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No.33] 진화한 상어의 공격 - 센강 아래
센강 아래 - Under Paris (2024)
진화한 상어의 공격
상어 영화는 잘 만들기가 쉽지 않은 장르입니다. 이야기와 사건을 만들기가 제한적인데다, 인간을 공격하는 상어의 액션 장면들을 다채롭게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가끔 약 빤 듯 정신줄 놓고 마구 싸지르는 저급 싸구려 상어 영화들도 나오지만, 그런 경우 형편없는 CG로 떡칠을 해서 재미를 기대할건 못됩니다. 자비에르 젠스 감독의 <센강 아래>는 기존 상어 영화들이 가진 클리셰로 가득하지만, 색다른 요소를 한 가지 추가하면서 변화를 시도합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상어는 환경파괴로 인해 새로운 종으로 탄생한 대단히 공격적인 생선입니다. 짧은 시간에 거대하게 성장했고, 수컷 없이 새끼를 가질 수 있으며, 민물에서도 생존이 가능합니다. 바다는 인간들이 버린 플라스틱으로 가득하고, 이 새로운 상어는 생존을 위해 파리의 센강으로 흘러 들어옵니다. 마침 센강에선 철인 3종 경기가 열리는데, 아니나 다를까 경기 취소를 해야 된다는 경고를 무시하는 시장도 등장합니다. 상어 입장에선 많은 먹을거리가 생긴 셈이죠.
오염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새로운 종으로 변화한다는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영화 초반 바다 위에 떠 있는 엄청난 플라스틱 잔해들과 그것들로 인한 새끼 고래의 쓸쓸한 죽음은 인간이 자연에 저지르고 있는 환경오염의 위기를 일깨우죠. 이야기의 큰 줄기를 환경오염이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상어를 보호하려는 연구자들과 숨어서 활동하는 극단적인 보호 단체들도 끼어듭니다. 그 가운데 발암 캐릭터가 빠질 수 없죠. 큰 재난 없이 사건이 마무리 될 수도 있었는데, 인간보다는 상어 보호 우선, 상어는 인간을 공격하지 않아! 를 소리치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캐릭터죠. 다행히 자비에르 젠스 감독은 이런 발암 캐릭터를 멋지게 처리합니다.
영화의 시각 효과는 예산대비 좋습니다. 상어들의 격렬한 움직임과 액션에서 종종 CG 효과의 어색함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더러 있지만, 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며 바다와 센강 아래의 수중 장면들과 상어들을 매끄럽게 만들어냅니다. 특히 카타콤에서 벌어지는 떼죽음은 볼거리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좁은 수로를 가득 메운 인간들을 상어가 마음껏 유린하고 사지를 찢어발기면서 흥분시키죠. 상어를 보호하러 몰려온 사람들이 상어 떼들에게 죽음을 당하는 장면은 아이러니합니다.
<센강 아래>는 킬링 타임용으로 좋은 오락 영화입니다. 스필버그의 <죠스> 같은 클래식 수준은 결코 될 순 없지만, <딥 블루 씨>와 같은 볼거리 많은 상어 영화 계보를 이어가는 자격은 갖춘 것 같습니다. 특히 엔딩이 좋습니다. <피라야> 리메이크를 떠올리게 하는 센강의 학살에 이어 갑작스레 재난 영화같은 비주얼이 터지면서 맞이하는 결말이 인상적이죠. 순간 블록버스터였나? 싶을 정도로 큰 스케일의 재난으로 점프하며 짧고 화끈한 볼거리를 서비스해주죠.
자비에르 젠스 감독은 <프런티어>에서의 섬뜩한 폭력 묘사로 호러 팬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었죠. 이번 영화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이름값은 해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된 새로운 종의 탄생이라고 설명을 하지만, 바다에서 센강으로 살육의 무대만 바뀌었을 뿐, 진화에 어울리는 개성을 담아내진 못한 것입니다.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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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해놨는데 빨리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