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밝힌 영화 <콘클라베> 제작 비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의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연출한 신작 <콘클라베>는 차기 로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권력 다툼과 정치적 음모를 다룬 미스터리 영화다.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총 8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피터 스트로갠(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각본가)이 각색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버거 감독이 미국 개봉을 앞두고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작 비화를 밝혔다.
버거 감독이 이번 작품에 끌린 결정적 이유는, 주인공 로렌스가 '의심'에 대해 말하는 장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추기경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의심,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의심, 그리고 그런 의심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스피치가 영화에 나온다"며, "감독으로서 나는 항상 단호하고 명확한 사람처럼 행동하려 했지만, 사실 의심은 늘 존재해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히려 몇 년 전부터 그 '의심'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영화는 팀 스포츠이기에 오히려 의심을 공유하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촬영 전, 배우 랄프 파인즈와도 바로 이 '의심'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제가 이 영화에서 관심 있는 것이 범죄 수사극적인 요소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여정인지 물었습니다. 저는 주저 없이 '의심의 여정'이라고 답했고, 그는 완전히 동의했죠"
감독은 그런 주제를 반영하기 위해 촬영 계획을 사전에 짜 두었지만, 랄프 파인즈의 연기에 따라 현장에서 카메라 구도와 촬영 방식을 유동적으로 바꾸어갔다고 설명했다. "그의 눈과 움직임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해석하고, 그에 맞춰 촬영했어요. 카메라는 단지 그의 내면을 포착하는 도구였죠" 실제로 영화 속에서 랄프 파인즈는 로렌스의 내면 갈등을 섬세한 표정으로 표현해내며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이 외에도 존 리스고, 스탠리 투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대결이 영화의 백미다. 특히 등장 분량은 적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수녀 아녜스 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버거 감독은 "그녀는 남성들 사이에서 결정을 돕는 존재다. 늘 조용히 듣고, 관찰하며, 카리스마와 존재감을 갖춘 배우가 필요했다. 이사벨라 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콘클라베>는 명배우들의 연기, 뛰어난 연출, 그리고 흥미진진한 전개로 종교적 권력의 이면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감독으로서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의심’을 받아들이기로 한 에드워드 버거의 성찰은 영화 곳곳에 묻어나 있으며, 그 섬세한 연출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종교와의 개인적 관계를 묻는 질문에, 버거 감독은 "나는 모태 개신교이지만, 교회에서 얻는 것이 적어 자주 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절이나 교회, 시나고그(유대교의 회당), 모스크(이슬람의 예배당)가 없다면 역사와 전통, 사회적 정체성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며, "결국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폐쇄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 이건 기업의 이사회일 수도, 정치의 현장일 수도 있다. 나는 이런 권력 구조와 역학, 사람들은 어떻게 말을 움직여 ‘다음 보스’가 되려 하는가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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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명깊게 본 영화였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