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GV 사진 및 몇몇 이야기(추가)
개인적인 사정이 좀 복잡하고 다단했던 터라,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딱 한 번, 최근 외부 활동이었던 <외계+인 2부> GV 사진 외에 몇몇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을게요.
제일 앞자리였고, 아이폰프로맥스13과 Z플립5로 번갈아 찍은 사진입니다만 화질은 저게 최선인 듯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외계+인>은 2부작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극장보다 OTT에서 역주행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은 홈무비로 이만한 영화가 없다는 사실을 반대로 보여주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극장을 통해 실패니 어떠니 이런 이야기들과 씨름하기 전에 찍어 놓은 분량으로 10부작 정도의 OTT용 드라마로 재편집 했더라면 어땠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미련이었더랍니다.
*GV전문은 따로 작업해두기는 했는데 너무 길어서, 필요한 분이 계시면 익무에 게재하도록 할게요.
본 영화에 대해 간단하게 써놓은 이야기는 따로 올리겠습니다.
GV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간단하게 적어보면.
1. 박찬욱 감독님은 영화를 극장이 아닌 편집실에서 보셨다고 하네요. 2시간짜리인데 1시간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죠.
2. 최동훈 감독님은 캐스팅된 거의 모든 주요 배우들에게 당신이 주인공이다, 라고 구라 아닌 구라를 치셨다고. 그런데 이때 류준열 배우님은 저에게 그런 말씀은 없으시지 않으셨냐고. 급기야 김태리 배우님에게 개런티 얼마 받았어, 하고 물으며 나는 주인공이 아니니 이 정도만 받아도 뭐, 하며 자조하셨더라는.
3. 블루스크린에 임하는 연기 자세에 대해 류준열 배우님은 그 어떤 변화도 없이 최선을 다하신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4. 최동훈 감독님은 범죄의 재구성 때에 다자가 주인공인(이때는 5명) 이야기는 절대 영화화될 수 없다는 말씀에, 그럼 내가 해봐, 하고, 듣기에는 상당히 반골의 기질을 드러내신, 지금까지 해오셨다고 합니다.
그런 탓인지 지금은 한 명이나 두 명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못 쓰시겠다며 너털웃음을.
5. 외계인1부는 4번의 과거와 현실이 교차하는 구조인데, 1부의 실패로 인해 어떻게든 만회하려 52번이나 편집을 하셨다고 하죠. 이로 인해 초반부 설명부, 그리고 민개인과 관련한 부분을 재촬영하셨다고 합니다. 사무실 지하에서 한 거라는 말씀에 많이들 놀라고 웃으셨어요. 다른 부분은 재촬영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것 역시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6. 편집부가 격렬하게, 자기들끼리 싸웠다고 합니다. 현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파, 과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파로. 역시 편집 관련이죠. 감독님이 나갔다 왔더니 밤새 싸우고 있더라고 하더군요.
연출부에 심심한 아쉬움을 전합니다. 이 부분은 직관이 틀렸던 편집 관련이었지 않나 싶어요. 중요한 건 과거도 현재도 아니었거든요. 1부의 보여줌을 어떻게 2부에서 다르게 보여줄까, 그게 핵심 아니었나. 현대 과거는 절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던. 아마도 많은 이들은 1부의 동어반복으로 2부를 느끼셨을 텐데요.
7. 스포일러일 수 있어서 대략만 적으면.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류준열 배우님이 외치는 특정 대사는 존 카사베츠 감독님의 <글로리아>에서 오마주한 장면이라고 합니다.
덧붙여 이 마지막 장면은 다른 버전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류준열이 마지막에 유치장에 갇힌다거나 하는 3개의 버전이 있다고 해요.
8. 조금 잔인하게 들렸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최동훈 감독님에게 "너 왜 이 영화가 안 됐는 줄 아냐?" 하고 상당히 이야기를 했었다고 하네요. 그런 말씀을 다시 돌리며 자신은 모든 관객은 천재라고 생각하신다고 겸손함을 보였습니다.
9. 최동훈 감독님은 창작하며 모든 내용을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형태로 창작하신다고 합니다. 이건 개인적인 부분입니다만 상당히 신인 창작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10. 아 마지막. 류준열 배우님은 사진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하는지는 찾아봐야겠네요. 덧붙여 류준열 배우님은 (재능, 노력에 관한 이야기 중에) 자신은 재능이 중요하다, 생각했으며 열등감을 가지셨다고 하네요. 그러며 재능이 있음에도 노력하지 않거나, 분명 재능이 없는데 노력하는 사람에 관한 딜레마를 이야기했어요. 무륵으로 인해 조금 해결이 되고 편해지셨다고 해요. 이건 참 반가운 이야기였던.
11. 우왕이와 좌왕이 캐릭터는 한국 고전 영화인 <성춘향>(1961)에서 고 구봉서, 김희갑 배우님들의 연기에서 오마주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상당한 씬스티러로 분해준 캐릭터가 고전에서 오마주한 캐릭터였다는 말씀에 굉장히 신선하고 반가웠습니다.
덧.
1. 박찬욱 감독님께서 배우들에 관해 약간의 코멘트를 말씀해 달라, 최동훈 감독님께 여쭈었어요. 기억에 남는 게, 염정아 배우님이신데 염정아 배우님과 벌써 4편을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드라마적으로 분명 뛰어난 배우이지만 가장 특기는 코미디라고 하셔서, 관객들이 크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김태리 배우님과 염정아 배우님은 현장에 촬영이 없어도 심지어 꾸벅꾸벅 졸면서도 감독님 옆에 앉아 계신다는 말씀에 배우의 책임감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었더랍니다.
2. 김우빈 배우님의 가드는, 우정 출연 정도의 분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작이 엎어진) 다른 영화에서 김우빈 배우님과 결과물을 만들지 못해 가드에 우정 출연을 하기로 했으나, 점점 건강이 회복되며 분량이 늘다 급기야 주연급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이건 감독님이 창작자라 가능했던 배우의 분량 관련 이야기라 재미있게 들렸습니다.
개인적인 코멘트를 살짝 덧붙이면.
현재, 그리 놀랍지 않은, 보기에 따라 아쉬운 흥행 행보입니다만 <외계인> 1, 2부 시리즈는 한국 SF 영화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흥행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이 영화의 만듦새 즉 완성도나 성취도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따라하기 바빴던, 특히 <블레이드러너 2019>로 대표할 특정 영화 카피가 횡행했던 한국 SF 영화에서 분명한 성장점이며 상징적인 독창성을 보여준 영화임에 틀림없습니다.
반면 흥행이랄까, 대중의 눈높이랄까. 이 부분에서는 분명히 현재의 관객과 소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각고의 성찰 역시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문화 차이일 수도 있지만 <스타워즈>가 흥행하지 못하는, 거의 유일한 영화 선진국이 대한민국이니까요.
어쨌든 개봉하는 중에 최선의 결과물을 챙기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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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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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복잡한 전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측면도 없지 않아서. 그렇다고 매우 신박한 회귀복귀도 아니었어서.
오히려 말씀처럼 간단하게 무협 판타지에서 현대 외계물로 갔어도 굉장히 신선했을 것 같습니다.
무협도술SF라는 하이콘셉트, 거기에 2부작 구성은 한국 영화 시장에는 너무나 모험적이었던것 같습니다.
백투터퓨쳐를 "많이" 참고하지 싶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