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성적표
버라이어티 기사입니다.
디즈니, 워너, 유니버설 등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의 성공, 실패를 정리하고 성적표를 매겼네요.
https://variety.com/2023/film/news/2023-box-office-numbers-movie-studios-1235847399/
박스오피스 성적표: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및 기타 스튜디오의 2023년 흥행 점수 매기기
디즈니
성공: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8억 4,500만 달러), <인어공주>(5억 6,900만 달러), <엘리멘탈>(4억 9,600만 달러)
실패: <더 마블스>(2억 400만 달러),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3억 8천3백만 달러), <위시>(1억 2천6백만 달러)
종합 성적: C+
결론: *오호라 용사가 엎드러졌도다. 물론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말이다. 디즈니는 여전히 시장 점유율 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2022년 말에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물의 길>이 2023년 대부분의 블록버스터 워너비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9년에 다시는 재현할 수 없을 놀라운 흥행 행진을 기록했던 디즈니는 한때 무적이었던 갑옷에 균열, 균열, 균열들이 생겼음을 보여주었다. (*성경 사무엘하 1:25)
단 한 작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만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픽사의 <엘리멘탈>과 <인어공주>는 상영이 끝날 무렵에는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둘 다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은 제작비가 3억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가장 뼈아픈 실패작 중 하나가 됐으며, 영화가 그렇게나 비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하지만 그 어떤 골칫거리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폭망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로 시작된 하락세는 <더 마블스>가 MCU 시리즈 역사상 최저 수익이라는 안 좋은 기록을 경신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는 디즈니가 질보다 양에 신경을 쓴 실수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정했다. 한때 디즈니는 인지도 높은 IP를 대형 스크린에 보내기만 하면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디즈니의 브랜드 인지도가 더 이상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오랫동안 박스오피스 왕좌를 지켜온 디즈니는 여전히 마블, 루카스필름, 픽사 등 다양한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디즈니가 마법의 왕국에서 사라진 광채를 되찾으려면 내부적으로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파라마운트
성공: <스크림 6>(1억 6,900만 달러), <퍼피 구조대: 더 마이티 무비>(1억 9,700만 달러),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1억 8,000만 달러), <플라워 킬링 문>(1억 5,600만 달러)
실패: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1>(5억 6,700만 달러),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2억 800만 달러)
종합 성적: B-
결론: 스튜디오의 여러 임원들은 <탑건: 매버릭>으로 승승장구 한 톰 크루즈가, 올해 여름에도 <데드 레코닝 파트 1>으로 2년 연속 여름 박스오피스 왕좌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신작은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원투 펀치에 무너졌다. 고통을 더 가중시킨 것은, 중국이 더 이상 할리우드 대작들에게 좋은 시장이 아니며, 코로나로 인한 촬영 지연과 차질들로 인해서 <데드 레코닝 파트 1>의 예산이 2억 9,1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호평에도 불구하고 7편까지 나온 시리즈가, 아직 한 편(거의 완성된)이 더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다.
게다가 에단 헌트가 IMF 요원에서 은퇴한다고 해도 <던전 앤 드래곤>이 그 공백을 메우지는 못할 것이다. 원래 계획은 크리스 파인이 주인공인 이 모험 영화가 새로운 영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롤플레잉 게임을 즐기며 자란 세대의 영화팬들은 극장을 많이 찾지 않았다. 이로 인해 1억 5천만 달러의 제작비 대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길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파라마운트에게는 몇 가지 희망이 있다. 애플의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을 배급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기 때문에 전 세계 성적과 상관없이 무조건 이익이 되었고,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은 경제적인 7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서,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그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퍼피 구조대>는 계속해서 관객을 끌어 모으면서 새로운 가족 영화 시리즈로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크림> 시리즈 역시 성공적으로 리부트되었다. 하지만 그 시리즈는 출연진 교체와 해고 등 영화 밖에서 벌어진 논란으로 인해, 당분간은 신작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스크림> 시리즈 주연 배우) 네브 캠벨에게 당장 연락을 취해야 한다!
소니
성공: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6억 9,000만 달러), <이퀄라이저 3>(1억 9,000만 달러), <나폴레옹>(2억 달러)
실패: <덤 머니>(2천만 달러), <65>(6천만 달러)
종합 성적: B
결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슈퍼히어로 팬들이 멀티버스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올해 박스오피스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몇 안 되는 코믹북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차기작으로 <비욘드 더 유니버스>가 대기 중이다. <이퀄라이저 3>는 (전작 두 편과 거의 동일하게) 전 세계적으로 1억 9,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덴젤 워싱턴의 상업적 저력을 입증했다. <나폴레옹>은 제작비가 2억 달러나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소니는 애플이 돈을 댄 이 대작 역사물의 배급사 역할만 했기 때문에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게다가 모스크바(와 워털루)에 가지 말았어야 했던, 아주 오래 전에 죽은 군사 천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치고는 나름 괜찮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소니가 모든 면에서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소니는 <빅쇼트>와 유사한 영화 <덤 머니>로 게임스탑 열풍에 편승하려 했지만, 시장은 이미 돌아선 상태였다. 피트 데이비슨, 폴 다노, 세스 로건, 아메리카 페레라 등 스타 출연진이 파업 기간 동안 영화를 홍보하지 못했던 것도 실패 요인이었다. 그리고 아담 드라이버와 공룡이 만난 영화 <65>가 있었다(우리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고, 티켓 판매량을 보면 당신도 안 봤을 것이다.). 4,500만 달러가 투입된 그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6,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극장이 전체 티켓 판매 금액의 절반을 가져가고, 영화 한 편을 홍보하는 데 수천만 달러가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65>는 재정적 전멸이다. 어떤 것은 그냥 멸종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낫다.
유니버설
성공: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13억 6,000만 달러), <오펜하이머>(9억 5,100만 달러), <프레디의 피자가게>(2억 8,900만 달러), <메간>(1억 8,000만 달러)
실패: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7억 400만 달러), <북 클럽: 넥스트 챕터>(2,900만 달러), <렌필드>(2,600만 달러), <데메테르 호의 마지막 항해>(2,180만 달러)
종합 성적: A
결론: 굉장한 한 해였다! 2023년 3대 히트작 중 두 편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오펜하이머>가 유니버설 영화였다. 한편으로 1,200만 달러의 제작비로 1억 8,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메간>, 그리고 2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적으로 2억 8,9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가장 수익성이 좋은 영화들에 속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유니버설이 워너브라더스나 디즈니처럼 방대한 IP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신 유니버설은 역사 전기물에서부터 저예산 공포영화, 그리고 비디오 게임 각색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킬러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그중 대부분이 시리즈물의 속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창의성과 실행력에서 높은 점수를 따냈다.
물론 실패도 있었다.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시리즈가 오래되었다는 점, 그리고 예산이 너무 많이 투입된 탓에 흥행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3억 4천만 달러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돔 토레토(빈 디젤)의 최신 모험담은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것조차 힘겨워 했다. 그밖에 뱀파이어 코미디 <렌필드>는 심장에 말뚝이 박혔고, <북 클럽: 넥스트 챕터>는 너무 빨리 책을 내려놨고, <데메테르 호의 마지막 항해>는 흔적도 없이 가라앉았다.
워너브라더스
성공: <바비>(14억 4,000만 달러), <더 넌 2>(2억 6,800만 달러), <메가로돈 2: 더 트렌치>(3억 9,500만 달러), <웡카>(현재까지 2억 8,000만 달러)
실패: <플래시>(2억 7천만 달러), <블루 비틀>(1억 2천9백만 달러), <샤잠: 신들의 분노>(1억 3천3백만 달러),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현재까지 1억 1천8백만 달러)
종합 성적: B+
결론: 워너브라더스는 전 세계를 휩쓸고 영화계의 단일 문화가 된 바비코어 운동을 일으킨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마고 로비의 완벽한 바비 인형 연기, 오랫동안 회자될 홍보 캠페인으로 <바비>는 올해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 한편으로 공포영화 속편 <더 넌 2>는 3,8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그리고 제작비 1억 달러를 들인 <웡카>는 티모시 샬라메의 스타 파워를 공고히 하며 순수한 상상의 세계로 다시 돌아올 가치가 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바비>의 대성공도 4편의 대작 DC 영화들의 폭망을 감출 순 없다. 워너브라더스는 이 슈퍼히어로 영화들을 만들기 위해 6억 6,000만 달러(마케팅 비용 제외)를 썼지만,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년에 8억 7,400만 달러)보다도 적은 수익을 올렸다. DC의 새로운 수장인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은 방대한 슈퍼히어로 세계를 리셋할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그들이 스피드 포스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코믹북 원작 영화 실패작들의 개봉을 막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애플
성공이면서 실패: <플라워 킬링 문>(1억 5,600만 달러), <나폴레옹>(1억 8,800만 달러)
종합 성적: B
결론: 애플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 IT 대기업은 극장가에서 돈을 벌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2억 달러 규모의 예산으로 만든 <플라워 킬링 문>이나 <나폴레옹>이 돈이 될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두 영화는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극장 개봉을 결정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였고, 그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 영화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것이 과거의 여러 애플 영화들과 다른 차이점이다(<크리스마스 스피릿> 팬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영화관들은 기본적으로 Apple TV+의 값비싼 광고판 역할을 했다. 게다가 극장 개봉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은 마틴 스콜세지(플라워 킬링 문)와 리들리 스콧(나폴레옹) 같은 작가 감독들을 만족시키면서, 최고의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스튜디오들에선 이런 방식이 파멸을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애플의 시가 총액이 3조 달러에 달한다는 것은 다른 회사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영화 산업에 거금을 댄 팀 쿡에게 감사를 표한다.
라이온스게이트
성공: <존 윅 4>(4억 4천만 달러),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3억 달러), <쏘우 X>(1억 9백만 달러), <지저스 레볼루션>(5,400만 달러)
실패: <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2,100만 달러), <조이 라이드>(1,500만 달러), <마쉬왕의 딸>(200만 달러)
종합 성적: B+
결론: 예산 관리에 성공한 라이온스게이트에 찬사를 보낸다. <존 윅 4>와 <헝거게임> 프리퀄은 각각 1억 달러라는 합리적인 제작비를 들였기 때문에,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쌍절곤을 휘두르는 암살자 역의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은 <존 윅 4>는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덕분에 내년 개봉 예정인 아나 데 아르마스 주연의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의 전망도 밝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3억 달러의 수익을 달성하며 제니퍼 로렌스(캣니스 에버딘 역 배우) 없이도 관객들이 여전히 판엠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라이온스게이트가 <헝거게임> 시리즈의 신작을 또 내놓을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라이온스게이트의 실패 중 치명적인 것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하느님? 저 마거릿이에요>은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주디 블룸의 독창적인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며, <조이 라이드>는 외설적인 R등급 코미디로서, 비평가들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들어간 예산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은 제작자들이 해고될 정도의 손실을 내지 않았다. <마쉬왕의 딸>의 경우는 글쎄, 적어도 라이온스게이트가 홍보비를 거의 쓰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했을 것이다. 이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걸 알고 있었나? 우리도 몰랐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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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 성적얘기들도 참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디즈니가 내년엔 분발하면 좋겠네요~~~
저렇게 참패했는데도 총수익은 여전히 디즈니가 탑이더군요. 하긴 인수사가 워낙 많으니...
가장 좋았던 역대급 영화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