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5
  • 쓰기
  • 검색

How Green Was My Valley (1941) 존 포드감독의 서정적인 비극의 가정사.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43854 3 5

images (1).jpg

images (2).jpg

images.jpg

 

언젠가 아일랜드사람을 만나서

존 포드감독의 아일랜드의 연풍이라는 영화가 얼마나 진짜 아일랜드의 모습을 담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그것은 존 포드감독의 공상이며, 아일랜드의 모습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하였다.

존 포드감독은 리얼리즘이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서정성의 관점에서 영화를 만든다. 

심지어는 분노의 포도라는 정치적인 리얼리즘소설을 영화화하면서도

그는 감성에 호소하는 명상적인 작품을 만든다.

이 영화,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또한 비슷한 유형의 작품이다.

images (4).jpg

images (5).jpg

 

아마도 19세기쯤 되는 영국 웨일즈 탄광지대를 무대로 한다.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탄광지대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탄광지대 주민들의 삶을 리얼리즘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그들의 삶을 그려낸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답게 그린대도,

그들의 삶을 무슨 산 속에 묻혀 살아가는 유토피아의 주민들로 그릴 수는 없다. 

고단하고 힘들고 고난의 연속인 삶인 것인 분명하니까. 

이 영화에서도 탄광주민들의 삶을 그렇게 비참하게 그린다. 

이것이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는 이유는, 그 속에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images (3).jpg

존 포드 감독 영화에 가족은 무척 많이 나온다.

거의 그의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들 가운데 하나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Donald Crisp in How Green Was My Valley.jpg

이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가족은 신성하다.

소년의 눈에도 탄광주민들의 삶은 비참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계시고, 가족들이 있고, 비참함으로부터 빛으로 소년을 격리시켜주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있다.

이 영화에는 암묵적으로 화자가 있다. 바로 

어른이 된 소년이다. 이 소년의 회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이 영화다. 

이 영화에는 노스탤지어, 다시는 회복되지 못할 가정이라는 것의 상실, 아련함,

고난한 삶을 이겨내면서 가족이라는 것을 지탱해가는

기둥이 되어준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가득 차있다. 

images (6).jpg

images (7).jpg

images (8).jpg

images (9).jpg

images (10).jpg

images (11).jpg

 

이것은 존 포드감독의 상상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아무리 대가라도 상상만으로 이렇게 생생하고 아름답게는

못 그린다. 아마 본인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하나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움직여나가는 영화가 아니다. 소년의 일상을 여기저기 보여주면서,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이라는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영화다. 

 

정의로우면서도, 소년에게 자상하게 넓은 세계를 알려주는 젊은 목사는 탄광촌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탄광촌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의 누나는, 그 목사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그녀는 마을의 부자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다. 그녀는 목사를 찾아가 자기와 결혼해달라고 말한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일신상의 안락함이나 호화로운 삶같은 것은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목사는 괴로워하면서도 이를 거절한다. 누나가 슬퍼하면서도 부자와 결혼하는 것을 보면서, 소년은

누나도 목사도 이해하고 동정한다. 

1_jSFr0pfB7pH6Q2zc9Brsyg.jpg

189px-How_Green_Was_My_Valley_3.jpg

how-green-my-valley-maureen-o',hara-roddy-440nw-1586837a.jpg

how-green-was-my-valley.jpg

 

소년이 아름다웠던 자기 누나를 기억하는 모습은 찬란하다.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는 이십대 초반에,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누나가 너무 안타깝다. 너무나 아름다운 누나라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소년의 형들은 자라면서, 탄광촌 주민들의 비참한 삶을 극복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깨닫게 된다. 

보수적인 아버지는 이를 반대한다. 형들과 아버지는 서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형들은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나간다. 소년은 아버지와 대립하고 가정을 깨뜨리는 형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형들의 모습이 이렇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형들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소년의 굳건했던 가정은 이렇게 시간과 더불어 붕괴되기 시작한다. 아직 어린 소년만이 아버지와 함께 남는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조각도로 깊게 파서 새기듯이 투명하고 선명하게 그려내는 것이 이 영화다. 

냉담하고 객관적이기보다는 감성과 노스탤지어에 차 있다.

MV5BNDg5MzM0OTQ5M15BMl5BanBnXkFtZTcwOTQwNTYwOA@@._V1_QL75_UX177_.jpg

탄광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아버지는 돌아가신다. 

엘레베이터가 와서 열리자 아버지의 시체가 눈에 보인다. 예수처럼 십자가에 매달린 모양을 하고 계신다. 

이것은 한 눈에 보아도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이 장면은 아주 엄숙하고 아름답고 찬란하다. 이 영화와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 영화는 마부다.

 

이 영화는 지금 부당하게 욕을 먹고 있다.

바로 시민 케인과 같은 해에 아카데미 감독상에 경쟁하여서 수상한 때문이다. 

시민 케인이 이 영화와 비교해서 까마득히 위에 있는 영화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지금 두 영화가 나온다고 해도,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가 수상하리라. 

대가급 퀄리티가 충만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답고, 감동을 준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가 훨씬 더 좋다. 

영화가 훨씬 더 안정적이다.

나같아도, 

중이병적이고 굉장히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시민 케인보다 이 영화에 표를 던지겠다. 

시민 케인이 후에 평가가 올라가서 그렇지, 그 전에는 이 영화의 평가가 더 좋았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사람들이 '당연히 시민케인이 상을 탈 거야'하고 있는데, 깜짝쇼로 시민 케인을 물먹인 것이 아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Sonatine
    Sonatine

  • 이상건
  • golgo
    golgo

댓글 5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시민 케인과 비교되면서 영원히 까이는 영화네요.^^

12:38
24.10.19.
BillEvans 작성자
golgo
이 영화를 보기나 하고 까는 지 모르겠습니다.
12:46
24.10.19.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오슨 웰즈는 자연스럽게 영화를 만들 줄 모릅니다. 큰 흠결이라고 생각합니다.
23:08
24.10.1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휴 잭맨 <데드풀과 울버린> “댄스 씬 놓쳐 아쉬워” 1 카란 카란 19분 전22:00 112
HOT <토이 스토리 5> “인상적인 버즈 오프닝으로 시작”..... 1 카란 카란 21분 전21:58 109
HOT 열혈검사)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3 coooool 31분 전21:48 119
HOT 애니메이션 <앤 셜리> 오프닝 공개 2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1:08 216
HOT <퇴마록> 관객 50만 돌파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20:21 417
HOT 저드 애퍼타우, 글렌 파웰 신작 코미디 연출 예정 - 상세기사 1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222
HOT 숀 레비 '스타워즈 스타파이터' 라이언 고슬링 주... 2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310
HOT 마동석 서현 팔꿈치대결 2 e260 e260 2시간 전19:27 716
HOT [넷플릭스] 2025년 5월 전반기(1~15일) 넷플릭스 종료 예정... 2 deskiya deskiya 4시간 전18:02 690
HOT 마블 <블레이드>는 어떻게 된 걸까? 7 카란 카란 4시간 전17:22 1437
HOT 할리 조엘 오스먼트, 반유대인 비하 발언을 사과 3 시작 시작 4시간 전17:21 705
HOT [아마추어] 보자마자 초단평 2 다솜97 다솜97 5시간 전17:15 642
HOT HBO가 준비 중인 ‘해리 포터’ 시리즈, 세 가지 핵심 질문 4 카란 카란 12시간 전09:29 1638
HOT ‘수퍼맨‘ 공식 프로모 포스터들 3 NeoSun NeoSun 6시간 전15:31 1022
HOT <마리아> 좋습니다 영화 2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6 624
HOT <프레데터: 킬러 오브 킬러스> 공식 예고편ㅣ디즈니+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5:17 1201
HOT 박은빈 스케쳐스 25SS 화보 1 NeoSun NeoSun 7시간 전15:05 687
HOT (약스포) 청설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7시간 전14:35 396
HOT [씨너스: 죄인들] 시네마스코어 점수 A 5 시작 시작 8시간 전13:54 748
HOT 'Warfare'에 대한 단상 11 네버랜드 네버랜드 12시간 전09:45 973
1173262
image
아닛짜 7분 전22:12 45
1173261
image
카란 카란 8분 전22:11 70
1173260
image
카란 카란 19분 전22:00 112
1173259
image
카란 카란 21분 전21:58 109
1173258
normal
coooool 31분 전21:48 119
1173257
image
NeoSun NeoSun 45분 전21:34 137
1173256
image
NeoSun NeoSun 47분 전21:32 116
1173255
image
NeoSun NeoSun 52분 전21:27 142
1173254
image
NeoSun NeoSun 52분 전21:27 109
1173253
normal
Sonatine Sonatine 1시간 전21:17 93
1173252
normal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1:08 216
1173251
normal
totalrecall 1시간 전20:59 260
1173250
image
선선 1시간 전20:47 155
1173249
normal
hh9910167 1시간 전20:35 625
1173248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20:21 417
117324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5 449
117324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2 304
117324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222
117324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11 310
117324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00 230
1173242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7 716
1173241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7 234
1173240
image
e260 e260 2시간 전19:26 197
1173239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9:16 416
1173238
image
deskiya deskiya 4시간 전18:02 690
1173237
normal
golgo golgo 4시간 전17:41 315
1173236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7:22 1437
1173235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7:21 705
1173234
normal
다솜97 다솜97 5시간 전17:15 642
1173233
image
밀크초코 밀크초코 5시간 전16:27 690
1173232
image
뚠뚠는개미 6시간 전15:46 624
117323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31 1022
117323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5:29 707
1173229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5:17 1201
1173228
normal
상사사상 7시간 전15:10 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