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신들의 황혼 노스포 리뷰
잭 스나이더 만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감독이 또 없지 싶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호'인 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의 커리어라 침체기라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리그 이후로 잭이 넷플릭스가서 만든 작품들 전부 별로거나 잘쳐줘봐야 그저그런 범작 정도라고 봅니다.
역대급 고구마 전개를 보여준 아미 오브 더 데드(왜 잭동님의 작품에서 영화 '반도'에서나 볼법한 K-신파의 향이 나는지....)
과도한 슬로모션 남발에 폼은 있는대로 잡지만 내용부터 액션까지 뭐하나 알맹이가 없이 진부하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던 레벨문
넷플릭스 온 이후로 하나같이 똥볼만 차는 감독이라 잭이 애니메이션 만든다고 했을때도 심드렁 했는데 그래도 일단 찜은 해놨다가 주말에 할꺼 없어서 별 기대없이 보게된 작품입니다.
그렇게 별 기대없이 봤는데......
이 작품 의외로 잘만들었습니다.
1. 잭 스나이더 작품인데 의외로 서사가 괜찮다?!
반전에 반전, 통수에 통수를 거듭하는 전개가 좋았고 작중 후반부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의 배경서사와 '진짜 의도'가 드러나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잭 스나이더가 기획과 제작을 맡았고 1화와 8화 연출을 맡았다고 했는데 각본은 다른사람이 써서 그런가? 라고 하기에는 나무위키 쪽 정보에는 각본 안썼다고 나오고 로튼 토마토에는 다른 각본가들과 같이쓰긴 했지만 어쨌든 잭도 각본 썼다고 나오는데 어느쪽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2. 파격과 캐릭터 붕괴 그 사이 어딘가
이건 맨 오브 스틸 시절부터 있었던 논란입니다. 슈퍼맨을 그런식으로 묘사한게 파격적이고 참신하다. 새로운 접근이다 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이건 아예 캐릭터 붕괴 수준이다 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죠. 저는 어린시절 슈퍼맨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라서 그런식의 묘사에 '호'를 표했지만 어린시절 북유럽 신화를 읽은터라 이번에는 좀 애매합니다. 일단 북유럽 최고의 미녀 여신인 프레이야가 흑인으로 나오는 것도 솔직히 불호고 과하게 PC를 의식한 설정 아닌가 싶은데 또 마냥 비난하기에는 MCU의 헤임달 같은 사례가 있어서..... (아니 근데 진짜 프레이야 도저히 예쁜줄을 모르겠음)
3. 리미터 풀린 잭 스나이더의 수위. 잔임함 Max 선정성 Max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이 하는 일은 크게 딱 두가지 입니다. 싸우거나 섹스하거나. 사지가 절단되고 내장이 튀어나오고 유혈이 낭자한 묘사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쉬는 시간에는 지금처럼 넷플릭스나 플스가 있던 시절이 아니니 주로 섹스를 하는데 아주 적나라하고 묘사가 다체롭습니다. 애널섹스, 게이, 레즈, 3P, 후배위, 정상위, 야외 플레이 등등.... 다만, 작화가 작화이다 보니 굉장히 과격한 묘사가 나오는데도 체감상 그렇게 잔인하거나 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이게 실사 영화로 나왔으면 넷플릭스 공개 자체가 어려웠을꺼 같은데 애니메이션이니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극에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고 적절히 잘 썼습니다.
4. 의외로 애니메이션 연출에 재능이 있는 잭 스나이더
특히 잭이 직접 연출했다고 하는 1화와 8화가 제법 연출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 였습니다. 또 레벨문때 처럼 슬로모션 남발하면 어쩌나 걱정부터 했는데 의외로 슬로모션이 별로 없어서 놀랐습니다. (아예 없는건 아닌데 정말 하이라이트 장면에나 몇번 나오는 수준. 딱 적절하게 잘 썼음)
리뷰어 '발없는 새'님도 본인의 리뷰 영상에서 "이 양반 의외로 애니메이션 연출에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라고 말씀하셨죠. 2시간 내외의 러닝타임안에 밀도 있게 스토리를 진행해야 하는 영화 연출에는 잼병인거 같은데 애니/드라마는 그런게 덜해서 그런가?
5. 준수한 주제의식
사실 이 애니메이션의 초중반부는 잭 스나이더가 그리도 좋아하는 '7인의 사무라이'와 너무나도 비슷하게 가기 때문에 초반에는 '아오!!! 스나이더! 또무라이냐! 저스티스리그랑 레벨문에서 그 서사 우려먹었으면 이제 그만할때도 됐지 않냐!'라고 생각했지만 후반에 갑자기 드리프트를 시전하면서 본격적인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거기서 이 작품에 대한 제 평가가 상승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그냥 평작 정도로 봄)
그렇다고 뭐 아예 새로운 참신한 내용은 아닙니다.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유명한 '베오울프'에도 비슷한 주제가 나오고 후반부는 약간 게임 '갓 오브 워' 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다만, 그걸 잘 살렸어요
6. 일단 지루하지 않다는 거에서 합격
아미 오브 더 데드때는 영화 반도 보는 줄 알았을 정도로 답답했고 레벨문은 지루해서 졸면서 봤는데 이 작품은 일단 지루하지 않고 제 기준에서 '재미가 있다' 는 점에서 합격. 과도한 슬로모션도 없고 7화에서 또 사연팔이 하는거 빼면 나머지 에피들은 폭풍처럼 휘몰아 칩니다.
7. 여전히 불친절한 설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품 자체는 불친절합니다. 다루는 주제가 북유럽신화와 기독교에 어느정도 배경지식을 요하는 것으로 보이고 주제의식 자체도 그리 가볍지 않은데다 내용 전달 측면에서 여전히 좀 훅훅 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어서 집중해서 제대로 안보면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이 있습니다.
* 총평: 정말 오랜만에 재밌게 본 잭 스나이더 작품. 스나이더는 영화말고 그냥 드라마나 애니 만들어야
* 총점: 8/10
<로튼 평점 비교>
참고로 저는 레벨문 파트1 감독판에는 5점, 파트2 감독판에는 6점을 줬습니다.
GreenLantern
추천인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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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같이 북유럽 신롸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보다보면 아 저 이야기를 이렇게 비틀었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꽤 신경을 썼더군요. 예를 들어 오딘이 라그나로크 이후의 미래를 보는 메타적인 묘사는 정말 좋았구요.
일단 예산문제든 뭐든간에 빈약하기 짝이없던 볼거리가 레벨문의 문제였다면 신들의 황혼은 애니라 그런 게 없어서 좋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유혈과 섹스에 대한 집착이 드라마의 맥을 툭툭끊는건 아쉬웠습니다.
그리지 뭐 ^^
잭 스나이더는 과거 가디언의 전설이라는 장편 애니 감독이기도 했죠.
1화만 잠깐 봤는데... 미국 애니 그림체에 음모와 남성기가 버젓이 그려진 걸 보고, 이게 뭐냐? 싶었네요. 뒤로 갈 수록 더 세지나 봅니다. 일단 저도 더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