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 포스터 디자인 이야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 포스터 디자인 폰트를 보고 그래픽 디자이너 파블로 페로를 떠올렸다.
파블로 페로는 쿠바계 미국인인 저명한 그래픽 디자이너다. 그의 대표작으로 자주 회자되는 것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감독: 스탠리 큐브릭, 1964)
이처럼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서는 손글씨로 가늘고 세로와 가로의 비율을 바꾼 글씨가 특징적이다. 그의 작품에는 비슷한 손글씨 느낌의 폰트를 사용한 것들이 많다. 그렇지 않은 작품도 포함해서 대표작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스탑 메이킹 센스>(감독: 조나단 드미, 1984)
<아담스 패밀리>(감독: 배리 소넌펠드, 1991)
<굿 윌 헌팅>(감독: 구스 반 산트, 1997)
<맨 인 블랙>(감독: 배리 소넌펠드, 1997)
<본즈>(감독: 어니스트 디커슨, 2001)
그런 유사점이 있어 <가여운 것들>에서 파블로 페로를 느꼈던 것인데, 아쉽게도 그는 2018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 작품은 그의 작품이 아니다.
이 디자인을 담당한 사람은 그동안 많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에 참여했던 그리스 그래픽 디자이너 바실리스 마르마타키스이다.
마르마타키스는 1990년대 런던의 캠버웰 예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후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던 중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을 만났다.
MPA(Motion Picture Association)가 운영하는 웹 미디어 ‘The Credits’의 마르마타키스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포스터 제작에 있어 감독으로부터 특별한 지시가 있는 것은 아니며, 2~3개월 정도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후, 그 중 완성도에 가까운 것을 감독을 직접 만나서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때 PC 화면으로 보여주거나 메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70x100cm 용지에 인쇄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가여운 것들>에서는 12가지의 포스터가 디자인되었고, 그 중 1~2가지에 대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세부적인 변경을 제안하여 최종적으로 프로듀서에게 제시되었다.
마르마타키스는 “포스터를 제작할 때 가장 먼저 작업하는 것은 영화 제목이다. 어떤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할 것인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가여운 것들>은 각 장마다 흑백 시퀀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배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 얇은 폰트를 사용해야 했다. 매우 가늘고 긴 폰트를 사용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가 의도한 대로, 글꼴의 선이 가늘어서 배경이 잘 보인다.
마르마타키스의 입에서 직접 ‘파블로 페로’에 대해 언급하는 기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가여운 것들>을 디자인하면서 오마주를 넣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필자처럼 ‘오마주일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에 앞으로도 그의 작품에 주목하고 싶다.
※마르마타키스가 <가여운 것들>을 위해 제작한 폰트.
(출처: 일본 TSUTAYA CREATORS’ PROGRAM 작가 아시다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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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보고 싶어요~~~
저도 팀 버튼 느낌 들었어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인 줄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