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 한국판 슬램덩크,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카운트>
1. 뻔하지만 기분 좋아지는 영화
<카운트>는 박시헌 씨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내용상 잘못된 낙인과 비리에 맞서 싸우는 영화지만, 그 내용을 들고 가면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영화는 무난하게 복잡하지 않게 전형적인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의 플롯을 가져간다. 차별화된 지점은 신파 한 방의 노림수가 없다는 건데 이건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다. 한 방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뻔하지만 매끄럽게 잘 연출된 코미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진선규 배우의 단독 주연 첫 작품이기도 하다. 진선규 배우와 조연으로 나온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특히 사투리 연기. 여지껏 많이 봐온 사투리 연기들보다 훨씬 자연스러웠다. 다만 윤우(성유빈)는 본인이 가진 서사에 비해 몸집이 왜소하다는 게 살짝 흠이긴 했다.
촬영 정말 눈에 띄게 좋았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구도와 기교를 제대로 표현했다.
2. 피 끓는 패기. '슬램덩크'가 떠오르는 고교 대전
라이벌 구도나 상대 선수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지만, 고교 대전은 피 끓는 패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슬램덩크'에서 느낄 수 있는 그 기분과 거의 똑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경기들에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보통 스포츠 영화라면 마지막 경기가 클라이맥스가 되고, 여기서 모든 걸 쏟아내는데 이 영화는 그걸 하지 않는다. 실패라기 보다는 감독이 일부러 경기 시퀀스들에 임팩트를 주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기들 전체적으로도 극적인 상황보다는 웃긴 장면이 대부분이고, 슬로우를 준다거나 스피디하게 컷을 쓴다거나 하는 기교도 거의 없었다. 주인공이 '전 선수, 현 코치' 신분이다 보니 경기보다는 경기를 지켜보는 자의 마음에 포커스를 둔 게 아닌가 싶다.
3. 세상과의 싸움, 너무 힘들지만.. (결국은 이겨내리라!)
잘못된 편파 판정으로 인해 낙인 찍혀버린 인생. 제2의 희생자를 만들어 밟고 올라서려는 주변의 비리 덩어리들. 영화가 전체적으로 유쾌하게 흘러가니 이 설정이 큰 울림을 만들진 못한다. 하지만 실화 모티브를 넘어 역사적 사실에 가까운 내용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절대 웃고 넘길 영화가 아니다. 당사자가 겪었을 고통은 겪어보지 못한 우리가 상상하기는 힘들 것이다.
- 세상이 누군가를 한번 낙인 찍으면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언론이 던져준 정보만으로 누군가 싸잡아 돌멩이 던지는 대중
- 대중을 재촉하는 기자
- 이 모든 상황을 기획한 비리 덩어리들
그대로 웃고 넘기기엔 오늘날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4. 다시 일어선다는 건 넘어진 자에게만 주어진 특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너무 착잡하고 힘들면 잠시 쉬었다 딛고 일어서면 된다. '결국은 이겨내리라'라는 긍정의 마음가짐은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다. 실화 기반이다 보니 뻔하다는 관점으로만 볼 수 없다.
신파도 없고 깔끔하고 개운한 감동을 주는 이 영화는 정말이지 기분 좋아지게 해주는 영화이다.
(기타 생각)
- '편파 승'의 피해자가 된 시헌(진선규)과 '편파 패'의 피해자가 된 윤우(성유빈). 서로 같으면서도 다른 입장인 이 설정을 이용해서 갈등-봉합 과정을 더 입체적으로 그려졌다면 어땠을까? (그러면 코미디 영화가 안되겠군)
- 도입부에 자막 깔아주는 거 완전 굿매너인데?
- 좋은 대사들이 많았다.
힙합팬
추천인 5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그러게요!ㅋㅋ 초반에만 딱 보여줬을 땐 '이야~' 했었는데, 어느새 사라지더라구요!!
맞아요 ! 보면 기분 좋아지는 영화 ^^

박시헌 선수가 실제로 세상이 하고 있는 오해를 풀어서 기분 정말 좋더라구요 :)!

이제 사람들이 사투리에 적응했겠지.. 하고 뺐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