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3-간단 후기

영화가 개봉하면, 아묻따 보게 되는 시리즈가 있습니다.
시리즈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최근 마블이나 DC 영화도 개봉하면 습관처럼 보게 됩니다. 영화를 본 시간이 적지않다 보니, 시퀄이든 리부트이든 생명 연장에 감사하며 애정하는 시리즈를 반깁니다.
물론 저는, 이러한 시리즈가 공포에 과하게 기울어져 있기는 합니다만 터미네이터, 람보처럼 영화사를 관통하는 시리즈도 있었네요. <록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애정하는 시리즈입니다. 무시로 보기도 하고요. 문득 생각해 보니 우와, 이 시리즈의 첫 작품을 본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상징적인 주제곡과 필라델피아라는 장소 역시 뇌리에 단단히 각인되었습니다. 인간승리를 더한 즉 승패병가지상사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한 록키는 주인공 실베스터 스텔론의 노쇠화와 함께 대미를 장식했지요. 그러며 <록키>의 스핀오프이자 사이드킥이라 부를 만한 <크리드>가 나타났습니다. 록키의 조련을 받던 크리드의 모습은, 물론 가장 강력한 이유는 상업적인 것이겠으나, 세대를 이은 감동 코드를 버무려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말 시간을 잇고 이은 영화가 주는 감동이었습니다. 크리드 첫 편은.
그리고!!!
크리드3편이 나타났습니다. (와, 개봉한 줄도 몰랐던. ㅠ 개인사 바쁨에 치여.)
록키 시리즈 3편에서는 아폴로 크리드의 도움으로 재기하는 록키의 모습을 다루었던 게 떠오르네요. 그 유명한 Eye of Tiger와 함께요. 쓰다 보니 떠오른 건데 이게 크리드3의 약 40년 전이었군요. A특공대에서 활약하던 미스터T의 모습도 스칩니다. 와.
사설이 길었습니다. 라떼 시절이 떠오르는 바람에.
어쨌든 록키가 세대를 이워 키워낸 아도니스 크리드의 세 번째 이야기가 링 위에 올랐습니다.(록키의 초고를 쓰던 실베스터 스텔론도 미래에 이런 식으로 자신이 만든 캐릭터가 살아나갈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겠죠?)
각설하고 영화로 들어갑니다.
1편과 2편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던 플롯이었던 반면, 3편의 플롯은 저 스스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즉 가급적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네요. 1편이나 2편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과거를 툭 삽입해 그것을 동기로 삼고 이야기의 주 플롯으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요즘 마블이 그 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다 보니 불만입니다.)
크리드의 어린 시절,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친구라는 설정으로 데미안이 등장합니다. 오랜 감옥 생활을 뒤로 하고 찾아온 데미안과 반목하며 권투로 시합한다는 설정인데, 역시 1편과 2편에 비하자면 플롯의 밀도나 이야기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깊이 등은 오히려 평이하군요. 뒤집어 말해 상당히 안전하게 플롯이 진행하는 터라 크게 거부감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평이하다, 표현한 반대적인 장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연이자 감독을 겸한 마이클 B. 조던의 입장에서 모험을 시도하기보다 시리즈의 물 흐르는 듯한 연계를 바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되돌아와 <크리드3>는 크게 모난 곳도 없고 그렇다고 격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전개로 킬링타임에 적합한 지지를 얻을 것 같더군요. 이변이 없다면 또 시리즈가 살아갈 것 같은.
개인적으로는, 복싱 장면의 기술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반대로 현장의 날선 감정은 조금 떨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화질이 좋아지다 보니 관객석의 CG가 눈에 띄게 티가 났습니다. 그때 제작진이 귀신 같은 판단을 했다 싶은 게, 관객석을 지워버리고 크리드와 데미안 두 사람의 결투로 바꾸더군요. 그걸 보고 아, 같은 고민을 했구나 싶었답니다.
어쨌든 크리드 3번째 속편은 안전하고 평이했기에 그래서 범용적인 재미를 깔아두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많이들 모나지 않게 좋아하실 듯했습니다.
길게 적었던 도입부에서 느끼시겠지만, 애정하는 시리즈가 "멸"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리부트든 시퀄이든 프리퀄이든, 그게 뭐가 되든 기다립니다.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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