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피의 크리스마스 - 산타 슬레이 (2005)
산타 슬레이 (2005)
피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피로 물들이는 다수의 호러 영화들이 있습니다. <블랙 크리스마스> <유 베터 왓치 아웃> <잭 프로스트>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고, <사일런트 나이트 데들리 나이트>와 같은 장기 시리즈물도 있었죠. <산타 슬레이>는 2005년에 만들어진 피범벅 난도질 코미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단순히 산타 옷을 입고 흉내 내는 사이코 살인자가 아니고, 진짜 산타입니다. 다만 흰 수염의 인자하게 생긴 산타 할아버지가 아니고, 덩치 크고 근육질의 힘이 철철 넘치는 누가 봐도 쫄만한 포스를 뿜어대는 산타입니다.
이야기의 설정은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흥미로울 겁니다. 산타는 사탄의 아들로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 천사와 내기를 하게 됩니다. 결과는 산타의 패배... 그 대가로 천년 동안 크리스마스 시즌에 무보수로 선물을 배달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요. 천년 동안 그렇게 좋아하는 살인도 못하고 더욱이 무보수로 일을 해왔으니 어마무시하게 악에 받쳐있었을 겁니다. 약속한 천년의 시간이 지나고, 산타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1박 2일의 크리스마스 시즌에 걸쳐 대량 학살을 벌이게 됩니다. 이 제한적인 시간이 산타로 하여금 한 명이라도 더 죽여야 한다는 사명감을 부여하고 있죠.
시작부터 이 영화가 어떤 스타일일지 파괴적인 액션을 과시합니다. 멋진 식사를 앞둔 어느 집의 굴뚝을 타고 내려온 산타는 식탁에 모인 가족들을 살해합니다. 무기 다루는 능력도 좋지만, 격투 실력도 일품이죠. 살육의 환장파티에서 그는 자신이 산타임을 잊지 않았는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처럼 유쾌한 웃음을 끊임없이 터트립니다. 심지어 산타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별장식을 수리검처럼 던지며 사람을 죽이죠. 도입부의 화끈한 가족 살해 장면으로 대단히 유쾌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될 거라고 굳게 믿게 됩니다.
<산타 슬레이>의 살인 장면들은 꽤 창의적입니다. 제작진들이 꽤 신경을 썼을 것 같더군요. 굴뚝을 타고 내려온 산타가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이용해 살인을 하고, 선물을 받고 포장을 뜯는 순간 머리가 터져 죽는 아이들, 칠면조 뒷다리가 목구멍에 박혀 죽는 남자 등 꽤 많은 볼거리들이 펼쳐집니다. 물론 산타만 단독으로 살인을 벌이지는 않습니다. 그의 동업자도 빠지지 않고 한몫 거들고 있죠. 귀여운 루돌프 사슴은 아니고, 지옥 사슴의 활약입니다. 지옥 사슴은 사람을 먹어치울 정도로 식성이 아주 좋답니다.
<산타 슬레이>는 진지하거나 심각하지도 않고, 훈훈한 가족 사랑의 메시지를 담거나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는 영화도 아닙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잡는데 올인하는 블랙코미디 호러 영화입니다. 우리가 만끽하는 즐거움은 극중 대학살극을 벌이는 산타를 연기한 배우인 빌 골드버그 덕분인데요. 빌은 프로 미식축구 출신의 프로레슬러로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캐릭터를 대단히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있죠. 사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약간의 불안함도 있었지만 의외로 살인마 산타와 찰떡궁합이더군요. 극중에서 정말 신나게 살인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 결과 산타는 소모적인 캐릭터로 소모되지 않고, 꽤 멋진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산타 슬레이>는 뒷심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크리스마스와 호러 영화를 좋아한다면,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매년 훈훈한 영화나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벗어나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물론 가족끼리는 곤란합니다. 상당한 수위의 잔혹성과 노출을 담은 자극적인 호러 영화임을 잊지 마시길…
다크맨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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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밌게 봤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보기 안성맞춤이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