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키안 스킴' 후기..감독의 별난 개성과 취향 작렬

국내에서도 제법 흥행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이전 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비슷하게, 구시대적이면서 초현실적인 세계관에서 초호화 캐스팅의 배우들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연기를 펼치는 영화예요.
돈만 아는 냉혈 사업가 자자 코다가 암살 위기에서 겨우 살아난 뒤, 소원했던 딸을 후계자로 삼기 위해 자신의 곁으로 불러오는데요. 견습 수녀인 그 딸도 아버지 못잖게 냉소적이지만, 조금씩 둘 사이가 살가워지면서 자자의 인생관이 바뀌게 됩니다. 그 와중에 자자를 노리는 폭탄에 사람 신체가 펑펑 터져나가는 살벌한 음모가 진행되는데, 그와 어울리지 않게 모든 캐릭터가 나사 빠진 듯 엉뚱한 행동으로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별난 코믹 스릴러가 됩니다.
강박증이 느껴질 정도로 정밀한 좌우대칭 미장센과 2차원적 카메라 트래킹 등 감독의 스타일은 여전하고, 소품으로 등장하는 고전 회화, 서적, 음악 등 감독 취향이 고스란히 보이는 이스터에그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보는 재미가 많습니다.
다만,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와 무지막지한 화면 속 정보량의 홍수 때문에 가볍게, 차분하게 즐기긴 어려운 영화네요. 머리가 좀 아플 지경이었어요. 해외 평 중 "영화 두 편을 동시에 보는 것 같다"가 있었는데, 그 말이 이해됩니다.
베니치오 델 토로가 오랜만에 비중 있게 카리스마적인 캐릭터 연기를 펼치고, 그의 딸 역 신예 미아 트리플턴이 톡톡 튀는 매력을 펼쳐서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거기에다 잠깐씩 등장하는 스타 출연진을 확인하는 재미도 좋습니다. 웨스 앤더슨 영화 좋아한다면 극장에서 꼭 보세요.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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