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워터스
(스포 있습니다)
익무 시사로 다크 워터스를 보았습니다.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꽤 화려하지만 영화는 그 쟁쟁함을 휘두루지 않고 그들의 장기-당연히 연출과 연기-를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감정의 높낮이가 인위적이지 않고, 쉽게 사이다를 주지 않는-현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지만 너무나 현실적인-영화의 no msg 전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벽녘을 떠올리게 하는 서늘한 푸른 색감을 활용하며, 이쯤해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어떤 부분을 더 극적으로 엮어야지 하는 욕심을 버린 채로 120여분간 고발하려는 사건과, 그 사건을 오랜 세월동안 담당해온 주인공 변호사, 그리고 피해지역 주민의 이야기로 시간을 꽉 채웠습니다.
1990년대 초 피해 농부와 주인공 변호사의 인연을 시작으로 듀퐁사를 상대로 소송, 듀퐁사가 ㅇ먹으라고 보내준 어마무시한 자료 더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핵심 키워드 단어를 찾게 되고, PFOA 혹은 c8이라 불리는 인공화학물질이 문제의 주범임을 파악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을 포함한 코팅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전세계 국가에 PFOA물질의 정체와 유독성에 대한 진실이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2010년대까지,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중입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인연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어렵고 힘든 상황이 연속되었다는 것을 영화속에서 덤덤히 보여주었기에 보는 입장에서 뒷맛이 더욱 서늘하고 찌릿했습니다. 인공화학물질 c8로 인한 부작용은 충격적이었고, 거대기업의 전방위적 횡포는 진정으로 추악했습니다. 한명의 변호사와 피해자집단은 너무나 연약해 보였습니다. 그들이 밝히지 않았다면 주인공 변호사는 안정적인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누렸을 것이고 거대기업은 진실을 덮었을 것이며 지역주민과 동물들은 이유도 모르는 채로 죽어갔을 것입니다. 그 피해가 전세계로 퍼질 수 있다는건 알 수도 없었을 것이구요.
영화의 마지막 즈음엔 굉장히 반가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엔딩에선 실제 피해자들 중 몇명이 영화의 등장인물로 출연했다고 알려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영화가 피해지역 주민들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재미가 있다고 할만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지루한 작품 또한 아니었습니다. 몇몇 장면은 영화 톤에 안어울리게 좀 튄다싶기도 했고 앤 해서웨이는 기대에 비해 역할이 작아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는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마크 러팔로의 모습들과 마지막 주유소 장면이 계속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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