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놀란이 영화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완성하고 싶었던 눈물겨운 ‘비디오 장면’
현대 SF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 <인터스텔라>(2014)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자신의 영화 제작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완성하고 싶었던 장면이 있다고 한다. 미국 The Atlantic지에서 당시 제작 비화를 회상했다.
<인터스텔라>는 수명이 다한 지구를 대신할 거주 행성을 찾는 임무를 위해 우주로 떠난 전직 테스트 파일럿 출신 남자 조셉 쿠퍼의 장대한 이야기다. 인류의 미래를 구하기 위한 대가는 컸고, 쿠퍼는 아이들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해야 했다.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쿠퍼는 지구에서 보내온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상대성 이론에 따라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아버지를 앞질렀고, 어느 날 쿠퍼가 임무를 마치고 메시지 로그를 확인해보니 23년 분량의 영상이 쌓여 있었다. 마지막 영상에서는 완전히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극 중 매튜 매커너히가 연기한 쿠퍼가 자식을 둘러싼 여러 가지 변화에 무심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장면이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는데, 여기에는 놀란에게 ‘규칙을 깨는’ 제작 비하인드가 존재했다. “놀랍게도 그 장면은 내 동생의 대본에 쓰여 있던 내용이다. 내가 영화를 찍고 싶게 만든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며 각본을 맡은 조나단 놀란의 공로를 치하하는 한편, 놀란은 “부모로서 그 장면은 강렬한 이야기의 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현장의 결정을 회상했다.
“먼저 매커너히의 리액션을 클로즈업으로 촬영했는데,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방식이다. 보통은 와이드 샷으로 시작해서 분위기를 띄우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담기 위해 (아이들의) 영상 메시지를 미리 찍고, 그(매커너히)에게 일절 보여주지 않고 첫 리액션을 보이고 싶었다. 클로즈업으로 두 번 찍었는데, 첫 번째는 너무 생생해서 두 번째를 사용했던 것 같다. 그 다음에는 모니터를 찍고, 와이드 샷도 찍어서 연결했다”
쿠퍼가 모니터를 통해 아들 톰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동안, 배경에는 감성적인 음악이 흐르다가 영상이 끝날 때쯤 멈춘다. 그 순간, 극중 세계에는 음악이 흐르지 않았을 텐데, 놀란은 여기서도 규칙을 깨고 극중 세계의 음악, 즉 다이제틱 사운드로 사용했다. 이 결정을 놀란은 이 장면에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표현했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은 한스 짐머의 음악이었다. 그 중 일부는 아직 영화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는 그 곡을 ‘Organ Doodle’이라고 불렀다. 편집자 리 스미스와 나는 방에서 컷 작업을 하면서 그 곡을 틀어놓고 있었는데, 둘 다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가 다른 영화에서는 잘 하지 않던 음악을 다이제틱 사운드로 사용하게 되었다. 메시지가 멈추면 음악도 멈춘다. 제4의 벽(※)을 허무는 것 같아서 나 자신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 순간에는 완벽하고 적절하다고 느꼈다”
(※) 연극 등에서 연극 밖의 현실 세계와 무대 위에서 전개되는 극중 세계를 구분하는 가상의 벽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철저한 영화 만들기로 유명한 놀란이 규칙에 예외를 만들어낸 이 장면은 <인터스텔라>가 선사하는 감동의 절정 중 하나를 연출하는 장면이 되었다.
(출처: 일본 THE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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