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늦은 베테랑2 리뷰(스포 있습니다. 비판이 주된 내용입니다.)

우아우
4629 4 4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보고 왔습니다.

대구 월성CGV에서 관람하였고, 일반관입니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전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보았습니다.
이야기, 메세지, 캐릭터 등이 마구 무너지는데, 속도감이나 액션 등으로 무마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이야기가 허술합니다.
사실 리뷰를 쓰면서 영화 내용(줄거리)를 되짚어보면 구멍 투성이인 이야기입니다.
영화 초반 권해효(편의상 배우 실명을 사용하겠습니다)씨가 한국에는 더이상 연쇄살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말의 의미는 CCTV, 블랙박스, 과학수사의 발전 등의 사유로 연쇄살인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작중 정해인은 그렇게 철저하지 않습니다.
안보현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물론 마약 중독자와 정면으로 대치하지는 않았지만), 가짜 해치를 사람이 모여 있는 남산에서 죽일 뻔하며(죽일 의도가 있었다고 나옵니다), 정만식 씨를 죽일 때는 자신의 다리로 죽입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정도의 인물에게 휘둘린 경찰의 수사력에 의문을 가져야 할 정도입니다.

안보현과 정해인의 관계의 허술함(분명 정해인이 마약에 취해 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는 안보현을 제압했는데, 경찰 당국은 안보현이 마약을 했는 줄도 모릅니다), 정만식이 나가서 어떻게 죽였는지, 안전가옥을 나갈 때 CCTV는 없었는지 등을 생각해 보면, 이 넓은 구멍을 메우기란 불가능해 보입니다.

메시지가 허술합니다.
이 영화는 '정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보았습니다.
사적 제재, 가짜 뉴스(인터넷 언론 문제), 학교 폭력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물론 중심은 사적 제재입니다), 사적 제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그 주제를 잘 다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은 사적 제재를 이용해 자신의 살인을 한 것에 불과해 보이며, 이 영화는 끝까지 왜 현재 대한민국이 사적 제재를 원하고 있는지, 그런 사회 현상 속에서 대안은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사적 제재 나빠요!"라고 시원하게 말하지도 못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황정민은 계속해서 "이래서 사적 제재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영화에서 그 문제에 대한 철학적 의견이나 감독의 생각을 전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도구로 사용할 뿐이죠.

더 문제는 학교 폭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폭력의 문제를 해결해 준 사람은 결국 연쇄살인범이었습니다.
그가 왜 황정민의 아들의 학교 폭력에 나서줬는지도 의문이며, 결국 공적 제도와 공권력은 그 아이의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후반부에 황정민의 아들을 구해주는 장면을 학교 폭력과 연관 짓기에는 문제가 있으며, 아무런 해결 없이 폭력으로 그 문제를 무마하고, 마지막에 아버지의 쑥스러움이 묻어난 '미안하다' 한마디에 해결되어 버립니다.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성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저는 이 영화가 사회 문제를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한, 공감을 위한 도구로 사용했지 메시지라고 할 만한 철학적 고민이나 대안 제시 혹은 현실에 대한 반영이 되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가짜 뉴스 문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여성의 이야기를 다룰 때, 그 피해자를 다루는 방식이 괴롭게 하기가 끝입니다. 선역도 확실한 보호를 해주지 않고, 악역도 확실한 피해를 주지 않으니 이야기에서 억울한 피해자로 사용되고 끝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중간중간 정의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장면(컷)들이 있던데('정의는 무엇인가' 책을 보여주는 등), 이렇게 사용하실 거면 그런 장면은 왜 넣으셨는지 의문입니다.

캐릭터가 무너집니다.
저는 마지막 액션씬이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긴장감과 코미디를 오가는 건 좋지만, 너무 빠른 전개로 오가니 웃기도 이상하고 긴장하기도 이상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마구 진지하게 싸우던 황정민과 정해인의 액션씬의 결말이 급소 때리기로 끝납니다.
그렇게 급소를 때려 정해인 캐릭터가 웃기게 끝났으면 다행인데, 또 살아나서 비장한 얼굴로 치킨게임을 시전합니다.
어차피 무너진 캐릭터에게 어설프게 다시 긴장감을 주는 방식에 실소가 나왔습니다.
철근 구조물이 황정민과 신승환에게 떨어질 때는 조금 긴장감이 있었고, 아무 일도 없었을 땐 재미있었습니다.
근데 왜 바로 한 번 더 떨어뜨리시는지...
황정민 캐릭터가 사적 제재를 바라보는 시선은 영화 끝까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옹호하는 사람인지, 그냥 허세가 좋은 사람인지...

속도감이나 중간중간의 위트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기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이라 연기를 평가할 순 없지만, 그렇게 걸리는 부분이 연기 영역에서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원한 액션 영화도 아니고,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는 영화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의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아우
0 Lv. 44/400P

우아우우아우우아우우아우우아우우아우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꿈꾸는하늘
    꿈꾸는하늘
  • golgo
    golgo
  • 다크맨
    다크맨

  • 헷01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이번 영화는 호불호가 꽤 있는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16:43
24.09.19.
profile image 2등

해외에서도 갑분 쏘우가 됐다고 좀 아쉽다고...^^;

17:20
24.09.19.
profile image 3등
진심 저도 중간에 나올뻔 했습니다. 더군다나 허술하고 개연성이 없고 연출이 촌스럽다고 해도 재미가 있으면 어느정도 상쇄될수 있을텐데 재미마저도 너무나 없었습니다. 자랑하는 액션도 그다지... 암튼 저도 명절에 보고 아주 실망했네요 ㅡ.ㅡ
18:14
24.09.19.
원글 쓰신 분이 영화의 부족한 점을 여러가지 예리하게 지적했네요.
요즘은 범죄자들이 음주상태의 실수,심신미약 이유,반성문 제출, 공탁, 법을 숙지하여 교묘하게 법망회피 등의 방법으로 쉽게 풀려나고, 큰돈 사기치고 몇년 살다 나오기, 흉악범이라도 인권 채겨서 사형집행 안하기 때문에, 이런 세상에 대해 국민들은 영화속 정해인에게서 통쾌함을 느끼려하는 순간, 각본가와 감독이 방향을 엉뚱하게 잡아 황정민이 정해인 때려잡으니 그런 스토리에 박수칠 생각이 없을 것이다. 즉, 감독은 관객이 어떤 영화를 원하는지 읽지 못했다.
특히 정해인이 정의감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를 응징하다가 스스로 그 행위를 종지부 찍으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느닷없이 다른 사람을 해치로 만들어 죽이려고 한다는 설정이 이 영화 각본의 밑바닥 수준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해치가(가짜해치) 공식적으로 죽으면, 정해인이 다시 그짓을 해서는 안되고, 다시 그짓을 한다면 가짜해치를 죽일 필요가 전혀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정해인이 해치 노릇을 할때 매우 치밀하고 범죄자에 대해 사적으로도 철저하게 파헤치는 사람인데, 다른 경찰이 알고 있는 사실(베트남 여자가 잘못된 비난을 받고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채 응징하려 한다는 설정을 보면서 그저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걸 보는 관객들 수준을 낮게 본 것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관객이 원하는 영화로 만들려면 내용을 조금 변형시켰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정해인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범죄자를 응징하는 것을 지속하는 연쇄살인범으로 하고, 황정민은 경찰이라는 직업적 사명감과 윗선의 수사에 대한 압력으로 그 연쇄살인범을 잡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한다. 두 사람은 정해인이 범죄자를 응징하는 순간 두세번 마주치지만 한팀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정해인의 정체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한팀으로서 자동적으로 인간적인 친분을 쌓아간다. 이 과정에서 영화속 여러 액션 에피소드를 엮어서 재미를 선사할수 있다. 마지막 사건에서 정해인이 범죄자를 응징할때 두 사람이 현실적으로 마주치면서 정해인의 정체를 황정민이 알게된다. 그러나 이때 정해인은 범죄자를 처단하면서 치명상을 입었고 황정민이 그 장면을 오인하여 범죄자를 반쯤 죽이지만 정해인이 황정민에게 해가 안되도록 완전히 죽여버린다. 황정민은 쓰러진 정해인을 안고 아쉬워한다. 정해인이 깊은 상처만 입어도 되고 죽어가는 것으로 해도 된다.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면 범죄자를 응징하고픈 관객의 욕구도 충족시키면서 연쇄살인범을 잡는 경찰의 노고를 함께 치하하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21:25
24.09.22.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내가 좀비?]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24.10.04.13:23 5077
HOT 2023년 기준 일본 OTT 이용률 순위 정보가 있었네요 2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23:43 759
HOT 2024년 10월 13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7시간 전00:00 1104
HOT 글래디에이터 2 특별관 포스터 1 오래구워 8시간 전23:20 806
HOT 한강 노벨상 수상…영화 [채식주의자] 재조명·[소년이 온다] ... 1 시작 시작 10시간 전21:33 1451
HOT 송승헌, 조여정 주연 < 히든페이스 > 11월 20일 개봉 3 전단쟁이 10시간 전21:25 2268
HOT 치즈 핫도그 먹는 칸나 1 카란 카란 10시간 전20:51 1450
HOT 북미 극장가 광대들의 대결 4 시작 시작 13시간 전18:13 1867
HOT ‘테리파이어 3‘ 홍보근황 / 극장 관객 경고문구 5 NeoSun NeoSun 13시간 전17:41 1673
HOT 개인적으로 리들리스콧 3대 걸작 10 Sonatine Sonatine 14시간 전17:19 2742
HOT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닥터 둠, MCU에서 단발성 등장에 그... 6 카란 카란 14시간 전16:45 3547
HOT '테리파이어: 더 아트케이드' 게임 출시 예정 4 카란 카란 15시간 전15:50 956
HOT "한국은 노벨문학상 못 타"… 유태오, 한강 수상에... 4 시작 시작 16시간 전15:32 4079
HOT [4K 60p] 보통의 가족 개봉전 무대인사(241012) + 감독님, ... 6 동네청년 동네청년 17시간 전14:26 929
HOT 너의색 - 그림체 작화에 반하다 6 진지미 17시간 전14:05 858
HOT (*영화 내용 언급) <테리파이어 3> 감독, 히치콕 오마... 9 카란 카란 18시간 전12:54 1365
HOT [조커 폴리아되] 보기드문 폭망 속편 3관왕 6 시작 시작 18시간 전12:48 2975
HOT '단다단' 넷플릭스 한국 7위 & 넷플릭스 일본... 1 하드보일드느와르 19시간 전12:22 1292
HOT [파묘] 4K UHD 블루레이 리뷰 11 kathryn.hailee 19시간 전11:50 1511
HOT 더니 빌뇌브 감독, 무성영화 제작 원한다 - 상세기사 2 NeoSun NeoSun 19시간 전11:45 1084
HOT ‘레디 오어 낫 2‘ 공식 제작 진행중 3 NeoSun NeoSun 20시간 전11:33 1491
1154117
image
e260 e260 3분 전07:37 25
1154116
image
e260 e260 4분 전07:36 28
1154115
image
e260 e260 4분 전07:36 22
1154114
image
e260 e260 5분 전07:35 25
1154113
image
e260 e260 5분 전07:35 28
1154112
image
판자 1시간 전06:29 126
1154111
image
판자 2시간 전05:37 163
1154110
image
판자 2시간 전05:08 142
1154109
image
판자 2시간 전04:59 132
1154108
image
판자 2시간 전04:57 167
1154107
image
판자 2시간 전04:55 188
1154106
image
판자 2시간 전04:54 114
1154105
image
해변의캎흐카 4시간 전02:57 333
1154104
image
BillEvans 7시간 전00:03 236
1154103
image
golgo golgo 7시간 전00:00 1104
1154102
image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23:43 759
1154101
image
잭슨 잭슨 8시간 전23:26 861
1154100
image
오래구워 8시간 전23:20 806
1154099
normal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23:07 409
1154098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22:32 899
1154097
image
시작 시작 10시간 전21:33 1451
1154096
image
전단쟁이 10시간 전21:25 2268
1154095
image
초우 10시간 전21:14 685
1154094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0시간 전21:03 525
1154093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0시간 전20:59 407
1154092
image
e260 e260 10시간 전20:56 306
1154091
image
e260 e260 10시간 전20:56 578
1154090
image
e260 e260 10시간 전20:55 388
1154089
image
카란 카란 10시간 전20:51 1450
1154088
image
golgo golgo 10시간 전20:41 243
1154087
normal
카스미팬S 11시간 전19:53 508
1154086
image
NeoSun NeoSun 11시간 전19:51 673
1154085
image
NeoSun NeoSun 11시간 전19:50 766
1154084
image
golgo golgo 12시간 전19:39 846
1154083
image
시작 시작 13시간 전18:13 1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