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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리뷰 (스포) - 제임스 카메론의 커리어 최고 걸작

도삐 도삐
5136 4 6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들을 모두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웬만한 대표작들은 다 본 입장에서 감히 이 영화가 그의 최고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96년,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던 이들은 한 금고를 발견하고 보물로 가득할 거라는 기대에 차 열어보지만 금고에는 한 여성을 그린 그림과 찌꺼기밖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이때 그림 속 여성의 목에는 탐사팀이 찾으려고 애쓰던 '대양의 심장'이라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걸려있었고, 이 사실은 TV를 통해 알려집니다. 방송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바로 자신이 그림 속의 여자라는 거죠.

 

Review: Titanic (1997) — 3 Brothers Film

 

<타이타닉>은 로맨스 영화입니다. 1912년 RMS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두 주인공 잭과 로즈의 짧은 사랑을 그린 영화이죠. 로즈 드윗 뷰케이터(케이트 윈슬렛)은 상류층 집안의 딸로, 결혼식을 위해 어머니와 약혼자 칼과 함께 승선합니다.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가난한 떠돌이였지만 포커 게임을 이겨서 딴 티켓으로 이탈리아인 친구와 타이타닉호에 오릅니다. 어느 날 밤 자신이 속한 상류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없을 자신의 현실이 원망스러웠던 로즈는 갑판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다가 자신을 막으려는 잭을 만나게 됩니다.

로즈를 구해준 대가로 잭은 1등실 사람들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습니다. 이때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삶이 힘들지 않냐는 로즈의 어머니의 무례한 질문에 잭은 대답합니다. 바로 그 '예측 불가능함'이 삶의 묘미 아니겠냐고, 전날까지도 다리 밑에서 잤던 자신이 지금은 당신들과 한 배에 타있지 않느냐고 말하며 하루하루를 가치 있게 보내야 한다는 말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듭니다. 로즈는 삶에 대한 잭의 태도에 반하게 되고, 그렇게 잭의 말(예측할 수 없는 삶의 재미)처럼 둘은 자연스럽게 사랑을 꽃피우기 시작합니다.

이전까지 제임스 카메론은 SF 영화를 주로 연출했기 때문에 멜로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메론 감독은 모든 우려를 깨고 믿을 수 업을 정도로 훌륭한 로맨스 영화를 완벽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에 삶의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개념도 영화의 큰 주제로서 두 주인공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게 해줍니다. 자신이 살던 사회의 틀을 깨며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로즈의 모습도 잘 그려졌습니다.

 

로맨스 영화로서도 유명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뛰어난 인간 군상극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위선적인 당시 상류 사회의 모습을 풍자합니다. 그리고 그 상류층 사람들도 여러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류층 사람이지만 자신이 이런 사회에 속해있다는 데에 염증을 느끼는 로즈, 가문의 몰락을 막기 위해 딸을 억지로 결혼시키고 3등석의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로즈의 어머니, 마찬가지로 거만한 재벌인 칼, 이들과 반대로 상류층 사람임에도 (원래는 가난했던 과거 때문인지) 잭을 차별 없이 친절하게 대하며 도와주려 애쓰는 몰리, 또한 잭에게 친절한 타이타닉호의 설계자 앤드류스 등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를 더 풍부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중반부 이후 빙산과 충돌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시작하면면서 극에 달합니다. 이는 재난 영화로서도 훌륭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즈의 어머니 루스는 "구명 보트에는 등급이 따로 없나요?"라는 되도 않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마지막까지 3등석 사람들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칼은 여자와 어린아이 먼저 태운다는 말에 구석에 숨어 울고 있던 모르는 아이의 아버지 행세를 하며 구명정에 탑니다.

반면 한 노신사는 자신은 예복을 갖춰 입고 신사답게 죽겠다며 자신의 죽음을 침착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1등 항해사 머독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진정시키려다 엉겁결에 승객 두 명을 총으로 쏴 죽이고, 이내 자신의 상관에게 경례를 한 뒤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합니다. 몰리 브라운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에 성공했지만, 자리가 남는데 사람들을 더 태워야 하지 않냐며 다시 타이타닉호를 향해 배를 돌릴 것을 주장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배의 악단 연주자들은 사람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끝까지 갑판에서 연주를 계속합니다. 이때 다른 이들의 모습을 더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종실에 남아 배와 함께 최후를 맞이하는 선장, 더 튼튼한 배를 설계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발길을 떼지 못하는 앤드류스, 침대에 누워 끝까지 함께 가려는 노부부, 침대에 누운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어머니...

이보다 더 잘 만들 수가 있을까요.

 

결국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잭과 로즈는 얼음 같이 차가운 바닷물에 떠서 죽어갑니다. 그리고 결국 잭은 죽게 되고, 로즈는 호루라기를 불러 겨우 구조됩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준 노부인, 즉 로즈는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탐사팀의 대장은 그동안 보물을 찾으려고 애써왔으면서 그 배에 타있었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자신을 반성합니다.

 

 

이제는 노인이 된 로즈는 이야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녀는 배의 난간에 매달려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간직해왔던 '대양의 심장'을 바닷속 깊은 곳으로 던집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침실로 돌아갑니다. 이때 비행기 앞에 서있고 말을 타는 등 로즈의 사진이 담긴 액자들이 여럿 나오는데, 로즈가 잭을 만난 이후 삶을 더 가치 있게 적극적으로 사는 사람으로 성장하였음을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렇게 로즈는 침대에 누워 편안하게 잠듭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타이타닉호로 돌아가, 배에 있던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잭과 재회하는 로즈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시 만난 로즈와 잭이 키스하는 동안 유리 천장을 비추며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타이타닉>은 제임스 카메론의 연출작 중 가장 이질적인 스타일의 작품이지만 반대로 가장 아름다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3시간 15분이라는 상당히 긴 러닝타임 동안 실화를 바탕으로 당시 시대를 완벽에 가깝게 재현하며 잭과 로즈의 짧고 강렬한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재미와 감동뿐만 아니라 주제의식과 메시지 또한 뚜렷합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그동안 많은 명작들을 만들어와지만, 제 생각에 <타이타닉>은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카메론의 최고작이자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

 

도삐 도삐
9 Lv. 8619/9000P

 

영화초보 고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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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첫 관람 때 압도당하면서 눈물 났던 기억 나요.

11:28
24.08.06.
profile image 2등
영화의 상업적,예술,기술 모든 것이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11:29
24.08.06.
Titanic 훌륭한 작품이지만, James Cameron 최고작은 Terminator 1 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았지요
12:14
24.08.06.
profile image
저도 타이타닉은 진짜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잴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14:28
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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