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슈퍼마리오 리뷰: 실감나게 만드는 것이 과연 항상 좋은가?

포행 포행
6044 8 8

i8204909012.jpg

 

슈퍼마리오는 원작을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각 왕국의 개성이 잘 드러났고, 다양한 오마주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많은 게임 원작 영화가-당장 과거의 실사 슈퍼마리오만 해도...-얼마나 자주 원작 재현에 실패해 팬들의 원성을 샀는지 떠올린다면 이번 슈퍼마리오는 분명한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_슈퍼마리오_브라더스002.jpg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원작을 어떤 식으로 구현했으냐'에 관한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아마도 <슈퍼마리오 게임을 최대한 실감나게 구현하기>일 겁니다. 꼼꼼하게 그려낸 세계관과 횡스크롤과 3인칭, 1인칭을 넘나드는 다양한 시점 그리고 실제 게임을 그대로 옮긴 듯한 시퀀스-슈퍼마리오, 마리오카트, 동키콩 등-가 그 예입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이 부분이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제작사는 관객이 영화를 통해 슈퍼마리오를 체험하길 바랐겠지만, 본래 게임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게임을 하는 것'이거든요. 이미 게임이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것, 그러니까 '실감'이라는 게임의 최대 무기를 새삼 영화의 특성으로 내세워봤자 관객에게 새로운 감흥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posterimage1.jpeg.jpg

 

카트 추격씬을 예로 들어볼까요. 영화에서 카트씬은 꽤 공들여 제작됐습니다. 속도감 있는 경주는 물론 화려한 아이템과 맵의 다양성, 액션 등이 게임에서 보던 것 그대로 펼쳐집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모든 것들은 게임에서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는 '보는 것'이지만 게임은 '하는 것'이니까요.

 

FEcPrZlacAEZrct.jpg

2018062210330400-8AEDFF741E2D23FBED39474178692DAF.jpg

 

따라서 거칠게 표현하면, 이번 슈퍼마리오 영화는 거대한 게임 티저 영상 같습니다. 게임의 엑기스를 2시간 분량으로 요약한 느낌이랄까요.

 

만약 이 영화가 옛날에 나왔다면 감상이 바뀌었을 지도 모릅니다. 슈퍼마리오 게임이 아직 2D 횡스크롤 형식에 머물러 있던 시절, 평면으로만 보던 슈퍼마리오 세계관이 스크린 위에 방대하게 구현되는 것만으로도 게임팬들은 감동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현재 게임 기술력은 너무 발전했죠.

 

20180902_023343.png.jpg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게임 원작 영화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은 실감이나 체험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관의 재조명 또는 좋은 스토리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게임이 알려주지 않았던 것, 그래서 궁금했던 것들을 영화가 보여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이번 영화가 기존 슈퍼마리오 게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관의 모습을 조명했다면 어땠을까요. 이를테면 영화에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버섯왕국의 일상적인 모습 같은 것 말이죠.

 

다운로드.jpg

버섯왕국의 일상을 조금 더 설명해줬어도 좋았을 텐데....

 

스토리의 경우 사실 장르를 떠나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게임 캐릭터의 개성을 잘 활용해 인상적인 스토리를 만들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걸 잘 한 대표적인 작품이 디즈니의 <주먹왕 랄프 1편>입니다. '콤플렉스의 승화'라는 스토리와 주제의식은 게임 캐릭터들과 잘 맞아 떨어졌고, 평단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심지어 게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세계관의 뒷이야기도 독창적으로 그려냈죠.

 

주먹왕랄프.jpg

 

슈퍼마리오, 무난한 영화입니다. 게임 원작 영화에 기대하는 요소를 모자라지 않게 채워 넣었고요, 가볍게 보기엔 충분히 괜찮습니다. 일루미네이션이 잘 하는 캐릭터성을 극대화한 영화니 흥행과 굿즈 판매도 이미 보장된 결과겠죠.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좋아하는 게임인 만큼 기대가 컸던 탓이겠죠. 앞으로의 게임 원작 영화들이 조금 더 제대로 뽑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8

  • FutureX
    FutureX
  • 갓두조
    갓두조

  • 조사자
  • 네버포에버
    네버포에버

  • tycom
  • 천둥의신
    천둥의신
  • golgo
    golgo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시퀄, 더 나아가서 시리즈를 만든다면, 1편은 단순 슈퍼 마리오 세계관 소개만으로도 흥행 대박(10억 이상)에 관객들의 극찬(팝콘 96, 메타 8이상이면...)을 받았으니, 2편부터는 포행님 말씀대로 스토리도 챙겼으면 좋겠네요. 게다가 이번 영화가 강점이 팬서비스라고 하던데, 역으로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팬서비스할 요소들이 줄어든다는 것이니, 그걸 스토리로 메꿔야...

그리고 훨씬 더 나아가서 젤다나 커비 등도 영화화해서 유니버스 만든다, 그러면 스토리는 필수라고 봅니다. 그 IP들에다가 함부로 마리오 같은 전략을 쓰면 안될 듯 하네요.
17:14
23.05.06.
profile image
포행 작성자
u11rlee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팬서비스는 확실히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부디 앞으로의 작품들은 영화로서도 재밌기를 바랍니다.
18:13
23.05.06.
profile image 2등
좋은 지적이시네요.
화려하지만, 마리오 게임의 재미를 넘진 못하고, 남이 하는 게임 지켜보는 듯했어요.
17:34
23.05.06.
profile image
포행 작성자
golgo
네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ㅎㅎ 좋게 표현하면 '아, 집가서 마리오 게임하고 싶다'는 느낌이 든달까요
18:14
23.05.06.
3등
그것들이 합쳐져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죠 어쨌든 전개라는게 있으니 갠적으로 젤좋았던게 코믹스에서 봤던 피치성격인데 다보고 나면 왜인지 모를 감정이 너무영화적인것보단 전요런선택이 더좋았던
20:39
23.05.06.
마리오 게임은 한번도 안 해본 올드게이머입니다만 영화 곳곳에 재현된 요소나 노골적으로 게임처럼 꾸민 씬들을 보면서 속으로 흐믓하게 미소지었습니다.
개봉 전 해외리뷰에서 지적한 단점이 바로 말씀하신 부분인것 같습니다. 비평가적 관점과 달리 일반 관객들은 바로 이 게임에서 체험했던 경험을 스크린에서 완벽하게 다시 경험하는 것에 점수를 주는 것이겟죠.
20:46
23.05.06.
profile image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다들 너무 기대가 컸어요.
저는 너무 좋았거든요
23:26
23.05.06.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야당> 하퍼스 바자 화보 공개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3분 전19:40 66
HOT 마동석 [거룩한 밤] 언론사 첫 반응 1 시작 시작 17분 전19:36 299
HOT 홍상수 감독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해외 ... 2 golgo golgo 28분 전19:25 204
HOT 미국서 흥행 국산 애니 '킹 오브 킹스' 여름 개봉 5 golgo golgo 1시간 전18:27 522
HOT 4DX는 세월이 지날수록 퇴보 하는 느낌이네요. 2 DKNY 1시간 전18:09 497
HOT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 초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1시간 전18:09 294
HOT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홍보물! 1 Andywelly 2시간 전17:49 403
HOT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충격의 에피소드 제작 과정 golgo golgo 2시간 전17:24 680
HOT '라자로' But Why Tho 3화 리뷰 및 평점! 1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6:50 327
HOT 오컬트 장르를 대중 오락물로 리셋한 <거룩한 밤: 데몬 ... 8 마이네임 마이네임 3시간 전16:41 1840
HOT <파과> 개봉 전에 원작 소설 읽는데 재밌네요. 4 뚠뚠는개미 4시간 전15:48 846
HOT 페드로 파스칼이 올린 케이틀린 디버와 ‘라스트 오브 어스‘ ... 1 NeoSun NeoSun 4시간 전15:17 522
HOT 생각보다 괜찮았고, 알뜰히 즐긴 휴일의 수유롯시 열혈검사... 2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4시간 전15:12 580
HOT 강형철 감독의 '하이파이브' 작품 소개 3 golgo golgo 6시간 전13:24 2711
HOT [썬더볼츠*] 오프닝 무삭제 영상 시작 시작 7시간 전12:51 990
HOT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고공비행 액션 비하인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2:45 766
HOT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2, 에피2 스틸 9 golgo golgo 7시간 전12:26 1167
HOT 노스포) 지난주에 봤던 영화들 간단 리뷰 모음입니다. 22 갓두조 갓두조 9시간 전10:21 1101
HOT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제작확정 5 NeoSun NeoSun 10시간 전09:06 2552
HOT ‘분노의 질주 파트2‘ 캐릭터 캐스팅 근황 4 NeoSun NeoSun 10시간 전08:56 2439
1173405
image
시작 시작 2분 전19:51 21
117340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3분 전19:40 66
1173403
normal
시작 시작 17분 전19:36 299
1173402
image
golgo golgo 28분 전19:25 204
1173401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4분 전18:59 231
1173400
normal
golgo golgo 56분 전18:57 286
1173399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8:27 522
1173398
normal
DKNY 1시간 전18:09 497
1173397
image
소설가 소설가 1시간 전18:09 294
117339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8:09 276
1173395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8:01 517
1173394
image
Andywelly 2시간 전17:49 403
1173393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7:24 680
117339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6:50 327
1173391
image
마이네임 마이네임 3시간 전16:41 1840
1173390
image
뚠뚠는개미 4시간 전15:48 846
1173389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5:32 463
1173388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5:17 522
1173387
image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4시간 전15:12 580
117338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5:01 489
117338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4:54 351
1173384
normal
석호필@ 석호필@ 5시간 전14:41 332
1173383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4:38 759
1173382
image
처니리 처니리 6시간 전13:40 805
1173381
image
golgo golgo 6시간 전13:24 2711
1173380
normal
golgo golgo 6시간 전13:12 573
1173379
normal
시작 시작 7시간 전12:51 990
1173378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2:45 766
1173377
image
golgo golgo 7시간 전12:26 1167
1173376
image
판자 8시간 전11:13 390
1173375
image
판자 8시간 전11:11 571
1173374
image
판자 8시간 전11:10 404
1173373
image
갓두조 갓두조 9시간 전10:21 1101
1173372
image
Pissx 10시간 전09:19 1124
1173371
image
NeoSun NeoSun 10시간 전09:06 2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