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파트 2' 뉴욕 70mm IMAX 밤샘 상영 체험기 번역
버라이어티에 재밌는 기사가 올라와서 옮겨봤습니다.^^
오역 있을 수 있어요.
https://variety.com/2024/film/news/dune-2-imax-70mm-3-am-1235927960
나는 새벽 3시 15분에 <듄: 파트 2>를 봤다.
거의 매진 상황이었던 70mm IMAX 밤샘 상영 체험기
글: 이던 샨펠드
“기삿거리가 있는데, 아마 날 죽이고 싶을 거야.”
그 어떤 필자도 편집장한테서 듣고 싶지 않은 말이겠지만, 목요일 오후 3시 4분에 그 말은 내 귓가에 죽음의 종소리처럼 들렸다.
“새벽 3시 15분에 <듄: 파트 2> 상영이 있더라고.” 무슨 얘긴지 감이 잡힌다. “거기 가보면 재밌지 않을까?”
그때부터 두려움이 엄습했다. (<듄>의 배경) 아라키스에서 밤을 새우는 것 때문이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건 첫 개봉 후 2년 반 동안, 어떻게든 안 보고 지내왔던 <듄: 파트 1>을 오후 내내 봐야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집에 가서 보기 시작했다.
이 잔인한 임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할지 생각했다. 밤 9시에 억지로 잠을 청하고, 새벽 2시 30분에 알람을 맞춰야 할까? (미국 극장 체인) AMC의 리클라이너 좌석을 침대로 여기고 꾸벅꾸벅 졸 거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받아들여야 할까? 여자 친구가 잠 깨려고 처방받은 애더럴(각성제)을 권하길래 –비웃지 마시라.- “애더럴을 먹으면 기분이 나빠지나요?”라고 구글에 검색해봤다. 첫 번째 나온 결과는 상담전화 번호였다.
그래서 관람 전에 잠들려고 몇 번이나 시도한 뒤 실패하자 포기하고서 상영 시작 한 시간 전에 커피를 마셨다. 심야에 우버 택시를 타고 AMC 링컨 스퀘어에 도착한 나는 다른 200여명의 괴짜 혹은 불면증 환자들과 함께 줄을 서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70mm IMAX 영화 스크린으로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영화를 관람했다.
주로 평범한 남자들이었다. 화려한 카우보이 부츠에 반짝 거리는 체인을 두른 한 남자를 제외하고, 이날의 드레스 코드는 꾀죄죄한 캐주얼이었다. 이 영화는 <바비>가 아니니까(한 노신사는 빌뇌브의 비전에 돈을 댄 워너브라더스의 보머재킷을 입고서 그가 다니는 스튜디오에 대한 애사심을 보여주었다.)
줄을 서는 동안 나는 극장에서 45분 거리인 뉴저지에서 온 20대 친구 3인조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며칠 전 팬 상영회를 통해 <듄: 파트 1>을 처음 봤으며, 새벽 3시 15분 상영의 <파트 2> 티켓을 구매했는데, 다른 70mm IMAX 상영은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것이 바로 이들의 여기 모인 이유였다. 이 지독한 시간에 사람들이 몰린 것은 마법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티켓 예매 때) 늑장을 부린 탓이었다. 롱아일랜드에서 차를 타고 온 크리스(26세)와 크리스티나(23세) 커플의 경우, 금요일에 다른 일을 피하고 오후에 낮잠을 자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22살의 빅터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저지시티까지 왔다 갔다 하지 않으려고 뉴욕대학교 도서관에서 새벽 2시까지 죽치고 있었다. 생수병 두 개를 움켜쥐고 있던 21살의 영화과 학생 에밀리는 친구들이 “억지로 끌고 와서” 온 것이었다.
<듄: 파트 2>의 스타 출연진(일급 섹시 스타와 심쿵남들로 구성)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난 십여 명의 사람들 중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에 대해 언급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커피로 정신을 차리고 있던 그들의 열광적인 관심은 전적으로 영화 상영의 특별한 형식에 집중된 것 같았다. 플로렌스 퓨는 제쳐두고, 70mm IMAX 때문에 온 것이다.
31세의 영화감독 오르게스 바칼리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이건 <듄>이잖아요. IMAX고요. 70mm고, 스크린이죠.” 바칼리는 새벽 3시 30분에도 길게 늘어선 매점 줄 뒤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영화가 돌아왔다, 오예!”
티켓을 확인하는 19살의 보조 매니저 에이미는 영화 시작 전, 자신의 근무 시간이 보통은 새벽 3시쯤 끝난다고 말했고, AMC가 일반적으로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보통은 11시나 12시 타임이 마지막 상영인데, <듄>은 사람들이 더 올 것 같아서 한 타임 더 추가됐어요.”라고 말한 에이미는 오후 5시 45분에 출근했고, 새벽 5시쯤 집에 갈 계획이란다. “솔직히 다음번에도 이런 식으로 근무하게 되면 더 많이 먹어서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해야겠어요.”라고 했다.
새벽 3시 40분에 이미 내 눈꺼풀이 부어올라서 대용량의 다이어트 콜라를 구입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AMC의 그 fuckable(XX할 수 있는) 팝콘통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극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상영관은 80% 정도 찼는데, 빈 좌석들도 좀 보였다. 니콜 키드먼이 나오는 (AMC의) 새 광고가 상영되어 관객에게 최면을 걸자, 한 남자가 “사랑해, 엄마!”라고 소리쳤다. “듄: 파트 2”라는 영화 제목이 뜰 때보다도 더 뜨거운 반응이었다.
영화가 시작 후 45분쯤 됐을 때 나는 곤경에 빠졌다. 사막의 눈부신 모래 언덕이 베개처럼 보였고,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 상영관 H35번 좌석에 앉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두 줄 앞에서 졸고 있는 한 남자를 보고서, 놓친 부분을 다시 확인하려고 이 영화를 또 봐야 한다면 얼마나 짜증날까 생각했다. 나는 저 사람 같은 약골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면서 다이어트 콜라를 마셨다. 그러자 놀랍게도 힘이 솟아올라서 오전 6시 18분에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폴 아트레이데스의 거창한 대모험을 끝까지 관람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뉴저지에서 온 3인조 친구들과 다시 마주쳤다. “아침에 뭘 할 거예요?”라고 물었더니 그들은 허드슨강의 일출을 보려고 서쪽으로 걸어갈 거라고 말했다. 나는 그들에게 해는 동쪽에서 떠오른다고 말해줄 정신(뇌세포)이 없았다.
에밀리와 그녀의 친구들은 아침을 먹으러 Flame Diner(뉴욕의 식당)로 향했고, 그중 한 명은 정오에 뉴욕대학교에서 있을 리허설을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나는 어땠냐고? 집으로 가려고 우버를 불렀다. 다른 볼일이 있었으니까.
미치도록 피곤한 상태에서 AMC를 나섰을 때, 햇살이 브로드웨이를 내리쬐고 있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나와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새로운 하루였고, 그들은 미래를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모래벌레처럼 침대로 기어들어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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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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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습니다. 역시 천조국은 괴짜가 많음 ㅋㅋ
글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내용보다는 본인의 일기 같은 느낌이군요 ㅋㅋ그나저나 fuckable한 팝콘통이라니😂
😂 😆
콜라도 마시면 카페인 덕분에 잠이 잘 오지 않지만
저는 몬스터 에너지 음료를 마십니다 그게 효과가 훨씬 더 좋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