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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충격의 비주얼 '인피니티 풀'

다크맨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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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일부 내용과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와 빈곤의 충돌

 

<인피니티 풀>은 라톨카라는 가상의 나라가 배경입니다. 소설가 제임스는 아내 엠과 리조트에서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사실 제임스는 작가로서의 재능이 없는 사람이며, 미디어 재벌인 장인의 도움으로 책을 출간한 특혜를 받은 것이죠. 제임스의 소설은 악평만 잔뜩 받고 실패한 이야기인데, 뜻밖에도 팬이라는 매력적인 여성 가비를 만나면서 호기심이 일어납니다. 다음날 제임스는 아내와 가비 그녀의 남편과 함께 외출금지인 리조트 밖으로 나가면서 사건 속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영화 도입부의 불길한 분위기 묘사가 굉장히 좋습니다. 아름다운 리조트에서의 휴가임에도 왠지모를 위화감이 공기 중에 둥둥 떠 있습니다. 마치 깊은 숲에서 길을 헤메다 뭔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과 불안감이 떠나질 않죠. 그리고 제임스 부부와 가비 부부가 리조트 밖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데,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어떤 일이 터지게 됩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포르노로 변주되는 장면은 쇼크효과와 함께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입니다.

 

<인피니티 풀>의 배경인 가상의 국가 라톨카는 빈곤하고 타락한 나라입니다. 라톨카는 특권층을 위한 서비스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돈만 내면 살인죄도 없던 일로 만들어주죠. 철책으로 둘러싸인 리조트에선 돈 많은 관광객들을 무장 경비원들이 보호를 합니다. 그들이 지켜야할 것은 단 한 가지, 리조트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것이죠. 리조트 밖은 위험하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잔뜩 겁을 주는데, 사실 리조트 너머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갈 뿐입니다. 부자들에게 빈곤층은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해충처럼 취급됩니다. 진짜 해충은 관광객들인데 말입니다.

 

<인피니티 풀>은 부와 빈곤의 충돌, 특권층에 관한 풍자 이야기이며, 극단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그들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바닥까지 탐구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부자들에게 인간성은 옛날 옛적 도덕책에서나 다루어질 법한 특별한 것이죠. 이 주제는 과격한 신체훼손과 환각파티, 난교에 이르기까지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며 자극적인 이미지들과 뒤섞이게 됩니다. 

 

<인피니티 풀>은 평범한 장르영화가 아닙니다. 스릴러처럼 분위기를 잡아가던 영화는 어느 지점에 이르면 SF장르로 갈아타면서 호러의 외피를 두르게 됩니다. 하이브리드 장르는 흔하지만, <인피니티 풀>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기괴합니다. <인피니티 풀>의 감독은 브랜든 크로넨버그입니다. 아버지의 명성 때문에, 영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아들이다'라는 얘기가 언급이 되곤 합니다. 브랜든은 인체 변형과 탐구에 집착한 아버지의 길을 따라갑니다.

 

사실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단순합니다. 부와 빈곤의 충돌, 특권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는 많은 이야기꾼들이 다루어왔던 소재이죠. 하지만 <인피니티 풀>은 단순하게 풀어가질 않습니다. 브랜든 크로넨버그는 환각에 취한 듯 감각적이면서 몽롱한 비주얼로 관객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어떤 장면에선 어지러울 정도의 비주얼 폭격이 이루어지는데, 도발적이고 병적일 정도의 광기가 느껴집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악몽같은 비주얼보다 오히려 더 기억에 남습니다. 섹스와 피의 파티가 끝난 후 다음날 부자들이 리조트를 떠나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죠. 어제까지 자신들이 리조트에서 미친 짓을 하고 놀았다는 걸 잊어버린 걸까요? 난교와 살인 행각은 그들에게 따분한 시간을 때우는 유흥에 불과했던 거죠. 단 한 사람, 제임스만이 넋이 나간채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습니다. 전날 밤 이들에게 모질게 당한 기억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임스에겐 아직 인간성이라는 게 남아 있었던 걸까요? 제임스는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 홀로 남게 됩니다.

 

<인피니티 풀>의  높은 수위의 노출과 폭력과 함께 두 명의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와 미아 고스의 연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미아 고스의 정신병적인 연기는 굉장합니다. <X> <펄>에 이어서 과격한 장르영화들에서 그녀의 연기는 유난히 빛이 납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다는 것을 입증한, 미아 고스는 재능과 끼를 두루 갖춘 보석 같은 배우입니다.

 

<인피니티 풀>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닙니다. 매력적인 전반부를 넘어서게 되면 조금씩 혼란함을 느끼게 되고,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수위의 노출과 피범벅 폭력 장면들로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불편함은 영화의 주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이죠. 누군가는 단순한 주제를 굳이 이렇게까지? 불평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는 미소를 지으며 푹 빠져 들지도 모르죠. 분명한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화들을 보지 않았다면 <인피니티 풀>은 굉장히 신선하고 강렬한 영화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1.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문제의 그 장면이 나올 때... 엇? 좋은 세상이 열렸구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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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쉽게 추천은 못하는데... 정말 강렬한 영화라서 센 영화 잘 보는 분들에게는 권하고 싶더라고요.

넷플릭스에만 무삭제로 올라온 것 같은데, 오리지널 영화가 아니라서 보실 분들 빨리 보는 게 좋고요.

14:01
23.11.03.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golgo
오리지널이 아니면.. 빨리 보는것이 ㅎㅎ
15:22
23.11.03.
2등
그 ‘좋은 세상’을 빨리 확인해보겠습니다 ㅎㅎ 금주의 추천 감사합니다
14:04
23.11.03.
앗 두번째 불금 호러네요. 제겐 좀 센 수위같은데 궁금함건 못 참으니까 간만에 넷플 방문해볼게요
14:16
23.11.03.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서 인간의 타락을 탐구하고 있군요. 리뷰 감사합니다.

14:17
23.11.03.
profile image
그렇지 않아도 보려고 찜해두었는데 읽어보니 더 흥미로운걸요! (빨리 봐야겠어요ㅠㅠ)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작품을 좋아해서 아버지의 명맥을 어떻게 이었는지도 궁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14:19
23.11.03.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마이네임
아무 생각없이 봐야.. 헉 놀라게 됩니다
22:38
23.11.03.
profile image
일단 스킵하고 이번주 보고 읽겠습니다. 쫄보라 호러는 잘 못보긴 하지만...
16:21
23.11.03.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NeoSun

저런 장면이 나올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ㅎㅎ

호러보다는 노출에서 놀라게 되는...

22:39
23.11.03.
profile image
NeoSun
깜짝 놀라키는 공포를 주는게 아닌, 불길함과 기괴한 이미지로 불쾌함을 주는 작품입니다.
자신의 도덕적 수위를 점검하고 보시길 권합니다.
22:45
23.11.03.
profile image
넷플릭스가 언컷버전을 ㅋㅋ 리미트 해제했네요
17:11
23.11.03.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Robo_cop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ㅎㅎ
좋은 세상 +_+
22:39
23.11.03.
profile image
불금호러 기다렸습니다ㅋ
간만에 쎈 영화인 거 같은데 기대되는군요.
오늘 밤에 봐야겠네요.
18:43
23.11.03.
profile image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아들도 요런 요상망측한 괴기물을 ㅎㅎ
독특하긴 했는데 대중성은 크게 없어서..
전 아버지 작품들도 너무 심오하고 독특해서 그닥 와닿지 않았는데
이작품도 글더라고여 딱 란티모스나 델토로선까지의 기괴함이
딱 제취향이었습니다~

참고로 워낙 호러를 안무섭게 봐서 호러영화였구나 라는걸 이글을

보고 알았습니다ㅎㅎ전 기괴한 스릴러인줄여ㅎㅎ

10:46
23.11.04.
profile image
아버지의 취향을 아들도 그대로 물려받은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참 특이한 것 같아요.. 더군다나 직업도 같다니;;
01:05
23.11.05.
그전 영화를 미아고스의 펄을 독특하게 봐서이 영화도
기대하고 아내와 같이 봤는데 초반에 그장면은좀 둘다 넘 심하다고 느꼈네요 갑자기 불툭나온장면이라
보는내내 불쾌감이 들더군요 나중에보실분들은
혼자보시거나 차라리 X 를 찾아보심이...
되도록 혼자보시는것 추천요;
17:36
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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