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Memento, 2000) 8월19일 재개봉 소식 및 관람후기(노스포)
8월26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개봉에 앞서 그의 대표작들인 <인셉션(2010)>, <메멘토(2000)>가 8월12일, 8월19일 차례로 재개봉됩니다. 올해 1월과 3월에 한차례씩 재개봉됐던 영화로 한 번씩 영화관에서 다시 봤는데 후기를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메멘토>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로 매우 독창적인 각본과 연출, 편집방식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고, 놀란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한 작품입니다.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 <인터스텔라> 등 많은 작품이 동생인 조나단 놀란과의 공동 각본인데 <메멘토>는 조나단 놀란의 단편소설 <메멘토 모리>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각색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9백만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든 작품으로 북미 누적 2천5백만달러, 전세계 누적 약 4천만달러로 흥행에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주인공 레너드는 아내가 강도들에 의해 살해당한 충격으로 과거의 기억은 있으나 최근 일어난 일은 10분이상 기억을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립니다. 영화에서는 살인범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중요한 단서들을 자신의 몸에 문신으로 새겨 넣고 주변 인물들, 장소, 사건들을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메모를 적어 기록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줍니다. 총 45개의 컬러와 흑백화면이 교대로 나오는데 컬러화면은 현재로부터 시간의 역순, 흑백화면은 과거로부터 시간 순서의 장면을 보여줍니다. 영화 끝부분에서 두 개의 시점이 만나게 되고 관객들은 그 때서야 모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 국내 개봉한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도미노>에서 주연을 맡았고 <프로메테우스>, <아이언맨3> 등에 출연한 가이 피어스가 열연을 보여주었고, <매트릭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캐리 앤 모스가 레너드를 도와주는 의문의 여인으로, <나쁜녀석들 2>, <나쁜녀석들 포에버>의 조 판트리아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사역할로 출연합니다. 가이 피어스는 <메멘토>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데 비해 이후 이렇다하게 성공한 작품이 없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단기기억상실증 환자의 복수극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중요한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몸에 문신을 새겨 넣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기록하는 장면들이 영화 개봉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고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 순서가 아닌 현재와 과거의 교차 편집 방식으로 관객이 스토리를 따라가기 조금은 어려운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소재, 스타일과 편집 방식이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메멘토 상영 이후부터 놀란 감독의 열광적 팬들이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탁월한 각본과 촬영, 편집으로 제작한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놀란 감독의 초기 대표작으로 영화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편집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컬러와 흑백장면이 시간역순, 시간순으로 반복한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조금은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따라 가실 수 있을겁니다.
개봉하면 다시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