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전설은 계속된다 - 쏘우 X
쏘우 X (2023)
쏘우의 전설은 계속된다
<쏘우>는 고문 포르노 영화의 선두주자로서, 21세기의 대표적인 호러 프렌차이즈로 성장했습니다. <쏘우 X>를 포함 시리즈 전체 흥행수익이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니 엄청난 성과를 올린 거죠. 문제는 속편이 지속되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떨어진 것인데, <쏘우 X>는 여전히 이 시리즈는 건재함을 증명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쏘우 X>은 최고의 속편 자격이 있습니다.
<쏘우>는 호러 영화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영화입니다. 심플한 구성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쏘우> 시리즈는 혼란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죠. 속편이 거듭될수록 플래시백을 남발하고 무리하게 설정을 만들고 진행하느라 이야기와 인물 관계가 헷갈리게 됩니다. 그 결과 이야기는 뒷전이고, 기상천외한 고문 쇼를 보는 영화로서만 받아들여집니다. <쏘우 X>은 접근성이 점점 높아져 가는 시리즈의 문턱을 대폭 낮추고, 이전 영화들을 한 편도 보지 않았더라도 즐길 수 있는 스토리와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쏘우 X>의 시간대 배경은 1편과 2편 사이에 위치하며,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전편을 다시 봐야하는 부담은 없습니다. 스토리도 단순하게 짜여 있고 플래시백을 통한 반전의 강박에 시달리지 않으며 끝까지 샛길로 빠져들지 않고 진행됩니다. <쏘우 X>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존 크레이머가 기적적으로 암을 극복한 다른 환자와 만나면서 삶의 희망을 찾고 농락을 당하면서 피의 복수를 행하는 이야기로, 여러 가지 변화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고문과 희생자에게 집중된 구성을 버리고 <쏘우>의 간판스타이자 고문 아티스트인 존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입니다. 존은 <쏘우> 시리즈를 통해 맨 얼굴로 호러 스타 반열에 오른 특별한 캐릭터인데요. 존을 연기한 토빈 벨은 새롭게 구성된 <쏘우 X>에서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팬들을 사로잡습니다. 토빈 벨의 연기는 무자비한 고문으로 사람을 죽이며 개똥철학을 내뱉는 존에게 연민의 감정을 불어 넣으면서 그를 응원하도록 만들어 버립니다. 이것은 전작들에서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죠. 토빈 벨은 <쏘우 X>에 이르러서야 최상의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는 그 기회를 헛되이 날리지 않습니다.
<쏘우 X>는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고, 토빈 벨의 좋은 연기와 결합되면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쏘우> 팬들이 좋아하는 것은 끔찍한 고문, 다양한 고문의 설계자인 존 크레이머, 그리고 후계자인 아만다입니다. <쏘우 X>는 팬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활용하면서 결코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쏘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죠. <쏘우 X>는 여전히 잔혹한 고문들이 즐비합니다. 지알로 영화 스타일을 추구하며 존과 아만다에 의해 진행되는 피범벅 고문 쇼들은 여전히 끔찍하기 짝이 없으며, 이 고어씬들은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다른 속편과 다른 점은 희생자에 대한 느낌이죠. 이전 속편들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의문이 종종 들었다면, 이번엔 존에게 감정이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좀 더 잔혹하게 조져주기를 기대하고 응원하게 됩니다.
결말 또한 기존 <쏘우> 시리즈와는 다른 선택을 합니다. 문이 꽝! 닫히면서 암흑이 되는 엔딩과는 정반대로 문을 열자 따스한 햇살이 존과 아만다에게 쏟아집니다. 몇 달 살지 못하는 존을 위한 제작진들의 배려일까요? 이 결말은 전통적인 <쏘우> 영화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팬들은 <쏘우>만의 색깔을 저버렸다고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오랜 시간 지켜봐온 고문 아티스트 존 크레이머를 위한 멋진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리즈 열 번째 영화의 성공적인 완성도 덕분에, 11편에 대한 기대감과 호감도 덩달아 커지게 되는군요.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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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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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면서 이 시리즈를 어영부영 볼 수 있는 건 다 봤구나, 싶지만 1편 말고는 딱히 인상적으로 기억나지 않아요. 답습은 분명 쉽잖아요. 장수 프랜차이즈가 가진 장점을 살리되 새로운 패러다음을 가진 영화로 진화도 해야 할 것 같아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말아먹더니 계속 만들다보니 하나쯤은 괜찮은 작품도 나오는구나ㅎㅎ
고어가 가미된 공포물이라면 모를까 쏘우는 고어물의 정석이다보니 ..
엽기 잔혹 ㅠㅠ
1편의 신선한 반전때문에 관심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다 패스했습니다. 취향이 아닌것도 있지만, 1편의 그런 느낌들이 살아 있는 속편들이 거의 없는듯 하여.
이거 예매해놓고 잔인하다는 말이 너무 많아서 다른 영화보러 갔던 기억이ㅠㅜ('말하고 싶은 비밀')
다크맨님 수위 높이는 방법 없을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