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후기. 얽힌 실타레가 의외로 양쪽에서 잡아당기자마자 풀렸다._스포有
배우 이정재 감독의 데뷔작, 두 배우의 23년 만의 제회
<헌트>의 감독은 여러 인상적인 캐릭터로 이름을 남긴 배우 이정재다. 거기다가 너무도 친근한 조합인 정우성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게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이라는 것이 굉장히 놀라울 다름. 지금까지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올여름 대형 배급사 영화들 중 제일 후발주자였던 만큼 일말의 희망과도 같은 의미도 있는 영화다.
그 시절 공공의 적, 다시 돌아온 백사장
현재까지도 어른들 사이에서는 70~80년대에 혁명운동을 하던 이들과 북한의 첩자들을 동일시하는 의견들이 이따금 표면위로 올라온다. 그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선동을 위한 목적인 건지 알 수 없지만, 영화는 그들의 시각을 빌미로 삼아 당시 정권의 우두머리가 공공의 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자칫하면 위험한 발언이 될 수도 있지만 분명 영화 속 두 조직은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둘의 목적이 같은 부분이 있었기에 공조의 가능성까지 이어지는 영화의 흐름은 당시의 시선과 현재의 시선이 어느 정도 어우러진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또 카메오 황정민 배우의 연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정말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을 다시 보는 줄 알았을 만큼 날것의 연기를 봤다. 분명 황정민 배우임을 알면서도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여태껏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하는 착각이 들었다. 마치 영화 출연 경험은 없지만 잔뼈는 굵은 연극배우의 연기를 영화에서 접한 느낌.
너무 남발했던 총탄
개인적으로 총성이 남발하는 첩보전을 싫어한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너무 과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데, 소총까지야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기관단총이 등장할 줄은 몰랐다. 거기다가 양과장을 암살하는 장면서 저격용 총을 연발로 쏘는 모습 또한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내가 총기류를 잘 모르니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거 같다. 일단 내가 봤던 영화 중에서는 그렇게 총알을 남발하는 저격수는 본 적 없다.
얼기설기 설킨 실타래가 의외로 양쪽에서 잡아당기자마자 풀렸다.
상당히 재미있게 본 영화. <외계+인>, <한산>, <비상선언>까지 본 나로서는 <헌트>가 제일 재미있었다. 쉬는 구간 없이 계속해서 달리는 영화인 만큼 자칫 무겁게 느껴져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잘 만든 영화임을 부정하는 이들은 없을 거 같다. 복잡하게 얽히고설켰던 이야기들도 생각보다 쉽게 풀려서 복잡하다는 인상도 없었다. 소재 면에서는 <공작>이나 <밀정> 정도가 떠오르는 영화였고, 재미 면에서나 완성도 면에서도 그에 준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사량이 꽤 많아 자막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필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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