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감독, “원작도 읽지 않았고 내키지 않는다”라는 발언으로 기예르모 델 토로에게 크게 혼났다
“넌 정말 못된 놈이야. 이 오만한 놈아!”
인기 시리즈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은 감독을 맡은 직후, 친구인 기예르모 델 토로에게 이렇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한다. 알폰소가 <이 투 마마>(2001)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은 후였다. 이 말은 그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이 사실은 Vanity Fair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원래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맡을 예정이었던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크리스의 하차로 알폰소가 맡게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등 유명 감독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발탁이었다. 하지만 당시 알폰소는 <해리 포터> 시리즈 영화를 본 적도 없고, 원작 소설도 읽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대작 시리즈를 맡게 된 것을 친구인 기예르모 델 토로에게 이렇게 전했다고 한다.
“평소처럼 기예르모와 수다를 떨고 있었어요. 그가 ‘요즘 어때? 일거리는 결정됐어?’라고 묻길래 제가 이렇게 말했죠. ‘<해리포터>를 하기로 했어. 굉장하다고 해야 하나? 사실 별로 내키지는 않아. 원작도 읽어본 적도 없고, 영화도 본 적도 없으니까’”
해리 포터라고 하면 전 세계에 열광적인 팬을 보유한 하나의 거대한 문화다. 그 중요한 영화 시리즈의 3편을 맡으면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알폰소에게 델 토로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첫 마디를 던졌다고 한다.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원작을 사서 읽어. 다 읽고 나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 대중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유명한 델 토로답게 순수한 분노의 목소리였다.
“델 토로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그냥 서점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죠” 반성한 알폰소는 델 토로의 꾸지람을 들은 직후 J.K. 롤링의 원작 시리즈를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 시리즈 3권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중반에 이르렀을 때쯤에는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 작품을 영화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델토로에게 전화를 했어요. ‘소재가 너무 좋아’라고” 알폰소는 이 일로 영화감독으로서의 겸손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전작에서 사랑받았던 것에 대한 존중과 함께 어떻게 하면 내가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팬들 사이에서도 ‘시리즈 최고 걸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전 두 작품과는 조금 다른 어두운 톤이 더해져 앞으로의 작품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복선도 깔려 있다.
사실 흥행 성적은 <해리 포터> 시리즈 최하위지만, 로튼토마토 점수로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2011)에 이어 시리즈 2위(신선도 91%)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설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출처: THE RIVER)
역시 전세계 오타쿠의 최고봉 델 토로 감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