서 총쏘는 스킬을 전수받은 사람이다. 

뭐, 영화적 과장같은 것 없이 아주 사실적으로 총쏘는 대결을 연출한다. 조폭가문의 막내아들을 

총쏘는 대결에서 쏘아죽이는 장면은 간결하면서도 긴박감이 넘치는 명장면이다. 

케빈 코스트너는 조폭가문의 추적을 받는다. 죽느냐 죽이느냐의 절대절명 위기이다. 

 

그냥 이 에피소드만 잘라내서 대하서부극으로 만들었어도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서부역사 전체를 거시적으로 그려내겠다 하는 엄청난 대하드라마 의욕만 아니었어도 말이다. 

 

케빈 코스트너의 에피소드는 이 1부에서는 "조폭가문에게 쫓긴다"에서 끝난다. 2부에서 이어질 것이다. 

1부가 워낙 실패해서, 케빈 코스트너의 이 모험이 끝을 맺지도 못하고 중간에 스러질까 봐 염려가 된다. 

이 에피소드는 누가 뭐래도 걸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서부시대 거친 케빈 코스트너의 묘사, 창녀 캐릭터의 선명한 묘사, 흥미로운 줄거리, 긴장과 서스펜스의 구축, 

조폭가문과 케빈 코스트너의 총싸움 대결, 아름다운 풍경묘사, 케빈 코스트너-창녀-조폭가문 간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심오한 도덕적 질문을 던지는 것 등 모두 훌륭하다. 괜히 "준"대가가 아니다.

 

케빈 코스트너만큼 서부의 사나이를 잘 그려내는 사람도 없다. 

오랜 세월 동안 서부의 무법지대 극한환경에서 살아와서 투박하다. 교육을 잘 받지 못해서 말수도 적고 어휘수도 한정되어 있다. 서부의 생활방식에 대해 잘 알고 현명하다. 무법지대에서 살아와서 폭력적이다. 남이 자길 해치려고 한다면, 한발 더 빨리 그 사람을 죽인다. 그러니까,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폭력적이 되어서 눈 하나 깜박않고 사람을 놀라운 총솜씨로 죽일 수 있다. "영웅도 아니고 과시욕도 없고 지성도 없다." "윤리적인 문제도, 사상이나 생각이 아니라, 온몸으로 생존을 위해 악랄한 환경과 부딪치다보니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존 웨인의 서부가치를 구현하는 미국적인 히어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쇼맨쉽 강한 냉소적인 캐릭터와도 다르다. 케빈 코스트너는 사실적인 서부 행태묘사에 관심이 많다.  

 

1부가 워낙 "이것은 시작이다"라는 것을 대놓고 표방하기에, 영화 전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다. 

1부 마지막에 2부의 주요장면을 보여주는데 (1부 보고 관객들이 지루할까 봐, 2부의 재미있는 장면들을 미리 보여준다). 상당히 다이나믹하고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많은 것 같다. 황야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말 위에서 총을 뽑아들고 조폭가문 사람들에게 달려가는 장면도 나온다. 이 2부는 대단한 걸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케빈 코스트너는 영화를 아주 잘 만드니까.      

 

** 서부개척자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한다. "인디언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고 그들도 안다. 하지만, 살아남는다면 그 보상이 크다. 저들은 로또를 노리는 사람들이다. 정부도 군인들도 저 로또 노리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다. 그들은 장차 커다란 사건을 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예측하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서부개척자들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냉정한 정의를 내린다. 이런 서부영화는 본 적 없다. 서부개척사야말로 미극 프론티어정신의 근원이 아닌가? 케빈 코스트너가 단순히 미국적 전통과 가치를 부르짖는 사람이 아닌 까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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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좋은 영화가 될 소재인데... 코스트너 본인이 자비 들여 만드는 영화라서 옆에서 터치하는 사람이 없었나 보네요.
08:28
24.08.01.
BillEvans 작성자
golgo
2부부터 이 모든 에피소드들이 하나로 모여들게 될 것이니까요. 모든 평가는 보류해야겠죠. 대단한 걸작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케빈 코스트너감독은 휘몰아칠 때는 휘몰아칠 줄도 아니까요.
08:51
24.08.01.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아직 그렇게 말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2부를 보고, 그 과욕이 실은 감탄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시작입니다.
그리고, 다른 영화들을 앞서는 비범한 부분들이 너무 많은 영화라서, 한 마디로 뭐라 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09:23
24.08.01.
profile image 3등
그래서 차라리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어서 한 10부작 정도로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0:38
24.08.01.
BillEvans 작성자
네버랜드
저도 그런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로는 그랜드한 스케일을 살리기 어려웠겠죠. 케빈 코스트너의 아이디어는 이해가 갑니다.
11:35
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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