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 봤습니다. 이상한 영화였어요.

N번방 같은 성착취물 라이브 방송에 노출돼 함정에 빠진 여성이 있고, 그 여성의 남친으로서 우연히 방송을 보게된 뒤 여친을 구하려 애쓰는 남자 이야기입니디.

관객을 라이브 방송에 참여한 시청자의 포지션에 위치시키고 여러가지 자극적인 시추에이션을 진행하는데, 아마도 그 N번방 시청자들처럼 변태가 아니라면 대부분 보기가 불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90분 정도의 영화가 그보다 훨씬 길게 느껴질 정도였네요. 능글맞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주인공을 약올리는 박성웅의 캐릭터와 작위적인 설정도 보기 거북스러운 요소입니다.

주인공은 신상까지 털려서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등 이야기는 점점 끔찍해지는데, 이걸 계속 보고 있어야 하나? 싶어질 찰나에 희한한 반전으로 이야기를 비틀어버립니다. 그래서 영화가 나름의 당위성도 생기고 의의도 갖게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보면서 내내 갑갑했던 기분이 풀린 건 아니었어요.

아무튼 불법 영상 보지도 공유하지도 말자, 가 결론인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최근 본 가장 찝찝한 영화로 얻은 교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