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7
  • 쓰기
  • 검색

오펜하이머 후기, 배우들의 연기 (스포)

돌스
8354 6 7

제 익무 첫 리뷰를 적어봅니다. (스포 리뷰입니다)

저는 조조 일반관에서 관람하고 아트카드를 받았습니다.

 

AB89DC0E-BD33-4515-BFE7-64426C792904.jpeg.jpg

 

이 영화를 대표하는 단어들은

파동, 빗방울, 대기의 점화

등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제가 첫 번째로 소름돋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제가 감명깊게 본 어떤 인터뷰에서 킬리언 머피 배우가 놀란 감독과 얘기를 나누다가 연기자로서 오펜하이머라는 캐릭터의 중심을 잡게 된 계기를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 속 오펜하이머는 빗방울 사이를 춤추는 인물 ("He’s dancing between the raindrops") 이라는 놀란 감독의 표현을 들었을 때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 지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었다라고 하더군요. 저는 영화 보는 내내 그 생각이 들어서 더 몰입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3시간 동안 휘몰아치는 연쇄반응을 겪고 와서 기억이 벌써 흐릿합니다만 오프닝에 빗방울들이 웅덩이에 떨어지면서 파동을 이루는 장면을 쳐다보는 오펜하이머의 눈빛, 그 장면이 오프닝이었는 지 확실하진 않습니다만 그 눈빛에 압도되어 시작부터 굉장히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정신이 쇠약해지던 시기의 오펜하이머가 창밖에 빗방울을 쳐다보는 씬 또한 인상적이었고요. 게다가 원폭실험 준비 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람에 빗물에 홀딱 젖은 오펜하이머의 얼굴을 봤을 때에는 결국 그 빗방울을 피하지 못한 그의 숙명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 고증인 지는 모르겠지만 원폭 실험 준비 전 폭풍우가 내렸다는 설정은 영화적으로 정말 대단했다고 보여집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 또한 굉장했습니다. 특히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 정말 대단합니다. 심문받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 악수를 거부할 때 짓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청문회 도중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미세한 표정 변화나, 브레이크 타임 때 오펜하이머에게 폭발하는 일그러진 분노 연기는 압권입니다. 그러곤 사진 찍으러 나갈 때 카메라 앞에선 순간 얼굴을 바꿔 씨익 웃는 그 표정. 대단합니다 정말.

 

또한 요즘 드는 생각이 한 번의 임팩트로 기억되는 배우도 좋지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참 좋은데 그런 점에서 맷 데이먼의 연기도 참 좋았습니다. 자세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펜하이머의 순진함을 다그칠 때 "~나이이이브" 이 때 딕션과 연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느 작품에서 받았던 신선한 충격 때문에 혹시나? 했는데 이분은 그저 충실한 군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또다시 등장하신 케네스 브레너 또한 반가웠네요. 방황하는 오펜하이머의 지표자같은 역할. 덩케르크에서와 같이 역시나 멋진 명대사를 남기고 가십니다. 

 

두 번째로 소름돋는 건 대기의 점화가 비단 물리적 현상을 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0에 가까운 확률이었지만 원자폭탄을 세상에 내놓은 이후 그를 둘러싼 온갖 '공기'들이 점화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 딱 잘라 브릿지를 넣어준 건 아니지만 0에 수렴하는 대기의 점화 가능성을 걱정하던 오펜하이머가 다른 과학자와 나누던 초반 대사를 주객전도시켜 그로브스와 오펜하이머가 나누는 대화에 재현시킨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중간에 오펜하이머에게 한 과학자가 "당신은 대단한 세일즈맨이다, 자기 스스로마저 설득시킬 만큼." 이런 표현을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그 말대로 변화해 버린 오펜하이머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 것 같았고 인상적이었네요.

 

마지막으로 명장면을 뽑는다면 저는 마지막에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이 나누던 대화에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이 때 갑자기 눈물이 조금 났습니다. 진정한 주인공은 그들이었다는 점. 그리고 평생 오펜하이머가 짊어질 책임의 무게에 대해 전하는 아인슈타인의 굵직한 한 마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나 2차를 통해 정확한 대사를 확인해야 겠습니다. 그리고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펜하이머의 서로 다른 두 가지 표정으로 영화를 시작하고 끝맺는 수미상관적 구조 또한 저에게는 참 맘에 들었습니다 (만약 오프닝이 다른 장면이었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막의 청문회는 12명의 성난 사람들이 생각날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3막부터 전개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고 느꼈는데 현재와 다시 가까워지면서 이전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연출은 덩케르크와 구조가 조금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러이러한 이유들로 영화가 좋았어서 구구절절 적어 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연기와 연출이 정말 좋았네요. 

영화 아마데우스도 보고 공부도 좀 하고 2차를 뛰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공부하겠습니다.ㅋㅋ 

 

 

*2차 찍은 후 수정합니다. 이 부분은 맷 데이먼이 아닌 로렌스 역의 조쉬 하트넷 배우의 대사였습니다. (2023.08.16 11:25)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6


  • 화이트라뗴
  • 행복한봉도네
    행복한봉도네

  • 이상건
  • golgo
    golgo
  • 다크맨
    다크맨

  • Holidayinbrokendream

댓글 7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볼때는 인상깊었는데 보고 나와서 까먹은 부분들을 전부 세세히 기록해 주셨네요! 특히 Scientist salesman 그부분에선 주변인들이 인식하는 오펜하이머의 뒤바뀐 정체성과 본인이 생각하는 과학자의 정체성 사이의 괴리감을 확 짚는 대사라 인상깊었었죠. 로스앨리모스에 처음 왔을때 군복을 입은 오펜하이머와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하러 나가며 웃는 로다주의 표정은 바로 직전의 대화와 맞물려 스스로에 대한 실소+기자회견을 위한 표정변화 인듯 보여 더 좋았습니다.
15:25
23.08.15.
profile image 3등
와.. 영화 장면들이 다시 재생되는 듯한 글이네요. 미묘한 부분들을 어찌 이렇게 생생하게 글로 써내셨는지..
15:56
23.08.15.
스포가 있군요. 영화 보고 나서 다시 읽겠습니다. ㅋ
16:18
23.08.15.
profile image
오프닝 그 장면 맞습니다. 빗방울 떨어지는 웅덩이를 젤 처음 보여주고 그걸 바라보는 오펜하이머..
21:01
23.08.1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일본영화 킹덤4 대장군의 귀환 블루레이 개봉기 1 카스미팬S 15분 전17:08 71
HOT [오리지널 티켓] No.135 플로우 1 무비티켓 19분 전17:04 139
HOT 14년작) 위플래쉬 코돌비에서 보고 온 후기입니다. 4 갓두조 갓두조 1시간 전16:22 275
HOT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의 <플로우>, 독창적인 제작 방... 5 카란 카란 6시간 전11:04 787
HOT 女渡世人 おたの申します (1971) 고독한 여자검객. 잘 만들... 3 BillEvans 4시간 전12:52 611
HOT 나타지마동요해 깨어난 포스 제치고 역대 영화 흥행 5위 5 밀크초코 밀크초코 2시간 전15:14 456
HOT 17세에 칸 품었던 에밀리 드켄, 43세 나이로 사망 2 시작 시작 2시간 전14:44 1123
HOT '백설공주' 해외 SNS 추가 반응들(+댓글 싸움) 12 golgo golgo 4시간 전12:33 1853
HOT 일본 공포 영화 [사유리] 4월 16일 개봉 2 시작 시작 2시간 전14:38 617
HOT 폭싹 속았수다 8화까지 단평 4 왕정문 왕정문 3시간 전14:04 992
HOT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마츠시게 유타카 내한 ... 3 golgo golgo 3시간 전13:51 488
HOT 스티븐 소더버그 '블랙 백' 북미 평들 분위기 3 NeoSun NeoSun 4시간 전13:11 899
HOT 뉴 '썬더볼츠' 티저, A24와의 연결을 필사적으로 ... 2 NeoSun NeoSun 4시간 전13:08 922
HOT 잠시 눈시울 좀 붉혀드리겠습니다 4 Balancist Balancist 4시간 전12:47 1594
HOT 넷플릭스) 일렉트릭 스테이트 - 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7시간 전10:19 1090
HOT 이안의 헐크(2003)/ 지금 마블에게 없는 무언가 13 해리엔젤 해리엔젤 13시간 전03:31 1845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9개^-^ 월요일 화이팅 3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9시간 전08:19 1612
HOT (루머) 퀜틴 타란티노 차기작 내년 촬영 예정 5 NeoSun NeoSun 5시간 전11:41 1541
HOT 엠마 스톤 '바디 히트' 리메이크 주연역 제안 받아 4 NeoSun NeoSun 5시간 전11:36 1150
HOT <아마추어> 보도스틸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11:15 522
1170009
image
NeoSun NeoSun 5분 전17:18 23
1170008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6분 전17:17 29
1170007
image
NeoSun NeoSun 10분 전17:13 66
1170006
image
카스미팬S 15분 전17:08 71
1170005
image
무비티켓 19분 전17:04 139
1170004
image
NeoSun NeoSun 30분 전16:53 89
1170003
image
NeoSun NeoSun 42분 전16:41 212
1170002
image
NeoSun NeoSun 42분 전16:41 221
1170001
normal
KimHakim 46분 전16:37 314
1170000
image
갓두조 갓두조 1시간 전16:22 275
116999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13 161
1169998
normal
coooool 1시간 전16:00 380
116999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5:41 315
116999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5:24 372
116999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5:20 275
1169994
image
밀크초코 밀크초코 2시간 전15:14 456
1169993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5:01 508
1169992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53 251
116999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49 355
116999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47 232
1169989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4:44 1123
1169988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4:40 374
1169987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4:39 394
1169986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4:38 617
116998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4:37 411
116998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4:36 341
1169983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32 179
1169982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28 324
116998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28 203
116998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4:25 357
1169979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24 160
116997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4:15 253
1169977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4:15 669
1169976
normal
NeoSun NeoSun 3시간 전14:14 197
1169975
normal
왕정문 왕정문 3시간 전14:04 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