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양] 비인간적인 양의 속성과 화면비 (해석-3, 강스포)
애프터양 해석후기 3탄입니다. ㅎㅎㅎ
이전글은 요기!!
[애프터양] 서정적인 SF영화 속 4주제의 기억(스포)
[애프터양] 인테리어/소품에 담긴 의미(해석2, 스포)
번외편 : [애프터양] 오프닝 댄스배틀 익히기!(스압)
이번엔 농담 2개와 질문 2개를 통해 생각해본...
아마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라 생각했던 양의 너무나 비인간적인 특성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전에, 양의 기억과 관련해선 화면비율이 중요한 포인트라... 잠깐 짚어볼게요~
[화면비와 상영관]
댓글로 알려주신 익무님 덕에 양의 기억때 화면비가 달라지면서 총 3종류가 있단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1차: 영등포 롯시 6관 (비스타관)
화면비 전혀 신경안쓰고 있다가, 영상통화할 때 폭이 확 좁아져서 순간 놀랬어요.
화면이 넘 어두워서 롯시를 욕했건만 다른데서 보니 영화자체가 어두웠던...ㅋ
2차: 코메박 컴포트 10관 (시네마스코프관)
비율이 안맞는 관이라서 그런지, 양의 기억부분이 위로 확장된다는 걸 딱히 못느끼고 넘어갔네요.
다만 사운드는 압도적으로 크고 생생하더란... (귀...귀아팡~)
3차: 용산 박찬욱관 (비스타관)
알고 보니 오?! 진짜로 오늘은 마스킹을 안해주네? 싶으면서,
영화가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진행될 때 위아래 빈 게 확실히 눈에 보이더군요.
덕분에 양의 기억으로 넘어갈때 위아래로 촥~ 하고 확장되는 게 강렬하게 와닿더라는...
왠지 이영화는 비스타관에서 봐야할 거 같아요!
여튼 화면비를 정리하면,
- 일반 내용(2.35:1) : 시네마스코프라 양옆으로 길~쭉함.
- 영상 통화(4:3) : 위아래로 늘어나며, 폭이 엄청좁은 비율로 확 줄어듬.
- 양의 기억(16:9) : IMAX마냥 스코프에서 위아래 쓕 확장됨! (1.85:1이란 얘기도 있던데 16:9인듯?)
(옛 기억중 두세번씩 다른톤으로 대사가 버퍼링되어 재생될 땐 시네마스코프로 나오는 걸로 봐서,
양의 기억이 아닌 엄마나 아빠가 직접 떠올린 기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안경도 벗고 있구요. )
예고편만 보셔도 화면비가 어디어디 확장되는지 금방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ㅎㅎ
(*요기부턴 스포가 한가득!*)
1. 잠들지 않는 양 / 솔직하지 않을 수 없는 양 : 인간과는 다른 두가지 기억체계
영화 속에서 글쎄다~아닐걸?(I don't think so.) 라는 농담?이 두번 나오는데...
한번은 밤중에 물마시러 나온 미카가 아빠한테 이야기하길 아무리 작게 불러도 양은 다 들었다며,
갑자기 "근데, 양도 잠을 자던가?"라고 의문을 갖는 부분에서 아빠가 아닐껄?이라고 대답했고,
두번째는 키라가 양과 나비관련 대화를 할 때 양이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요?"라고 하자,
키라가 깜짝 놀라면서 "너가 솔직하지 않을 수도 있어?" 라고 묻는 부분에서 양이 아닐걸요. 라고 대답합니다.
N차하다보니 요 대사를 왠지 신경써서 읊는단 느낌이 팍 들더라구요.
제가 알기로 인간의 기억은 자는 동안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변환된다고 들었습니다.
양의 기억공간은 보셔서 아시겠지만, 아주 짧은 몇초 상간으로 단편적으로 파일처럼 퍼져있지요.
그게 아마 양의 기억체계가 인간과 가장 다른 점일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잠에 들지 않음으로서 장기기억으로 변환되지 않는 양...
또한 양의 기억재생 vs 엄마나 아빠가 안경을 벗고 과거 회상하는 걸 비교해보면,
제이크와 키라가 재생할땐 두번세번 대사 톤과 느낌이 미묘하게 다르게 여러번 버퍼링되어 재생됩니다.
즉 기억이 주관적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건데요.
양처럼 사실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기억체계랑,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않는 인간의 기억체계는 근본적으로 다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즉, 장기기억과 주관적인 기억이란 인간적인 속성이 양에게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한....
2. 그래서 행복해?(아빠) / 그래서 슬퍼?(엄마) : 인간의 본원과 미래
복제인간 에이다는 "양은 혹시 인간이 되고 싶었던건 아닐까?"라고 묻는 제이크에게,
그건 "너무나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이라며 쪽을 주는데요.
에이다의 말에 저도 정신이 번쩍 들었기에 맞는 말 같기는 하지만...
그 전에 제이크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었기에 아빠의 변호를 잠깐 해줘야겠습니다. ㅎㅎㅎ
아빠와 양의 대화에서 제이크는 자신이 차(茶)에 반했던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하는데,
양은 그 이야기에 아름다움을 느끼며 그 영화도 꼭 같이 보고프다고 합니다.
제이크는 동양에서 차는 가업이라며 양에게도 슬슬 가르쳐줄 생각을 하게되고 차를 한잔 권하지요.
그러나 양이 차를 마시자 순간 왠 깡통에 물내려가는 소리에... 분위기가 확 깨지는 기분이... ㅜㅜ
양은 자신도 중국의 장소와 시간, 차에 대한 실제 기억을 가져보고 싶다는 욕구?를 보이다가 순간, 할말을 까먹었다고 합니다.
제이크는 아마 그 얘길 듣고 "넌 지금 행복하니?"란 질문을 하게된 거 같아요.
근데, 이게 자신에게 맞는 질문인지 모르겠다는 양...
반면 엄마와 양의 대화에선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는데요.
나비표본 수집이라는 동양의 문화에 심취한 양을 보며, 그게 참 보기좋다고 생각한 키라,
양은 그녀에게 애벌레의 삶이 끝나고 나비의 삶이 이어진다는 노자의 이야기를 하다가...
하지만 자긴 애벌레 이후의 삶(나비)이 없어도 좋아! 란 이야기를 하자,
키라는 순간 말을 잇지 못하는데...
무가 있어야 유가 있다는 말과 함께 쿨?하게 손절각 치는 모습에,
키라는 그 끝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받아들인다고? 라는 의문이 들었는지...
그러면 "넌 슬프지않니?" 란 질문을 하게됩니다.
자신은 그렇게 프로그램되어있지 않은것 같다는 양
이건 앞서 정리했던 잠이 듬에 따라 장기기억을 지속적으로 이어/엮어나가는 문제와...
희망이란 이름으로 자기자신을 속일수 있는 문제와 귀결되는 질문일 듯 합니다.
부부간의 대화를 살펴보면 묘하게 아빠는 과거지향적이고, (전에 이런일이... 그동안 돈이 넘 많이 들었어 등등)
엄마는 미래지향적인 성향 (나 이제 곧 뭐하러 가야돼... 양없이 이젠 우리가 해결해야해 등등)을 드러내는데,
요거랑도 살짝 관련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즉, 두가지의 상반된 양의 태도와 엄마,아빠의 질문을 살펴보면...
인간이 자신의 본원에 대한 장소/시간(기억)을 경험하고 저장해/이어나갈 수 있다는 건,
존재의 의미(찻집아들, 누군가의 후손) - 행복함/만족감과 관련있고,
인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희망(기억되는?)으로 자신을 속여/꿈꿔나갈 수 있다는 건,
작동방식(프로그램, 죽게되는 존재) - 슬픔/좌절감과도 관련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감독이 하려는 걸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내가 써놓고도 어..어렵!! 흐앙~😂)
3. 가루차(테크노)와 잎차(인간)
이건 이전 리뷰에서 댓글로 이야기 나누다가 정리된 내용인데요.
가루차에 대해 서로 굉장히 상반된 해석이 가능해서 참 신기했습니다.
처음에 제이크네 차 가게에서는 가루차를 팔지 않는다는게 나왔었지요.
제이크는 차잎을 직접 넣어 그 속에 담긴 여러 성분이 진득히 우러나오는 걸 중요시 하는듯요.
근데 중반에 한번 제이크가 가루차를 타마시는 순간이 나옵니다.
그 차마시기 직전에 부부는 양을 못고친다는데 어떡하지? 라며 고민하다가,
제이크는 양한테 돈이 넘많이 들었고, 넘 비싸서 또는 못산다는 류의 이야기를 하지만,
키라는 형제를 새로 산다는 건 너무 이상한 일이라며 이젠 우리가 시간을 들여서 해야할 일이란 얘길 합니다.
직후에 제이크는 홀로 가루차를 타마시는데...
저는 왠지 양을 가공된 공산품 취급한 자기자신에게 역함을 느끼는 거 마냥...
차를 마시고 난 다음 음미하는 표정이 영 안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왠지 제이크는 이후로도 여전히 가루차를 안마시게될 거 같단 생각을 했던.... ^^;
근데 또 저와는 반대로 테크노/클론(가루차)를 혐오하고 아날로그(잎차)를 선호하는 제이크가
양의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이분법적 가치관이 무너지고 가루차를 마실 수 있게 된거 같다고 생각하신 분이 있어서 엄청 흥미롭더라구요.ㅎㅎㅎ
제이크가 양/에이다/옆집 쌍둥이네란 테크노/클론을 단순한 가루차가 아닌 나름의 잎차같은 존재라 느낄 것인지,
vs
아니면 그들은 분명 가루차지만 그 가루차 나름대로 알고보니 상당히 풍미가 있다고 느낄 것인지란...
해석의 차이로 이게 굉장히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더라는....
보면 볼수록, 또 생각해보면 할 수록... 다른 면들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
이영화 상당히 철학적인 영화로군요.
간만에 영화보면서 명상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영화를 본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사색하게 되더라는....
철저하게 이과형 인간인 저는 글쓰며 생각정리하다가 머리에 쥐 나는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이런식의 프로그램이 영 익숙치 않음!ㅋ)
그럼 이만, 저의 기억시스템은 넘 무리를 하여 수명을 다해 잠시 꺼지겠습니다. 삐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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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화 명대사 찾는 법] 리뷰 적다 발견한 사이트
Nashira
추천인 14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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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높이감이 화악 올라가는게 시선을 잡아끄는 중요포인트라 마스킹은 포기하는게 맞는듯 합니다. ㅎㅎ
+양의 기억부분은 다른리뷰에서 1.85:1 비스타란 글을 봤는데 구글검색해보니 16:9라고 뜨긴 하네요. ㅎㅎㅎ
그렇담 영상통화 부분이 4:3이겠군요?!
.
2차때까진 걍 농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3차하다보니까 저 두대사를 힘줘서 읊는 느낌이 확 들더라구요. ㅎㅎㅎ
대체 왜 저걸 짚었지?란 의문을 갖다보니 두 포인트가 인간 vs 테크노의 기억체계에서 크게 다른부분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앞으로 제이크가 가루차/테크노나 클론을 어떻게 생각하게 될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묘하게 열린 결말 같기도... ㅎㅎㅎㅎ
저도 첨엔 영상통화할때만 눈치챘는데... 알려주신 분덕에 유심히 봤더니 화면이 화악 솟아나더라구요.
예고편도 보시면 화면비가 계속 달라진답니다. ㅎㅎ
https://youtu.be/Kwp32zLc08c
영상통화말고 처음 확 늘어난 씬이 기억공간 펼치는 우주우주한씬인가 그래서 더 우와~ 하고 감탄했어요. ㅎㅎㅎㅎ
잠과 기억에 대한 관계성 이렇게 생각은 못해봤는데 흥미롭네요!!
잠안자는 거랑 솔직하단 부분을 왜 콕 짚은걸까 의문이 들어서 걍 대충 썰을 껴맞춰봤습니다. :) (감독님의 의도는 없었을수도...?ㅋ)
3회차가 가능할련지는 장담못하지만 다시 보게 되면 유심히 봐야겠어요
아마 예고편을 전체화면으로 놓고보시면 어디서 화면비가 높아지는지 금방 확인하실 수 있을 거에요. ㅎㅎㅎ
https://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aver?code=206637&mid=52330
https://youtu.be/Kwp32zLc08c
시네마스코프 비율도 현재 상황은 카메라 고정 / 과거 회상은 들고 찍었다 하더라구요~
마스킹 잘해주는 극장 가서 "주된 비율인 시네마 스코프로 마스킹 안해주냐?" 여쭤보니 "그럼 4:3(이라 그러시더라구요) 비율 전환때 높이가 좀 잘려서 안된다"라고 하시더군요~
암튼 수퍼s가 최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