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에 대한 단상

조련사 카산드라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며 서커스장에서 쇼를 하며 지내던 당나귀 이오는 서커스장의 파산으로 농장으로 팔려가는 신세가 됩니다. 농장에서 갇혀 사는 삶에 우울해 하던 이오는 잠시 얼굴을 보러 들린 카산드라가 떠난 이후, 그녀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농장을 탈출해서 도시로 향합니다...
작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올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이었던 이 영화는 특이하게 영화 전체가 당나귀 이오의 시각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이오의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며 인간 세상의 부조리와 사악함을 비판합니다. 포스터에도 보이듯이 붉은색을 중심으로 영화 전체에 퍼진 몽환적인 색감과 화면이 엄청납니다. 스몰리모스키 감독의 이런 스타일은 8-90년대의 동구권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은데, 요즘 참 보기 힘든 클래식한 스타일의 영화기도 합니다. 감독도 이제 80대니 얼마나 더 그의 작품을 볼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클래식한 분위기의 영상미를 즐기는 분들은 반드시 찾아볼만한 영화라 생각되네요.
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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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백치'를 각색한 것이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1966년작 '당나귀 발타자르'였고, 'EO'는 다시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EO'를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본 까닭에 이게 고전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란 것을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1.50:1의 화면비라던지 클래식한 느낌의 연출이 매우 독특하게 느껴졌습니다. 인간이 당나귀의 시선에 어느 정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지, 당나귀의 눈망울을 보면서 슬픔을 느끼는 제 감정 또한 인간을 기준점으로 동물의 심리를 예단하는 오판의 산물이 아닌지 등등 러닝타임 내내 몇 가지의 주제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스포입니다. 안 보신 분들 중에 보실 분들은 이후의 제 언급은 읽지 마세요. ㅠㅠ) 배역에 이름이 붙여지진 않았지만 편의상 'EO'로 명명하자면, 저는 작품을 보는 내내 EO역할을 단 한마리의 당나귀가 소화해낸 줄 알았어요. 나중에 검색해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꼭 그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을게 눈에 훤합니다.

포스터가 그래서 빨간 색으로 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