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관람 후기 (강스포)
천호 아맥으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보고 왔습니다.. 요 근래 관람한 마블 영화들 중 재미는 손가락에 꼽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완성도는 떨어졌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우선 영화에서 진행하는 플롯들이 안 그래도 많은데 그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자유의 투사들은 극 중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이질감이 심했습니다. 캉이라는 독재자를 몰아내기 위해 반란을 꾀하는 조직인데 캉이 독재자라는 묘사를 영화에서 자세히 해주지 않으니 얘네가 반란을 일으키려는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캉이 군대를 이끌고 양자 영역 내 도시에서 살던 자유의 투사들이 쫓겨나는 장면을 넣었다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쓸데없이 초반부에 스캇의 독백이 길었다고 생각합니다. 베스킨라빈스 장면에서 악수하는 장면이 너무 길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장면을 자르고 후반부의 부족한 서사와 개연성을 메꾸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게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블 영화 중 역대급으로 유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앤트맨 시리즈의 단골이었던 루이스가 출연하지 못하며 그 빈자리를 자유의 투사들 중 한 명인 '베브'로 대체하려 한 것 같은데 구멍 타령만 해대니 왜 구멍에 집착하는 지도 모르겠을 뿐더러 재미가 있지도 않아서 실패한 유머 같았습니다. 그 외에도 주인공들의 유머까지 전부 나가리였어서 그냥 이야기와 시각적 요소에 의지해서 영화를 관람한 것 같네요.
캐릭터 중에선 재닛과 크라일라, 모독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가족들에게까지 양자 영역 속 캉의 존재와 자신이 몸 담았던 자유의 투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 중반부가 시작할 때까지 전혀 털어놓지를 않아요. 그냥 닥치고 자기만 따라와달라고 하니 앤트맨 패밀리가 맞서야 하는 존재와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관객들이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크라일라는..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소모할 거면 빌 머레이라는 명배우를 왜 캐스팅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의미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모독은 AIM이라는 조직의 과학자인 조지 달튼이 모독이다라는 원작의 설정과는 달리 1편에서 양자 영역에 떨어진 대런 크로스가 캉에게 개조되어 만들어졌다는 MCU 만의 설정을 채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독이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등장하기를 바랬지만 모독 마저도 개그캐로 전락해버리며 많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캐시의 한 마디를 듣고는 캉을 배신하여 자폭하는 장면은 개연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복자 캉은 충분히 좋은 캐릭터였습니다. 후반부에 약간 어이없는 최후를 맞이하긴 하지만 조나단 메이저스라는 배우의 멋진 연기와 31세기의 무기와 기술을 앞세워 벌인 전투는 강력함을 묘사하는 데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스캇도 딸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아버지라는 캐릭터를 잘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호프는 전편과는 달리 스캇의 전투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나와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캐시는 개인적으로 배우의 연기가 어색하여 몰입이 되지 않더군요. 목소리는 간절한데 표정은 굳어있는 장면들이 눈에 띄었어서 어색했습니다. 그래도 아버지처럼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캐릭터의 소망은 잘 드러낸 것 같습니다.
시각적인 요소는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토르: 러브 앤 썬더에 처음 도입한 볼륨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양자 영역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잘 표현했고 다양한 생물들을 훌륭하게 묘사했습니다. 최근의 MCU가 CG 측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 영화는 토르: 러브 앤 썬더와 같이 시각적인 면은 챙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쿠키 영상 2개는 역대급이었습니다. 첫 번째 쿠키 영상에서는 원작에 등장했던 캉들의 의회를 실사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파라오 라마투트, 이모터스, 스칼렛 센츄리온 등 코믹스에서 비중이 높았던 캉들의 변종을 보니 캉 다이너스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두 번째 쿠키 영상은 사실상 로키 시즌 2 예고였는데, 캉의 또 다른 변종인 빅터 타임리가 20세기 초의 영국에서 진행하는 연설을 로키와 모비우스가 지켜보는 장면이었습니다. 로키 시즌 1을 재밌게 본 한 사람으로써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정리: 페이즈 5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치고는 많이 아쉬웠다. 앤트맨 시리즈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를 잃은 것은 아쉬웠고 로키 시즌 1과 닥스 2를 봐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버스에 대한 개념들(인커전 등)은 마블의 진입 장벽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높인 것 같다.
별점: 2.5/5 (호 60% 불호 40%)
익무에 처음으로 리뷰 글을 써보네요. 이번 주 내로 MCU에 대한 제 생각 2부 (2022년 작품)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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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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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인지 불호인지... 나름 괜찮게 보신 것 같긴 한데 확인차 여쭙니다.^^
그리고 문단을 좀 나눠주시면 훨씬 읽기 편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