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파트1&2-리뷰

조금 급하게 쓴 데다, 문장을 다듬을 시간이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이건 오후에 좀...
어제 자 기사를 요약하자면, 카지노로 인해 약 51%의 앱 설치자가 늘었다는 "광고"가 돌았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깐깐하기로 소문 난 디즈니가 이런 광고를 허용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은 건 사실이다, 라고 평가해야겠네요. 다른 문장으로 "대중적으로 성공했다!" 라고 치환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대중적인 성공이라는 것이 반드시 모두의 만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선거, 같은 것이니까요. 어쨌든 최민식 배우가 열연했던(!) 카지노가 끝났습니다. 몇 가지 짚고 싶은 것이 있어 적어봅니다.
현대사를 아우르는 이야기의 유행
아마 이 명제로 딱 하나 작품이 떠오른다면, <파친코>가 아닐까 싶네요. 파친코는 명실 공히 대단한 드라마였습니다.
하나의 흐름이랄까 또는 물결이랄까, 천만영화로 치자면 <국제시장> 같은 류의 이야기가 최근에 유행입니다. 그런 흐름에서 보자면 유행에 따른 자연스러운 창작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이렇게 변환했다면 그것 역시 상당한 능력이겠지요.
보통은 이러한 이야기가 한 개인의 일대기에 부합한다고 볼 때 카지노 역시 기본적이며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런 일대기를 범죄인에 대입한 이야기는 희대의 명작이 딱 버티어 있습니다. 바로 <스카페이스>입니다. 그 어떤 범죄 일대기도 지금껏 <스카페이스>를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카지노는 어땠을까?
답은 여러분의 마음에 이미 새겨졌으리라 봅니다.
플롯 그리고 플롯
영화는 영화의 플롯이 있고, 드라마는 드라마의 플롯이 있습니다. 물론 창작적인 기법이랄까 방법에서 분명한 차이로 인해 소설과 영화는 내러티브를 공유할 수 있으면서도 플롯의 방식에서는 차이를 둡니다.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드리면, 내러티브는 줄거리라고 생각하시면 편하고 플롯은 이야기의 진행 방식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같은 내러티브라도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 이에 따라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각색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조금 희한한 전문성이 생겨나는 게, 각본을 잘 쓰는 작가는 각본에 특화되고, 드라마 대본을 잘쓰는 분들은 거기에 특화되더라고요. 소설 역시 마찬가지. 이를 두루 잘 쓰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물론 시간의 문제이겠지만요. 이 얘기를 드리는 이유가 아래 문장 때문입니다.
카지노는 전체를 다 놓고 보면, 애당초 드라마였다기보다 긴 흐름의 영화 각본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를 16개 포인트로 늘여서 드라마로 구현하는 과정이 "좋고도 나빴습니다". 좋았다는 이유는, 맨 처음에 서술했던 "디즈니의 51%" 운운 정도로 설명 가능하겠고, 나빴다는 건 그러한 이유로 구멍이 숭숭하다는 겁니다. (영화)플롯과 (소설)플롯의 차이가 만들어낸 부분이 아닐까.
선택과 집중
플롯과 플롯의 차이가 만들어낸 부분이 카지노에서 선명히 드러난 부분이 선택과 집중이었다고 봅니다.
카지노는 한 인물의 일대기 즉 성장에서 사망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성장에서 사망까지, 라고 적어보면 얼마나 거대한 이야기가 펼쳐져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죠. 당연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역사의 변곡점들마다 차무식이 등장합니다만 이는 거의 몽타주 처리됩니다. 아쉽게도 범죄의 모습 역시 디테일하다기보다 윽박지르고 최민식의 얼굴과 목소리에 기대 지나치고 맙니다. 다시 말해 최민식의 연기에 집중했다, 라고 하면 맞아떨어질 겁니다. 당연히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을 테고 그것을 보는 재미를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건 잘했다 잘못했다, 그런 문제라기보다 제작진의 명확한 선택이었다고 봐야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현대사를 얄팍하게 사용하고 범죄를 정면으로 다루지 못했다! 그에 반해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나머지를 사변적으로 이용한 덕에 조금은 다른 드라마가 탄생했다!!
캐릭터
돌아와 보면 카지노는 결국 캐릭터 물이라고 단정해도 틀리지 않는 단계에 접어듭니다. 차무식, 그를 보좌하는 정팔, 무식을 죽을힘을 다해 쫓는 오 경감, 이 셋을 중심으로 차무식을 돕는 이들과 반하는 이들로 나뉘어집니다. 위에서 사변적이다, 라는 단어를 썼던 이유가 캐릭터의 상반에 있습니다. 그토록 냉철하고 자기 중심적인 차무식이 정팔에게 집착하는 모습은 경험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차무식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팔이나 상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죠. 적이든, 아군이든 차무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물들이 선택에서 버려지거나 갈무리되는 형태로 다루어지는 이들 다수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충성할 것 같은 상구의 알 수 없는 대립이나, 무조건적으로 주기만 하는 민 회장 같은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가서 찬반이 분분할 것 같은, 물론 반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를, 정팔의 변모는 그야말로 플롯 전체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기괴함이었습니다. 이 역시 위에서 썼던 문장을 가져오자면, 분명한 캐릭터 드라마임에도 "좋고도 나쁘다!"
결론
카지노는, 현대사를 아우르는 흐름을 플롯으로 채택한 유행의 흐름을 탄 드라마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 범죄인의 일대기를 다룸으로써 전형성을 탈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캐릭터의 사변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 탈피하려는 노력은 엿보인 전개를 가져갑니다.
드라마 전체를 살피자면, 차무식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필리핀 범죄에 관한 이야기들이 때론 공감되기도 하지만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분명한 캐릭터물임에도 특히 플롯의 한 축을 차지했던 필리핀 범죄 거물이 그대로 사장되어 버린 면이나, 현대사를 캐릭터에 끼워맞춘 억지스러움은 분명 짚을 대목입니다. 같은 이유로 한국에서 활약한 캐릭터는 타자화 되고 말았습니다. 좋고도 나쁜 상반이 여러 곳에 존재하는 드라마의 완성도는 드라마의 제작비를 감안하자면 좋지 않다, 라고 말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그에 반해, 한국인의 전체적인 감성을 잘 다룬 면이나 현대사를 아우르는 이유로 공감의 면이 크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앞서 사변적이라는 단어를 썼으나, 이를 달리 말해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전개시킴으로 기대를 벗어나는 형국은 보기에 따라 감흥이 되겠고, 느끼기에 따라 연기의 확장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전체로 결론한다면, 영화의 플롯을 대폭 늘인 듯한 전개로 숭숭한 플롯의 약점을 캐릭터로 커버해낸 드라마, 라고 해야겠네요. 개인적인 평을 하자면, 윽박지르면 해결되는 최민식 주변의 범죄 해결과, 반전에 대한 강박이 만든 정팔의 사변적 캐릭터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드라마에서 즉 현대사를 아우르는 드라마에서 창작자는 이미 알고 있기에 사용 가능한 주인공의 선민 행위, 시쳇말로 치트키가 여전했다는 점에서 파친코와는 상당한 차별점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불호였습니다.
추천인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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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아쉽지만 저는 불호였던 드라마였답니다. 최민식 배우님,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한 그런 드라마 같았답니다.
영화 각본가와는 다르게....
드라마 작가가 괜히 유명세 떨치고 드라마 완성도를 좌지우지하는 게 아닌가 보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