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인한 일본의 새로운 한류 붐

일본 야후 뉴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있어서 옮겨봤습니다.
https://news.yahoo.co.jp/byline/iidaichishi/20200517-00178939/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인기가 획기적인 이유
일본에서의 한국 드라마 비즈니스의 변화란?
(2020년 5월17일 일본 넷플릭스 인기 순위 - 1위 <사랑의 불시착>, 3위 <이태원 클라쓰)
넷플릭스로 (일본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인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것은 일본에서의 한국 드라마 비즈니스 사상 획기적인 일이다.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는 걸까?
“일본의 젊은이가 한국 드라마에 빠진다”는 건 새로운 현상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한국의 여성 기업인이 패러글라이더를 타던 중 악천후에 휘말려 북한에 불시착. 그곳에서 북한 병사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로, 주인공 여성이 북한 병사한테서 도망치기 위해 지뢰밭을 아랑곳하지 않고 내달린다거나, 북한 병사들이 죄다 어리바리하게 행동하는 등 황당한 코믹 요소들 덕분에 시작부터 눈을 떼기가 힘들다.
<이태원 클라쓰>는 한국의 웹툰이 원작(일본에선 카카오 재팬이 운영하는 만화 웹에서 ‘롯폰기 클라쓰’라는 제목으로 로컬라이즈화 되어 공개). 한국 최대의 외식 기업 ‘장가’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그곳 경영자의 아들에 의해 교통사고로 죽었음에도 가짜 범인을 내세워 은폐하려 한 것 때문에 장가 회장 부자에게 복수를 하려는 주인공이, ‘달콤한 밤’을 뜻하는 호프집 ‘꿀밤’을 운영. 동료들과 함께 장가를 능가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두 작품 다 엄청 재밌어서, 일본에서도 여러 유명 인사들이 절찬하고 있고, 넷플릭스 인기 랭킹에서도 두 작품 모두 연일 톱클래스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왜 획기적인 것일까?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는 (원래) 젊은이들이 즐겨 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재밌기만 하면 히트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다 – 기존의 윈도우 전략과 그 문제점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에서의 제1차 한류 붐은 <겨울연가>(일본에선 2003년부터 방영)로 시작됐다.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는 중년 여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전개되어 왔다.
게다가 그 윈도우(하나의 컨텐츠를 가지고 기간을 달리해 다양한 매체로 선보이는 전략)는 오랫동안 고정되어 왔다.
우선 CS(위성방송)의 ‘KNTV’ 등 전문 채널에서 방영하고, 그 다음에 DVD로 판매한 뒤, DVD 렌탈을 개시, 그 뒤에 지상파로 방송... 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즉, 한국 드라마를 가장 빠르게 일본어로 보고 싶은 열성 팬은 유료 CS 채널을 계약하고, 돈을 지불할 것까진 없다고 생각하는 층은 한국 방영 이후 2~3년 늦게 일본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것을 보는 식이었다.
지상파에서 한국 드라마는 학생, 직장인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방영하지 않고, 중간 광고들 역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식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그 내용이 재밌어도 일본의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볼 수 있게끔 하는 환경이 아닌 것이다.
■ 넷플릭스와 Abema의 등장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필자는 이전에 사이버에이전트가 운영하는 영상 배급 서비스 ABEMA의 ‘한류, 화류(華流) 채널’, ‘K WORLD’라는, 한국 컨텐츠를 스트리밍하는 채널의 프로듀서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ABEMA에선 한국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등이 중년여성 말고도 좀 더 젊은 10~20대 시청자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었는데, 한국 방송사측 직원도 ABEMA의 시청자 데이터를 보고서 “이렇게 젊은 사람들도 보고 있는 건가요?”라며 놀랐다고 한다.
원래 한국 드라마 관계자들 가운데에는 <겨울연가> 이후 2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르면서 “일본에서의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이 고령화됐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하는데, 앞서 언급한 기존의 윈도우 전략으로는 새로이 젊은 시청자층을 개척하기가 어려웠다.
헌데 젊은 유저층을 갖고 있는 ABEMA.--기존 윈도우 전략의 가장 끄트머리 위치에서, 한국 방영 후 2~3년 지난 한국 드라마를 라이트 유저들에게 스트리밍, 그리고 기존 윈도우를 뛰어넘어 순식간에 전 세계 동시 배급권을 사들이는 넷플릭스가 등장함으로써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내용물이 아무리 좋아도 윈도우 전략의 문제로 인해 특정층 외에는 전달되지 않았던 컨텐츠가 폭넓은 층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K-POP과 한국 패션, 화장, 음식에 이어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팝컬처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이점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에 비하면 대단한 뉴스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5년, 10년 단위로 지켜본다면 일본의(그리고 아시아의) 영상 산업과 서브컬쳐에 있어서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사랑의 불시착>은 일종의 착오로 인해 생겨난 기적의 러브스토리인데, 그 작품 자체가 가져올 영향 또한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까지 커질 거란 예감이 든다.
글: 이이다 이치시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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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넷플릭스 덕분에 일본도 내수용 드라마 애니가 아닌 보다 해외에서 먹히는 작품들도 만드는것 같아서 서로가 윈윈 같기도 하네요


기사 번역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러나 사랑의 불시착 재미있나 보네요. 아직 안 봤는데 넷플릭스에서 한 번 봐야 겠어요 ㅎㅎ

ㅎㅎ 사랑의 불시착... 새벽에 케이블로 재방송보고 있는데 넘넘 웃겨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