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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Green Was My Valley (1941) 존 포드감독의 서정적인 비극의 가정사.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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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일랜드사람을 만나서

존 포드감독의 아일랜드의 연풍이라는 영화가 얼마나 진짜 아일랜드의 모습을 담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그것은 존 포드감독의 공상이며, 아일랜드의 모습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하였다.

존 포드감독은 리얼리즘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서정성의 관점에서 영화를 만든다. 

심지어는 분노의 포도라는 정치적인 리얼리즘소설을 영화화하면서도

그는 감성에 호소하는 명상적인 작품을 만든다.

이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또한 비슷한 유형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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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19세기쯤 되는 영국 웨일즈 탄광지대를 무대로 한다.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탄광지대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탄광지대 주민들의 삶을 리얼리즘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그들의 삶을 그려낸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답게 그린대도,

그들의 삶을 무슨 산 속에 묻혀 살아가는 유토피아의 주민들로 그릴 수는 없다. 

고단하고 힘들고 고난의 연속인 삶인 것인 분명하니까. 

이 영화에서도 탄광주민들의 삶을 그렇게 비참하게 그린다. 

이것이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는 이유는, 그 속에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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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드 감독 영화에 가족은 무척 많이 나온다.

거의 그의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들 가운데 하나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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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가족은 신성하다.

소년의 눈에도 탄광주민들의 삶은 비참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계시고, 가족들이 있고, 비참함으로부터 빛으로 소년을 격리시켜주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있다.

이 영화에는 암묵적으로 화자가 있다. 바로 

어른이 된 소년이다. 이 소년의 회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이 영화다. 

이 영화에는 노스탤지어, 다시는 회복되지 못할 가정이라는 것의 상실, 아련함,

고난한 삶을 이겨내면서 가족이라는 것을 지탱해가는

기둥이 되어준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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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존 포드감독의 상상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아무리 대가라도 상상만으로 이렇게 생생하고 아름답게는

못 그린다. 아마 본인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하나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움직여나가는 영화가 아니다. 소년의 일상을 여기저기 보여주면서,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이라는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영화다. 

 

정의로우면서도, 소년에게 자상하게 넓은 세계를 알려주는 젊은 목사는 탄광촌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탄광촌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의 누나는, 그 목사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그녀는 마을의 부자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다. 그녀는 목사를 찾아가 자기와 결혼해달라고 말한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일신상의 안락함이나 호화로운 삶같은 것은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목사는 괴로워하면서도 이를 거절한다. 누나가 슬퍼하면서도 부자와 결혼하는 것을 보면서, 소년은

누나도 목사도 이해하고 동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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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아름다웠던 자기 누나를 기억하는 모습은 찬란하다.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는 이십대 초반에,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누나가 너무 안타깝다. 너무나 아름다운 누나라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소년의 형들은 자라면서, 탄광촌 주민들의 비참한 삶을 극복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깨닫게 된다. 

보수적인 아버지는 이를 반대한다. 형들과 아버지는 서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형들은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나간다. 소년은 아버지와 대립하고 가정을 깨뜨리는 형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형들의 모습이 이렇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형들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소년의 굳건했던 가정은 이렇게 시간과 더불어 붕괴되기 시작한다. 아직 어린 소년만이 아버지와 함께 남는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조각도로 깊게 파서 새기듯이 투명하고 선명하게 그려내는 것이 이 영화다. 

냉담하고 객관적이기보다는 감성과 노스탤지어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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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아버지는 돌아가신다. 

엘레베이터가 와서 열리자 아버지의 시체가 눈에 보인다. 예수처럼 십자가에 매달린 모양을 하고 계신다. 

이것은 한 눈에 보아도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이 장면은 아주 엄숙하고 아름답고 찬란하다. 이 영화와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 영화는 마부다.

 

이 영화는 지금 부당하게 욕을 먹고 있다.

바로 시민 케인과 같은 해에 아카데미 감독상에 경쟁하여서 수상한 때문이다. 

시민 케인이 이 영화와 비교해서 까마득히 위에 있는 영화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지금 두 영화가 나온다고 해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가 수상하리라. 

대가급 퀄리티가 충만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답고, 감동을 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가 훨씬 더 좋다. 

영화가 훨씬 더 안정적이다.

나같아도, 

중이병적이고 굉장히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시민 케인보다 이 영화에 표를 던지겠다. 

시민 케인이 후에 평가가 올라가서 그렇지, 그 전에는 이 영화의 평가가 더 좋았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사람들이 '당연히 시민케인이 상을 탈 거야'하고 있는데, 깜짝쇼로 시민 케인을 물먹인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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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atine
    Sonatine

  • 이상건
  • golgo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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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시민 케인과 비교되면서 영원히 까이는 영화네요.^^

12:38
1시간 전
BillEvans 작성자
golgo
이 영화를 보기나 하고 까는 지 모르겠습니다.
12:46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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