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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52] 슬래셔의 새로운 도전 - 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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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 (2024)
슬래셔의 새로운 도전


2024년, 실험적인 슬래셔 영화 한 편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크리스 내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가 그 주인공이죠. "슬래셔 장르에 무슨 실험이야? 그 놈이 그 놈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다른 방식의 난도질을 보고 싶어하는 호러 팬들에게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스토리를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창고 같은 장소에서 목소리만 들립니다. 그리고 땅에 묻혀 있던 시신이 되살아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과거에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조니란 이름의 남자였고, 분명히 죽여서 땅에 묻었는데 관객은 결코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시 기어 나온 것이죠. 왜 나왔을까요? 당연히 살인을 위해서죠. 죽음에서 부활한 그의 유일한 목적은 죽이는 것입니다.


<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를 실험적인 영화라고 했는데요. 이 영화의 실험성은 살인마의 1인칭 시점입니다. 영화는 전형적인 슬래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철저히 살인마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죠. 존 카펜터의 <할로윈> 도입부를 떠올려보세요. 그 살인마의 시점이 이제는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마치 우리가 살인마의 눈이 되어 먹이를 찾아 숲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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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롱테이크로 숲속을 걷는 살인마의 뒤를 따라다니며 관찰하게 되고, 그가 무기를 고르고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합니다. 이는 불편하면서도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더 놀라운 건, 피떡칠 영화임에도 해질 무렵의 황금빛 햇살 같은 자연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이 대조는 마치 장미꽃밭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보는 듯한 기묘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물론 이런 시도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닙니다. 우리는 <피핑 톰> <블랙 크리스마스>와 같은 고전 호러 영화에서 일부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고, 2012년에 나온 <매니악> 리메이크는 살인마의 시점으로 전체 이야기를 진행한 전례가 있었죠.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스타일은 아니란 의미죠. 영화의 전체적인 톤과 스타일은 1983년에 나온 <앙스트>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앙스트>는 정신병원에서 풀려난 살인마의 하루를 카메라가 쫓아다니는 스타일로 찍은 영화로, 당시 굉장히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는 이와 유사한 스타일과 톤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건 슬래셔 장르에서 이런 시도는 여전히 파격적이라는 점입니다. 마치 클래식 음악에 헤비메탈을 접목한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이런 스타일이 모든 슬래셔 팬들에게 환영받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내러티브에 익숙한 관객들은 이 영화를 꽤 지루하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대사가 거의 없고 사건 진행이 느려, 슬래셔 영화의 빠른 템포와 긴박감을 기대하는 이들에겐 실망스러울 수 있죠. 마치 액션 영화를 보러 갔다가 2시간짜리 명상 영상을 보게 된 것 같은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본다면, 영화가 보여주는 살해 장면들은 그야말로 화끈한 볼거리가 됩니다. 특히 요가를 하다 살해당하는 장면은 창의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요소를 가미해, 최근 몇 년간 본 최고의 살해 장면 중 하나로 손꼽을 만합니다. 요가의 어려운 동작을 연상시키듯, 목을 부러뜨리고 갈고리에 걸어 당겨서 구멍이 난 배를 통과해 등으로 끄집어내는 장면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묘하게 예술적입니다. 사실적인 특수 분장의 완성도도 뛰어나 끔찍한 상황에서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해부학 그림을 재현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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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는 슬래셔 영화의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그 안에서 새로운 변화와 과감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합니다. 살인마의 시점은 그 자체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정체되어 가던 슬래셔 스타일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마치 오래된 나무에 새 가지가 돋아난 것처럼 말이죠.


이런 이유로 <인 어 바이올런트 네이처>는 2024년 주목할 만한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호러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화인 것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호러 마니아라면, 이 색다른 경험을 한 번쯤 해볼 만합니다. 

 

덧붙임...


1. 영화는 대규모 재촬영을 하면서 완성이 되었습니다. 크리스 내쉬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영화 분량의 70%는 재촬영이 이루어진 결과물이라고 하는군요. 배우가 건강 문제로 하차하면서, 교체가 되어야했고 감독 역시 자신의 고집으로 원하는 비주얼을 얻고자 고향에서 촬영을 하고 싶어 해서 재촬영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2. 조니 역을 맡은 라이 배럿은 살인마 마스크가 크리스 내쉬 감독에 의해 디자인되었다고 밝혔는데요. 마스크에는 가시성 특징이 다른 몇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난감했던 부분이 고글 부분의 김 서림과 가시성이었는데, 움직임의 타이밍을 잘 조절하면서 특정 위치를 기억해야만 김 서림을 어느 정도 방지를 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3. 조니를 피해 숲을 빠져 나온 크리스를 태워주는 여성 운전자는 <13일의 금요일 2>에서 비키 역을 맡았던 로렌 마리 테일러입니다. 이 마지막 장면의 대화와 엔딩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크리스 내쉬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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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시점 호러가... 매니악도 있긴 했었네요. 그러고보니..^^

12:09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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