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과 결이 다른 찝찝함은 무얼까요?(베테랑2 스포리뷰)

호평을 받는 베테랑 1편 영화는 갑질, 폭행, 비리 등으로 얼룩진 사회를 고발하고 그 문제적 빌런을
통쾌하게 박살냄으로써 관객으로써의 카타르시스를 잘 이끌어낸 영화입니다.

근데 이번 2편은 1편처럼 사이다 진행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 조금 안 맞을 영화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1편 스타일로 가면  자기복제적 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문제가 있어서
류승완 감독은 전편과 다른 다소 어두운 주제로 관객들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감독이 주는 메세지는 사회 문제가 공분을 일으키고 대중들로 하여금 사적제재하고자 정의를 관철하고자
하는 행위가 실은 좋지 않은 과정과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죠.!
그러면서 공권력이 많은 대중들로부터 불신을 받지만 그럼에도 공권력에 신뢰를 줘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해요. 

정해인이 맡은 사적제재를 하는 박선우라는 인물이 결국엔 체포되고 응징되는 결말을 보자면 감독이 
박선우를 어떻게 그리고자 하는지 보입니다.

자신의 정체를 꽁꽁 숨겨서 자신의 깊은 악한 내면을 끌어내 한명한명 사적제재를 하며 티도 안내는데,
사회를 고발하는 척하며 자신의 잇속을 챙기거나 그저 대중의 공분을 자아내는 거 말고는 사회적 이점이 
없는 사이버 렉카들과 다를바가 없다고 얘기하는 듯 합니다. 

영화 중간에 박선우가 서도철 형사의 아들을 구해준 것조차 그냥 자신의 복수에 이용한 것에 불과하고 
처음부터 진심으로 피해자들에 공감하고 정의 실현하고자 하는 굳은 심지가 심어져 있는게 아닌, 
자신의 정의감에 취해 그때그때의 살의의 감정으로 분풀이를 하는 속마음이 숨겨져 있는 근거는 
바로 자신이 인정받지 못 하는데에서 오는 분노와 절망감이 표현되는 모습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근데 뭔가 빠지는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일 지울 수 없는게 박선우가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전무하다보니 그냥 빌런의 동기가 잘 파악은 안됩니다. 

제가 듣기론 감독이 일부러 박선우에 대한 서사를 안 넣었다고 하는걸 보면, 어쩌면 빌런은 그냥 빌런이고 

서사를 부여하면 안되겠다고 하는 신념을 보여주는 듯 하군요.

그리고 이 지점을 통해 관객들에게 찝찝한 감정을 일으키게 합니다. 사회의 각종 흉악한 사건들이
최근 많이 보도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가슴 한켠에 슬픔과 그보다 더 큰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싹 트고 있는데요.

관객들도 경찰 같은 공권력에게만 사건을 맡기엔 불신의 시선을 보내면서 사적제재를
이해한다고 생각할 분들도 계실테죠. 도리어 통쾌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데 있어서는 양쪽 다 문제점이 보이죠.

감독은 이러한 양가적인 감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무엇이 정의이고 옳은 것인지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결국 대중들의 즉흥적인 분노의 발현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보며 그래도 사회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공권력과 전문기관을 신뢰하라는 메세지로 귀결됩니다. 

영화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잘 봤습니다. 1편 보다 좀 못해도 좋았어요.

1편이 3.5/5 라면 

2편은 3/5 정도가 적당하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