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산> 집에 가는 길이 사뭇 다르게
예술 영화는 이곳에 리뷰를 잘 안 남기는 편인데,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여덟 개의 산>을 봤습니다.
가끔 어떤 영화는 세상을 한 15도 정도 다르게 보게 합니다. 영화 <여덟 개의 산>이 그렇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집에 가는 길의 모습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파올로 코녜티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여덟 개의 산>은 2022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연대기를 다룬 이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 이야기를 유장하게 펼쳐냅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나 <아이리시맨>과 비슷한 결의 영화이지만, 시간을 훑고 가면서 독창적이고 고결한 영화적 순간들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1.37:1의 다소 좁은 화면 비율을 사용하지만, 웅대한 자연을 풍요롭고 넉넉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인물을 두어 자연과 인간, 개인과 개인, 내면의 자신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지 깊이 있게 묻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넓이'가 아니라 '깊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여덟 개의 산>은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특별한 우정을 그려나가는 성장 영화이면서,
아버지의 과거를 되짚어가며 마음을 더듬어 지난 시간과 화해하는 영화이며,
자신이 있을 곳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묻는 내밀한 영화이기도 하며,
끝내 마음의 폐허로 회귀하는 구심력으로 삶의 의미를 자맥질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산의 풍광 속에서 움직이는 인물과 포크 음악으로 무척 서정적인 시간을 직조합니다.
결국 되돌아갈 수 없는 추억과 곡진한 우정을 묻어둔 곳을 애상하며 진한 감정의 눈물이 흐릅니다.
(저 또한 눈물이 송골송골 맺히곤 하였습니다.)
주연 배우 '루카 마리넬리'와 '알렉산드로 보르기'도 선이 굵은 얼굴과 풍부한 감정의 연기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자연의 풍광이 아름다운 영화이니 집이 아닌 영화관에서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SOON_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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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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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메시지가 너무 좋았어요
이탈리아 여행이 가고 싶어 졌습니다 ㅎㅎ
루카 마리넬리는... 지그라 불린 사나이의 똘끼 어린 악역 때부터 눈에 들어왔는데 존재감이 확실한 이태리 배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