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 원자폭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금물
화제의 영화 오펜하이머를 드디어 봤네요.
용산아맥은 도저히 잡을수가 없어서 결국 롯데건대 중 제일 큰관에서 봤네요.
우선 기본적으로 굉장히 긴 전기 영화인데 블럭버스터 시즌에 개봉하고 심지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 대단히 신기하네요. 정말 놀란 감독의 마술이 아닌가 싶네요. ㅎㅎ 전기 영화 사상 최대 흥행작이 되겠네요.
물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답게 기존의 전기 영화들과 같이 사건 흐름이 단순한 일직선으로 흘러가지 않고 교차편집을 해서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고 3시간임에도 느긋한 느낌은 한순간도 없네요. 이건 놀란 감독의 이전 작들 메멘토, 덩케르크에서 이미 잘 보여줬었죠.
하지만 이런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수도 있겠더군요. 중간 트리니티 실험 부분외에는 교차편집이 굉장히 많아서 좀 정신없기도 합니다. 보고 있으면 따라잡기는 하지만 초반부에는 시간 흐름을 따라잡기가 살짝 어려운 면이 있죠. 흑백 화면으로 명확한 구분이 없었다면 정말 엄청나게 정신없었을거 같네요. 흑백 화면은 진짜 신의 한수였습니다.
모두가 영화의 하이라이트일거라 예상했던 트리니티 폭발 실험 장면은 긴장감은 넘쳤지만 위압적인 느낌은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현실적으로도 그렇고 영화내에서도 쭉 원자폭탄의 위력을 우력했던지라 좀더 압도적인 느낌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이후 영화는 한시간 정도의 시간동안 두 청문회에 완전히 몰두하며 오히려 이 부분들이 진짜 하이라이트임을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일본 투하 장면은 안 나오리라 생각을 했고 원자폭탄 보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생에 더욱 집중하리라 예상했기에 나름 재미있게 보았지만 예고편과 포스터를 보고 원자폭탄 자체에 큰 기대를 품은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봅니다. 유튜브 영상 인기 댓글로 '오펜하이머가 아니라 원자폭탄 폭발 장면 보러 가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는 특히 후반부 한시간은 지루할거 같네요.
인물 로버트 오펜하이머에게 집중을 하기에 영화는 다행히 폭탄의 원리, 양자, 물리학 등에 문외한이어도 큰 문제는 없네요. 오히려 시대적인 배경 - 2차 세계대전, 공산주의, 미국 소련 냉전, 매카시즘 등에 대해서 알고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오펜하이머는 분명히 시대가 요구한 인물이었고 그리고 그 직후 시대에 버림 당한 인물이 아닐까요. 영화는 이런 점에 많은 공을 들인거 같습니다.
3시간을 거쳐서 마지막 대화를 듣고나면 관객들은 여러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핵폭탄이 넘쳐나는 이 세상... 오펜하이머의 이상향은 완전히 깨졌죠.
그리고 이 영화를 굳이 8.15 화요일에 맞춰서 개봉할 필요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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