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여운 것들>의 미술, 쇼나 히스 & 제임스 프라이스 인터뷰
<가여운 것들>은 시대 설정이 없는 것 같다. 19세기의 향수가 느껴질 때쯤, 배경에 근미래의 묘사가 펼쳐져 있다. 이런 세계관은 어떻게 구현했나?
제임스 프라이스(이하 제임스): 우리는 까치처럼 여기저기서 조금씩 다른 것들을 모아서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계를 만들어냈다. 고드윈 백스터 박사가 만드는 동물들과도 비슷하다. 그는 동물들을 분리하고 다른 동물끼리 합체하여 새로운 동물을 만든다. 우리도 서로 다른 시대, 건물 등을 보고 그것들을 분리하고 합체하여 각본에 맞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
쇼나 히스(이하 쇼나): 이런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놀라움과 어색함이 생겨나고, 미래지향적이고 SF적인 요소가 생겨났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영화에 ‘벨라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자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관점은 아주 새롭고 어린아이의 관점이기 때문에 그녀는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다. 하늘을 달리는 트램(노면전차)을 탈 수 있다면, 물고기나 뇌를 탈 수 있다. 왜냐하면 그녀는 아직 모든 것을 모르고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유로움이 최고의 제작 환경이 되었다.
리서치는 어디서부터 시작했나?
쇼나: 각 캐릭터에 맞는 존 싱어 사전트(*상류층 인물을 그린 우아한 인물화로 유명한 미국 화가)의 인물화를 찾아보고, 최종적으로 레퍼런스 보드에 한 캐릭터에 한 장의 인물화가 배정되었다. 결과적으로 그 캐릭터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만, 존 싱어 사전트가 그린 유기적이고 느슨한 인물의 그림은 큰 참고가 되었다. 또 건물 디자인에서는 해부도를 참고했다. 보시면 다양한 피부색 등 신체색에 대한 레퍼런스가 곳곳에 숨어 있다.
존 싱어 사전트 작품 "The Lady with the Umbrella"
제임스: 존 싱어 사전트의 작품은 오래된 시대의 작품이지만, 매우 현대적이고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그것이 우리를 매료시켰다. 또한, 쇼나가 해부도를 언급했는데, 19세기 해부도는 피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아름답고, 마치 꽃과 같은, 예술 작품과 같은 것이다.
쇼나: 맞다, ‘피가 없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수술에서 볼 수 있는 피와 같은 강렬한 붉은 색은 피하려고 했다. 좀 더 건조하고 옅은 색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제임스: 알베르 로비다(*미래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남긴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의 작품도 많이 참고했는데, 19세기 후반에 20세기 초가 어떤 세상일지 상상하며 그린 그림이 세계관 형성에...특히 리스본에서 도움이 되었다.
쇼나: 처음에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초기 네덜란드파를 대표하는 화가)와 에곤 실레(초기 표현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오스트리아 화가) 등의 그림을 몇 점 건네줬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비전과 연결되는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고민이 있을 때면 이 작품들을 다시 보면서 원래의 비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알베르 로비 작품 "The exit of the opera in the year 2000"
다양한 시대와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으면서 혹시 일본의 회화 등에서 영감을 받은 적은 없나?
제임스: 일본 문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일본 영화가 가장 깊이 있는 분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일본 영화를 좋아한다. 그 미학, 미니멀리즘...모든 것을 존경한다. 일본 예술이 내게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는 일본 문화의 영향이 어딘가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쇼나: 일본 예술은 디테일에 집중하면서도 미니멀리즘이 있고, 절묘한 균형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깔끔한 선을 유지하면서도 장식적인 요소를 넣으려고 노력했다. 백스터 저택에 풍경화 같은 것이 그려진 퀼트 벽이 등장하는데, 제작 당시 일본 그림이 레퍼런스 보드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임스, 뒤에 보이는 선반에 걸려 있는 것은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그림인가?
제임스: 그렇다. 친구에게 받은 것이다. 일본에 두 번 간 적이 있는데, 아내와 함께 신칸센을 탔을 때 낯선 여성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도쿄에서 열리는 호쿠사이 전시회에 대해 알려주면서 자신은 갈 수 없다며 티켓 두 장을 주었다. 기차에서 그런 경험을 하다니! 그녀와의 만남이 없었다면 가지 못했을 전시회였는데,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 작품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두 사람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 완성된 작품만 봐도 훌륭한 협업임이 분명한데, 이 기회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기회로 만들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무엇인가?
제임스: 서로의 의견이 일치하는 지점을 찾기 위해 리서치 단계에서 좋아하는 시대, 스타일, 건축, 예술 등을 수집하고 거기서부터 구상을 구체화했다.
쇼나: 잘 된 가장 큰 요인은 우리가 순수하게 서로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나 좌우명 같은 것이 있나?
제임스: 나는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관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전체 그림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사이에 ‘이런 형태에 빠지고 싶지 않다’는 공통된 생각이 있었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항상 의식하고 있었다.
쇼나: 그게 뭔지는 말할 수 없다(웃음).
에곤 실레 작품 "Liebesakt Lovemaking"
영화 촬영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인가?
제임스: 맥스 맥캔들리스 역의 라마 유세프가 리스본 장면을 촬영하던 날, 아트 디렉터 슈퍼바이저인 아담 A. 마킨과 내가 세트장으로 불려갔다. 이럴 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걱정하며 세트장에 갔더니 ‘이런 걸 본 적이 없다’며 감탄을 금치 못하는 라마에게 칭찬을 받았다. 그 외에도 스태프 등 피드백을 주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건 처음 봤다’, ‘훌륭하다’고 말해주었다. 다양한 세트를 많이 봐온 업계 고수들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출처: 일본 FRONT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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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하시는분들이 보면 좋은 영화 같군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