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2 스포) 베테랑 2와 폭력에 관하여
이번 베테랑 2는 류승완 감독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고 느꼈습니다. 사적제재에 관한 이야기나 폭력에 대한 이야기나 모두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만든 것 같습니다.
[밀수]에서도, [베테랑]에서도 류승완은 '폭력 희화화'에 대한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특히 [밀수]는 여성을 향한 폭력이 꽤나 나왔기 때문에 남녀갈등으로도 논란이 퍼졌죠. 물론 이번 [베테랑 2]에도 폭력을 희화화하는 장면들이 꽤 많았습니다. 고간을 가격하는 장면이 대표적으로 그랬죠. 근데 엔딩에서는 서도철이 반성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 라는 대사와 함께 말이죠. 맥락상 1편의 "사내놈들이 다 싸우면서 크는거지."라는 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폭력에 대한 비판을 하고 싶었다면 왜 폭력을 희화화한 걸까요?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면 [베테랑 2]에서는 '폭력'이 나오는 액션씬들은 어둡고 차갑고 잔혹하게 묘사했습니다. 남산에서는 "저러다 죽겠는데?" 싶을 정도로 싸웠고 비 내리는 옥상에서도 잔혹하고 처절하게 싸웠죠. 터널에서 마지막 싸움도 [범죄도시] 시리즈와 같이 카타르시스가 있다기 보다는 정말 처절하게 싸웁니다. 고간을 가격하는 장면마저도 개그씬이었다면 좀 더 우스꽝스럽게 꼴 사나운 비명을 지르거나 그 부위를 클로즈업했겠죠. 오히려 그 장면은 그런 분위기를 내는 것이 의도된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폭력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습니다. 액션씬이 도파민이 터진다거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류승완 감독이었다면 더 짜릿하고 시원하게 해치와의 마지막 싸움을 연출할 수 있었겠죠. 엔딩도 더 통쾌하게 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오락, 상업영화가 선택할 최선의 길은 아니긴 하죠.
결국 '폭력은 절대 멋진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학교폭력 파트도 넣은 것 같습니다....만 분량이 잘려나간건지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오프닝.... 오프닝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말을 완전히 부정합니다. 전 그래서 오프닝의 분위기나 "힘내라! 힘내라!" 같은 대사보다 폭력을 희화화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쿠키영상도 그렇고요. 사적제재에 관해 "지금은 미흡할지라도 시스템을 믿어보자." 라는 결론을 냈지만 해치가 탈옥을 했다고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우는 결말이라뇨. 뭔가 3편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작품에 흠을 냈다고 생각합니다.
류승완 감독은 과거에 [짝패],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같이 잔혹하고 폭력적인 작품으로 스타 감독으로 올랐죠. 그런 감독이 폭력을 비판한다? 어쩌면 위선자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선택을 한건 류승완 입장에서는 큰 도전이었겠죠. 그런 점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관객들이 액션에서 '통쾌함', '시원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으니까요. 앞으로 류승완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작품으로 찾아와주면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 베테랑 3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추천인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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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1편의 거울 같은 영화라고 생각 들었어요. 흥행은 좀 손해보는 것 같지만 과감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