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nshees of Inisherin'에 대한 단상
"쓰리 빌보드"로 오스카 여러부분에 후보로 오르면서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해 갔던 마틴 맥도나 감독이 4년만에 발표한 신작은 관계와 집착에 관한 잔잔하면서도 섬뜩한 우화 같은 영화입니다.
육지에서 좀 떨어진 이니셔린 섬이 이 영화의 배경인데, 영화의 시작은 콤이 오랜 친구였던 파드릭에게 절교를 선언하는것으로 시작합니다. 느닷없는 절교 선언을 들은 파드릭의 삶은 엉망진창으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이 일이 마을에 소문이 나면서 콤의 평화로운 생활도 이전 같지 않게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영화의 초중반은 시트콤에 가까울 정도로 말장난 유머가 가득한데, 감독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가 가득한 유머라 번역하시는 분들이 아마 고민을 좀 하면서 번역을 해야 하는 이야기들이 좀 있을듯 하네요...ㅎㅎㅎ 하지만 중반 이후로 가면서 영화는 진지해지면서 감독이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를 거침없이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의 영화 답게 이번 영화도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빛이 나는데, 특히 콜린 파렐의 아카데미 노미네이션은 당연하게 보입니다. 관계에 집착하다가 자신의 주변을 모두 망가뜨리고 마는 처절한 연기를 배우의 이름값에 손색없이 아주 훌륭하게 잘 보여줬습니다. 베리 키언은 등장시간이 길지 않은 조연이었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인상에 남는 연기를 보여줘서 역시 좋은 배우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들었네요.
이 영화는 왜 관계가 붕괴되었나 보다는 관계가 붕괴된 이후에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해가는가에 더 촛점을 둡니다. 그래서 영화속의 여러 장면들이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토론할 거리를 많이 줍니다. 이런 여운들이 예술영화를 보는 재미이기도 하죠...ㅎㅎ
꼭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