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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2010)/ 세상을 지키는 소금

해리엔젤 해리엔젤
875 5 4

스포있어요.

 

 

 

 

 

 

img (1).jpg

<솔트>. 제목부터 재밌습니다. 액션 스릴러인데 제목이 '소금'이라고? 물론 이는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주인공 이름이 '에블린 솔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예. 포스터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의 원맨쑈입니다. 감독 역시 액션 스릴러 잘 찍기로 유명한 필립 노이스다보니, 영화로서의 재미는 확정보장이죠. 하지만 분명 더 멋진 제목을 붙일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솔트'라는 두 글자를 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박아놓은 이유는 뭘까요. 

 

솔트, 그러니까 소금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소금의 상징적 의미를 언급한 대표적인 서적이라면 역시나 성경이겠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경구에서 볼 수 있듯이, 소금은 세상의 부패와 변질을 막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순수한 존재를 의미합니다. 뭣보다 소금은 인류의 생존 그 자체를 책임지는 물질이죠.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문명은 하나도 빠짐없이 소금으로 굴러 갔습니다. 솔트는 핵전쟁을 일으켜 세상을 사실상 멸망시키려는 악당들을 물리침으로서, 인류 문명의 유지라는 소금의 가장 기본적면서 중요한 역활을 수행해냅니다. 예, 솔트의 본질은 그 이름처럼 소금같은 존재입니다. 

 

소금이 변하지 않는 순수함, 정결함을 상징한다는 걸 생각해볼 때, 영화의 악역 입장에서 솔트는 이미 변질된 존재입니다. 러시아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어릴 적부터 이중 스파이로 길러진 그녀는 작전 중 포섭 대상이었던 남편과 정말로 사랑에 빠졌고, 그가 살해당하자 바로 조직을 배신합니다. 솔트에게 작살나는 그들 입장에선 그녀가 어릴 적의 순수함-미국을 파멸시키고 러시아의 영광을 되찾는다-을 잃었다고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모든 걸 받아줬던 남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자신의 이름처럼 정결하게 관철해냈다고 볼 수도 있을겁니다.​

 

어쩌면 솔트의 전사로서의 각성은 소금의 정제 과정에 대한 은유일 수 있습니다. 불순물이 많이 들어간 소금은 불량품일 뿐더러 먹을 수도 없고 다른 식품의 살균과 보관 저장의 촉매역활도 할 수 없죠. 이중신분, 사랑하는 남편, 심지어 귀여운 애완견마저도 그녀가 순수하고 깨끗한 소금이 되는데 있어 불순물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영화 내내 그녀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신 주변을 정리하게 됩니다. 바로 정제의 과정이죠. 그리고 마지막 순간,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임무를 완수해내는 완벽한 인간병기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게됩니다. 예, 이제 솔트는 100% 순도의 소금이 되었습니다.

 

2010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나쁘지 않은 평가와 흥행에도 불구하고 속편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본편만 보면 거의 배드엔딩에 가깝게 끝납니다. 동료 하나가 솔트를 믿어줘서 가까스로 도망은 칠 수 있게 됐지만, 모든 걸 잃은 그녀에게 남은 건 대통령 저격미수범이라는 무시무시한 딱지와 세상의 어두운 뒷구석을 숨어다니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자들을 끊임없이 처단해야만 하는 수라의 길이죠. 

 

그런데 저는 이 엔딩이 너무나 맘에 듭니다. 추운 겨울 포토맥강으로 몸을 던진 그녀는 가까스로 헤엄쳐서 빠져나와 어두운 숲길을 달립니다. 물에 빠진 소금은 녹아 사라집니다. 다시 한번 건조되어 소금의 형태를 가지게 될 때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테죠. 하지만 혹독한 시련을 겪고 정제된 그녀의 전사로서의 본질은 앞으로 더욱 강한 짠 맛을 내게 될겁니다. 바로 세상을 지키는 소금으로서 말이죠.

 

<솔트>,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잘 지은 제목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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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후속편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졸리는 이젠 못하겠지만 성형수술 햇다고 치고 이야기를 이어 나가 줬으면 해요 ㅎㅎ
01:51
1일 전
profile image 3등
각본 초고에서는 에드윈 솔트라는 남자주인공 이야기로 톰크루즈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사정상 바뀌었다고 합니다.
극장에서 재미나게 본 입장에선 바뀐게 훨씬 다행이다 싶긴 한데 저도 후속이 없어서 아쉽네요...
11:20
1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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