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감독의 '괴물' 제작 과정 소개
일본 위키 백과 내용을 옮겨봤습니다.
https://ja.wikipedia.org/wiki/%E6%80%AA%E7%89%A9_(2023%E5%B9%B4%E3%81%AE%E6%98%A0%E7%94%BB)
글 하단 '공개' 부분에는 스포일러 요소가 있으니, 영화 안 보신 분들은 그 부분부터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각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입장에서는 <어느 가족> 이후 5년 만의 일본영화 작품이다. 각본을 맡은 사카모토 유지와의 첫 작업이자, 감독 데뷔작인 <환상의 빛> 이후 처음으로 고레에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지 않은 작품이다.
2017년 5월 13일부터 8월 6일까지 와세다대학교 연극박물관에서 기획전 ‘TV가 보는 꿈 - 대 TV 드라마 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이 기획전 관련 행사로 6월 28일 와세다대학교 오쿠마기념강당에서 사카모토 유지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토크쇼가 열렸다. 토크쇼가 끝난 후, 사카모토는 고레에다에게 자기 각본을 한번 들고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018년, (일본 영화사) 토호의 프로듀서 카와무라 겐키와 야마다 켄지가 사카모토에게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카와무라는 “45분짜리로 3부작으로 만들면 어떤 영화가 될까?”라고 말했다. 감독으로 고레에다의 이름을 거론한 것은 사카모토였다고 한다. 같은 해 12월 18일, 카와무라는 고레에다에게 “영화의 플롯이 완성되었으니 읽어보시겠습니까?”라고 메일을 보냈다.
고레에다는 시나리오 작가 중 누구와 함께 작업하고 싶냐, 는 질문에 꼭 사카모토를 꼽을 정도로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사카모토도 고레에다에 대해 “동경하는 존재이자 아주 좋아하는 영화감독이다. 각본가로서의 고레에다 씨도 존경한다.”라고 표현해 왔다. 그런 경위로 염원하던 공동 작업이 실현되었다.
각본은 2019년부터 3년에 걸쳐 집필됐다. 고레에다는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 두 소년은 ※<은하철도의 밤>의 조반니와 캄파넬라다.”라고 느꼈다고 한다.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
사카모토는 고레에다와의 대담에서 “세상에는 피해자의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가해자의 이야기는 점점 사라지고 그걸 쓰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어떻게 해야 내가 가해자가 되어 관객에게 가해자의 주관을 체험하게 할 수 있을까를 줄곧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상대방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 그것을 서로 이해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복잡함을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각본을 썼다.”라고 말했다.
촬영
주연 배우 4명 중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의 경우, 고레에다와 사카모토도 심사에 참여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다. 고레에다는 쿠로카와 히이라기와 처음 만났을 때 <은하철도의 밤>을 언급하며 읽어보라고 말했다.
이야기의 무대 설정은 원래 도쿄도 서쪽 지역이었다. 각본에는 동네를 남북으로 가르는 형태의 큰 강이 흐른다고 적혀 있었다. 옆 앞에서의 화재, 소방차 주행 등의 장면 촬영을 도쿄도가 허가하지 않아서 지바현과 나가노현 스와 지방이 촬영지 후보로 거론됐다. 마침 나가노에는 '스와 지방 관광 연맹 스와권 필름 커미션'이 있어서 협력 체제가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우선 스와에 답사하러 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고레에다 감독이 2012년에 드라마 <고잉 마이 홈>을 촬영했을 때의 신뢰감도 있었다.
‘스와권 필름 커미션’의 담당자 안내로 2021년 3월에 폐교가 된 구 스와시립 조호쿠 초등학교를 찾아갔다. 고레에다는 위 아래로 뻥 뚫려 있는 계단 공간, 번화가와 호수가 보이는 교실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촬영지를 스와로 결정했다. 사카모토에게는 각본 속 ‘큰 강’을 ‘호수’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고레에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와 호수를 겹쳐보려고 생각했다. 새카만 스와 호수를 봤을 때 ‘괴물이다’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2022년 3월 19일~5월 12일, 7월 23일~8월 12일에 나가노현 스와 지방의 약 25군데서 로케이션 촬영이 진행됐다. 그 지역 초등학생 약 700명이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무대가 되는 구 스와시립 조호쿠 초등학교는 원래 학교명 그대로 ‘조호쿠 초등학교’로 영화에 등장했다.
비밀 기지에 있는 버려진 전차는 옛 세자와 터널 근처에 오픈 세트로 설치됐다. 제작은 후지미초의 건설회사 ‘이마이 건설’이 협력했다.
(구체적인 촬영지 등 소개 생략)
음악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게 된 경위에 대해 고레에다는 "촬영지가 스와로 정해지고 (머릿속에) 각본의 풍경이 선명하게 그려졌을 때, 한밤의 호수와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소리가 겹쳐졌다.“라고 말했다.
영화 편집을 하면서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을 임시로 맞추어 넣고, 거기에 편지를 덧붙여서 사카모토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사카모토는 곧바로 고레에다에게 “(OST) 전체를 작업할 체력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지만 (임시로 음악을 넣은 영화를) 봤더니 너무나 재밌어서, 음악의 이미지가 몇 곡 떠올라 구체화해 보겠습니다. 마음에 들면 사용해 주세요.”라고 답장을 보냈고, 이후 2개의 신곡과 함께 “제가 이미 발표한 곡들 중에서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제작진에게 보냈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영화에는 총 7곡이 사용되었다. 새로 작곡한 2곡, 1998년 발매된 앨범 <BTTB>에서 'aqua', 2009년 발매된 앨범 <Out of Noise>의 'hibari'와 'hwit', 2023년 1월 발매된 앨범 <12>의 2곡이 사용되었다.
2023년 3월 28일, 사카모토 류이치는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일본 개봉 직전인 5월 31일, 총 7곡이 수록된 앨범 ‘사운드트랙 <괴물>’이 일본에서 발매됐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공개
2023년 5월 16일, 제76회 칸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괴물>은 5월 17일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그 다음날 기자회견이 열려 고레에다, 사카모토,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가 참석했다. 영국 매체가 일본 영화에서 성소수자 표현이 적은 것에 대해 질문하자 고레에다는 “<괴물>은 LGBTQ에 특화된 작품이 아니라, 소년의 내적 갈등 이야기로 파악했다. 누구나의 마음속에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또한 고레에다는 같은 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 아이들의 나이에는 아마도 자신의 성정체성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 점에 크게 초점을 맞추고 싶지 않았고, 그것을 특별한 종류의 관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5월 27일, 칸 영화제가 폐막했다. 시상식 전에 발표되는 독립상 중 LGBT 관련 영화에 수여되는 퀴어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퀴어종려상 심사위원장 존 카메론 미첼은 시상식에서 “세상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두 소년이 엮어내는, 이 아름답게 구성된 이야기는 퀴어,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 혹은 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한 위안을 주고, 그리고 이 영화는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프랑스 '르몽드'는 퀴어종려상을 언급했다. “<괴물>은 두 소년 사이에 친밀한 우정이 싹트고 그것이 사랑의 관계로 발전하는 줄거리를 매우 겸손하게 묘사했다.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 2022년 칸에 출품된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2023년 6월 2일 일본에서 개봉됐다. <괴물>은 개봉 3일 동안 23만1000 관객, 흥행 수입 3억2500만 엔을 기록. 3위에 올랐다. 6월은 성 소수자 인권의 달이었지만, 배급사인 토호와 가가는 성소수자 관련 홍보를 하지 않았고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않았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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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