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만우절을 대표하는 피의 영화 - 죽음의 만우절
죽음의 만우절 (1986)
만우절을 대표하는 피의 영화
만우절에 어울리는 호러 영화는 어떤 게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자연스럽게 <죽음의 만우절>로 이어집니다. 옛날 옛적 비디오 가게를 뻔질나게 들락날락하면서 피의 영화를 찾는 호러 영화 팬들에겐 꼭 찾아서 봐야할 영화 가운데 한 편이었죠. 물론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취향의 사람들에게 말입니다.
먼저 간단히 이야기를 정리해볼까요. 부유한 집안의 딸 머피는 파티를 위해 자신의 별장으로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그 친구들은 한껏 들뜨지만 배가 섬에 도착할 때 그중 한 명이 큰 사고를 당합니다. 파티를 위해서 모인 자리인데 끔찍한 사고가 났으니 분위기가 침울해지겠죠. 하지만 뜨거운 열정의 젊은이들은 금방 마음을 추스르고 근사한 저녁을 먹으면서 웃고 떠들며 즐거워합니다. 그런 가운데 하나 둘씩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하면서, 만우절은 피로 물들어갑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설정이죠?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전개와 흡사합니다. 기본적인 무대와 설정을 일부 빌려왔다고 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추리 스릴러 같은 상황과 분위기를 잡고 진행되는 이야기는 80년대 유행한 난도질 액션과 결합됩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난도질을 보여주는 건 아니어서 피철철 비주얼을 기대해서는 안 되고요. 직접적인 살인 행위를 보여주지 않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어차피 이 영화에서는 그것이 메인이 아니고, 별장에 모인 친구들을 죽이는 살인마는 누구인가? 왜? 라는 결말을 위해서 전력으로 질주합니다.
존 카펜터 감독의 <할로윈>의 엄청난 흥행 성공 이후 온갖 기념일과 이벤트 데이를 영화의 제목과 주제로 다룬 호러 영화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프롬 나이트> <13일의 금요일> <피의 발렌타인> <졸업날> 등등... <죽음의 만우절>도 그중 한 편입니다. 만우절을 대표하는 영화가 안 나오면 이상한 시기였죠. <죽음의 만우절>은 박스오피스를 후끈 달구거나 호러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건 아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입소문을 타고 컬트가 됩니다.
<죽음의 만우절>은 장단점이 너무나 뚜렷해서 호러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입니다. 지금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은 왜 이렇게 호흡이 느린지 불평할 수도 있는데, 그 옛날 비디오 시절에 영화를 볼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야기 진행은 느리고, 살인마의 화끈한 난도질도 없고, 그렇다고 다리오 아르젠토의 영화들처럼 창의적인 살인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죠. 영화가 끝나고 복기하기 위해 처음부터 과정들을 다시 떠올리면 여기저기 설정상 허점들도 드러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죽음의 만우절>이 컬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저런 불평들을 만회할만한, 이야기 컨셉에 딱 어울리는 큰 재미의 결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마무리겠지만, 시끌벅적한 엔딩은 여전히 유쾌하고 짜릿하며 행복한 경험임에 틀림없습니다. 영화가 마음에 들어서 2차로 감상할 기회가 있다면 인물과 상황을 꼼꼼히 살피면서 영화의 숨겨진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있죠. 반드시 만우절에 영화를 보는 것입니다!
1. 영화 제목에 어울리는 만우절 시즌에 걸쳐 개봉했습니다.
2. 1986년엔 <죽음의 만우절>을 포함 세 편의 만우절 배경 호러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다른 두 편의 영화는 <슬로터 하이> <킬러 파티>입니다. <킬러 파티>의 원래 제목엔 ‘만우절’이 들어가 있었지만, <죽음의 만우절> 때문에 <킬러 파티>로 결정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3. 2008년에 리메이크가 되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다크맨
추천인 5
댓글 9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마지막에 조금 당황스럽긴 했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오호라.. 만우절 호러라.. 옛날 추억을 되살리며 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물인 듯한데.. 결말이 어떻길래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