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2' 버라이어티 리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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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아래
https://variety.com/2024/film/reviews/i-the-executioner-review-1236144996/
약 스포일러 주의하세요.
<베테랑 2> 리뷰: 한국의 연쇄살인마 액션 코미디 속편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속편은 경찰 액션 장르를 해체한다.
류승완 감독의 2015년 액션 코미디 <베테랑>의 속편 <베테랑 2>는 전작의 코미디를 축소하면서, 경찰 주인공들의 폭력성에 더 집중하고,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재미는 확실하지만, 류승완 감독의 이번 속편은 대단히 자기 반성적인데, 시리즈의 주인공을 깜짝 반영한 연쇄살인마 미스터리를 엮어낸다.
경찰의 급습 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카메라가 불법 도박장 안팎(과 위)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오프닝에서 건달 같은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화려하게 복귀한다. 곧 이어서 1편의 활기차고 임팩트 있는 시퀀스들을 연상시키는 유쾌한 액션이 이어지는데, 그 중심에는 우쭐함도 담겨있다. 서도철과 그의 별난 팀원들은 영화의 각본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서 대단히 유능하거나 혹은 어리바리한 바보들이다. 이 영화의 프롤로그에선 익숙한 장면들로 팀원들의 그 두 가지 특징이 한꺼번에 나오기도 한다.
프롤로그 이후부터는, 계급 중심의 주제가 영화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정도에 불과했던(중심 줄거리가 대략 45분쯤 지나서야 나왔던) <베테랑> 1편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베테랑 2>는 복수를 동기로 한 섬뜩한 살인을 통해 정의라는 개념에 일찌감치 초점을 맞춘다. 한국에서는 “베테랑 2”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지만 영어 제목 “나, 집행자(I, the Executioner)”는 카토 타이 감독의 1968년 네오 누아르 스릴러 <몰살의 영가(みな殺しの霊歌)>의 영어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그 영화는 범죄 가해자들을 타깃으로 한 자경단 연쇄 살인을 조사하는 경찰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러한 대체적인 설정은 카토 타이와 류승완의 영화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인데, 명랑했던 <베테랑> 1편에 비해서 완전히 새롭고 점점 더 우울한 톤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 즉각적으로 느껴지면서, 목적의식도 뚜렷해진다.
법망을 빠져나간 범죄자들을 노리는 자경단 살인 사건이 계속 드러나면서,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은 중국과 한국 민담에서 죄인을 심판하는 신화 속 사자 형상 동물의 이름을 따서, 영화 속의 비밀스러운 복수자를 “해치”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러한 살인은 법치주의를 살짝 회피하고 있는 서도철 본인의 폭력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경찰 액션 장르의 근간을 형성해 왔다(대표적인 예가 <더티 해리> 시리즈). 영웅의 결점을 노골적으로 반영하는 악을 등장시키는 것은 코믹북 슈퍼히어로에 자주 나오는 설정과 다름없는데, 이번 영화에서 류승완이 그리는 비도덕적인 한국의 대도시가 고담시의 요란한 심연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고려하면 이는 적절한 묘사다.
<베테랑 2>는 맥거핀을 능숙하게 다루는데, 박선우(정해인)이라는 신참 경찰을 핵심 출연진으로 등장시킨다. 그가 서도철에게 보이는 팬적인 집착은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다. 공격적인 테이크다운 기술로 온라인에서 “UFC 경찰”로 불리는 박선우는 서도철의 기벽에서 잘못된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영화가 박선우가 해치와 연루됐을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이 이분법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베테랑 2>는 범인의 정체에 관해서는 지그재그로 계속 흔들리지만, 박선우가 서도철의 불길한 그림자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데 있어서는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이를 통해 안티히어로 형사(서도철)가 자신의 방식에 대해 재고하게 만듦과 동시에 가족의 복잡한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베테랑 2>는 여러 반전들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고상한 주제를 거의 유지하지 못하고, 살인자의 확립한 동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의 <쏘우> 같은 전제를 기본으로 내세운다. 이 부분에서 <베테랑> 시리즈 특유의 코믹 액션이 다시금 전면에 등장하기도 한다. <베테랑 2>에는 강렬한 액션이 아낌없이 나오는데, 빗속 옥상에서 벌어지는 한 격투 장면은 캐릭터들이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는 난타전으로 특히나 독창적이다. 하지만 이 익숙한 클라이맥스 장면은 지루한 우회 끝에 원점으로 돌아온 뒤에 등장한다. 류승완 감독이 자신의 슬랩스틱 도구상자를 다시 꺼내서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