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애들용인데 성인이 많이 봐요 <마이리틀포니 새로운 희망> 후기
제가 중학생 때였나요?
마이리틀포니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건 마이리틀포니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4세대 포니, 로렌 파우스트가 제작한 <우정은 마법>이었죠
누가봐도 애들이 보는 만화였고 내용도 애들용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왜!!!
대체 왜!!!
전 그 포니에 푹 빠져서 매일밤 한편씩 봤던 거죠?
정말 SCP로 분류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인드컨트롤 기능을 안에 숨겨놨던 걸까요?
단간론파3 같은 최면어플 화면을 서브리미널로 숨겨놓기라도 한 걸까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 전세계의 성인 팬층이 다들 포니를 좋아하더군요
<우정은 마법>이 완결되었을때 새로운 5세대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왠지 찾아보게 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넷플릭스에 뜨자마자 시간을 내서 바로 찾아봤죠
4세대의 메인식스가 전설로 취급될 정도로 먼 미래
어째서인지 어스포니, 유니콘, 페가수스는 서로 단절된 채 각자만의 국가를 설립해서 서로를 적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한 어스포니 써니는 유니콘과 페가수스가 사악하고 잔혹한 성격의 괴물이라 배웠으나 동시에 그들에 대해 알고 싶은 호기심이 왕성한 포니입니다
어느날 써니가 살고 있는 어스포니 마을에 머리가 꽃밭이라도 되는지 항상 웃는 유니콘 이지 문보우가 들어오게 되는데 어째선지 이지는 써니가 생각했던 유니콘과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전혀 다른 포니입니다
가장 먼저 논하고 싶은건 소재와 스토리에 대한 논란거리가 될 겁니다
분명 <우정은 마법>의 완결에서 트와일라잇이 여왕으로서 즉위하며 끝이 났었는데
왜 여기서 시작부터 세 포니가 서로 단절되어 적대관계에 이르러서는 전쟁나기 일보직전까지 가있는 암울한 미래가 되었느냐 말입니다
트와일라잇 이 자식 대체 정치를 어떻게 한 거야?
세 포니를 분열시킨 걸 보니 대국적이지 못한 모양입니다
아마 언젠가 옆에 있던 스파이크가 회식자리에서 발터PPK라도 꺼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옆에 있던 트왈라의 애완부엉이 아울로위셔스한테 "넌 너무 GunBang져!" 한마디 하며 먼저 쐈겠죠
그대로 포니빌 도서관으로 향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이퀘스트리아 성으로 향해서 역사가 크게 돌변했나봅니다
<그때 그 포니들> <이퀘스트리아의 부장들> 한편 뚝딱이네요
트릭시가 군사반란을 일으킨 <이퀘스트리아의 봄>까지 가기전에 농담을 제외하고 스토리의 시작 자체가 문제인건 맞다 생각합니다
아무리 멀고 먼 미래라지만 이런 암울한 미래를 시작으로 한다는 건 포니 열풍을 일으켰던 전 세대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차별과 소통의 이야기는 좋으나 굳이 이런 시작이 아니어도 되었습니다
개인적이지만 스토리의 시작은 그 정도로 좋지 않습니다
다만 MLP 프렌차이즈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되었습니다
귀에 착 달라붙는 OST와 뮤직비디오 영상이죠
본작의 노래 역시 최고입니다
2D 에니메이션에서 3D 애니메이션으로 넘어오면서 색다른 느낌의 연출도 가능해지다보니 영상미가 훨씬 화려해졌습니다
"Danger Danger" "Fit Right In" 이 두 노래는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을 것 같네요
내용은 안타깝게도 살짝 별로입니다...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갑작스러운 급전개와 급성장으로 모든 걸 해결해버리는 데우스엑스마키나식 스토리는 스토리작가가 일하기 귀찮았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전작의 트와일라잇이 3시즌에 걸쳐서 겨우 성장한 걸 본작의 써니는 이 극장판 한편으로 끝내버립니다
네 주인공이 좀 뛰어난 친구인 건 알겠는데 거기까지 가야했을까요?
이게 무슨 디지몬이 4화만에 전설진화를 하는 소리에요??
포켓몬스터에서 3화만에 주인공이 전설의 포켓몬을 잡는 격이잖아요!
건담에서 아무로가 1화에 건담 타고 2화에 건담을 마스터해서 3화에서 샤아랑 맞다이를 이기고 4화에서 일년전쟁이 끝나버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스토리의 시작도 별로인대 전개도 별로입니다
내 마음의 별로~☆ 가 되고 싶었으나 문자 그대로 별로가 되버린 비운의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인데 캐릭터의 매력 역시 전작에 비해 너무나도 빈약합니다
근데 이건 전작이 워낙에 뛰어난 캐릭터성을 보여줘서 본작이 결코 못했다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전작의 분위기 메이커처럼 보이지만 가끔 섬뜩한 핑키파이, 조용한 다정함 속 근엄함을 숨기는 플러터샤이, 거짓말을 못하는 사투리녀 애플잭 처럼 전작이 귀신들렸을 뿐입니다
다만 비교대상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한번 변호해보자면 이건 극장판 한편의 한계라는 겁니다
4세대 MLP 메인식스도 많은 에피소드로 쌓아올린 캐릭터성이 매력에 한몫을 더했습니다
예를 들어 트와일라잇은 공부벌레처럼 보이지만 완벽에 강박증을 가진 무서운 면모를 가지고 있고
핑키파이는 항상 웃고 있지만 친구들에게 외면 당하면 다중인격 증상을 보이며 섬뜩해지고
플러터샤이는 그 누구보다 다정하지만 디스코드라는 구제불능도 갱생시킬 만큼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극장판 한편으로 써니가 어떤 매력을 숨기고 있는지, 이지가 어떤 포니인지, 핍과 집이 어떤 성격이 숨어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극장판 한편으로 보여준 면모를 생각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작성자 한줄평
"선배를 존중하지 않는 후배지만 아직 어리기에 용서해줄 수 있는 친구"
스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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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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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팬이 꽤 있나 보네요

근데 진짜 전작의 결실을 다 말아먹고 시작하는 배경이라면 그냥 패러렐월드로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 느낌
외국에선 성인 팬덤 좀 잇는 영화로 알고 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