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유튜버의 성공적인 호러 데뷔작 - 톡 투 미
톡 투 미 (2022)
유튜버의 성공적인 호러 데뷔작
<톡 투 미>는 호주 출신의 유튜버 다니엘 필리푸와 마이클 필리푸의 데뷔작입니다. 영화가 개봉된 후 비평가와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초대박을 치게 됩니다. 필리푸 형제는 첫 작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큰 주목을 받았는데, 이 형제는 그전부터 유튜브에서 유명했었죠. 필리푸 형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Rackaracka'는 피범벅 액션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데, 매우 과격하고 재미있습니다. Rackaracka는 현재 682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채널입니다.
<톡 투 미>의 오프닝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하우스 파티가 한창인 곳에서 콜이 동생인 더켓을 급히 찾고 있습니다. 더켓은 구석진 방에서 혼자 문을 잠그고 있었고, 콜은 심상치 않다고 여겨 문을 부수고 동생을 데리고 나옵니다. 더켓은 형이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할 거라고 아버지가 얘기를 했다고 횡설수설하는데, 아버지는 이미 죽은 사람이죠. 그리고 뜻밖의 사건이 일어나면서 파티장은 난장판이 됩니다. 원컷으로 진행되는 오프닝씬의 사건과 대사를 기억하면, 곧 이어 등장하는 영화의 주인공인 미아 캐릭터가 겪게 되는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가지고 놀아서는 안 되는 죽은 자의 손으로 자극적인 놀이에 빠져 골로 가는 십대들의 이야기입니다. 죽은 자의 손을 잡고 말을 걸고, 나에게 들어오라고 하는 순간 기이한 일이 일어납니다. 손을 잡고 있는 인물에게만 죽은 자가 보이고, 영혼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무섭게 변해가죠. 이 놀이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90초를 넘기 전 죽은 자의 손을 뿌리쳐야 합니다. 십대들은 마치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톡 투 미' 놀이에 빠져 들어갑니다. 특히 돌아가면서 영혼에게 빙의가 되고, 그걸 재미있다고 키득거리며 폰으로 촬영하는 장면은 집단 환각 파티를 방불케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손의 쓰임새입니다. 손을 잡는 행위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손을 통해서 친밀감을 느낄 수도 있고 위로를 받을 수도 있죠. 죽은 자의 손이라면 결코 좋은 일이 일어나진 않을 겁니다. <톡 투 미>에서 손은 영혼과 만나는 문의 역할을 하고, 그것은 강렬한 체험과 자극을 동반하며 마약처럼 중독이 됩니다. 처음 시작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지지만, 자극을 맛 본 후엔 적극적으로 변하게 되는 거죠. 죽은 자의 손을 가지고 놀아서는 안 되는 것인데, 금지된 것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선을 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죠. 더욱이 십대라면 더더욱요.
<톡 투 미>의 각본은 영리하게 짜여 있습니다. 영혼을 불러내고 빙의가 되는 식의 소재는 흔하지만, 이 진부한 소재에 변화를 주면서 꽤 신선한 경험을 하게 만듭니다. <톡 투 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규칙이며, 그 규칙을 깨트리게 되는 인물의 심리와 섞이면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의 사건은 흥미롭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미아가 로드 킬로 죽어가는 동물을 외면하는 사건도, 이후 그녀가 파멸의 길을 스스로 가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게 하면서 좋은 기능을 합니다. 그리고 미아가 본 영혼이 진짜 엄마였을까? 라는 의문에 대해서 오프닝씬을 떠올려보면 나름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소피 와일드가 연기한 '미아' 캐릭터입니다. <톡 투 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미아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화는 미아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조금씩 조금씩 끄집어내면서, 그녀가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해서 스스로를 파괴하는 상황으로 만들었는지를 이해하도록 이끌어 갑니다. 미아의 슬픔과 고통은 죽은 자의 손을 통해 무자비하게 이용되고, 그녀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섬세하게 다듬어나가죠. 미아를 연기한 소피 와일드의 열연 덕분에, 우리는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공감하고 이해하며 안타까워하게 됩니다. 물론 다른 배우들도 자연스러운 연기로 영화에 힘을 실어줍니다.
<톡 투 미>는 저급한 점프 컷으로 관객을 화들짝 놀라게 단발성 쇼크 효과를 피하고, 이야기와 사건을 차곡차곡 빌드업하면서 긴장과 공포를 만들어가는 영리한 연출로 관객을 서서히 빨아들입니다. 영화의 사운드 디자인 또한 절묘하게 구성되었고. 여기에 필리푸 형제가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보여준 섬뜩한 폭력의 장기를 재현합니다. 빙의가 된 라일리가 자해하는 장면은 파괴적인 에너지로 충만합니다. 특히 탁자 모서리에 반복적으로 얼굴을 박으면서, 피떡이 되어가는 장면은 집요한 구성의 대단히 멋진 씬으로 기억됩니다.
영화의 결말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필리푸 형제는 호러 영화에서 흔히 보게 되는 ‘아직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라는 엔딩을 능숙하게 변주해냅니다. 미아는 비극의 무대에서 빛나는 주인공이 되었고, 극중 캐릭터에게는 미안하지만 <톡 투 미>의 엔딩은 호러 영화팬으로서는 정말 사랑스러운 결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본 모든 영화들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멋진 엔딩은 이미 확정된 <톡 투 미>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는데 손색이 없을 정도죠. <톡 투 미>는 2022년에 나온 호러 영화들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크맨
추천인 7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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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센스있네요 +_+
으음... 하도 극찬이 많길래 최근에 저도 쿠팡플레이서 봤는데요. 제 기대보다는 못해서 전 보통이었습니다.
그 죽은손이란 매개체와 젊은이들의 놀이문화와의 접목 등은 나름 신선했지만, 이런 매개체 이용한 초자연적 호러는 전에 위자 등 처음 있던 것도 아니고, 그 진행되는 과정이나 호러시퀀스들의 쪼이는 임팩트 등은 약간 식상했습니다.
전 뭔가 더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를 원했는데 그정도는 안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전 뭐니뭐니해도 다크맨님 코멘터리도 있었던 작품들중 하나인 '잇 팔로우'가 사지절단 슬래셔물 외에 분위기로 무서운 호러들 중에서는 현재 가장 무서웠습니다. 진짜 현실속에 여운을 심어버리는 심리호러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