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의 스타트렉] 속 원작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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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케이블TV에서 방영하는 [스타트렉 : 다크니스]를 간만에 봤는데, JJ는 정말이지 관객이 뭘 원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관객을 의자 위에서 들썩 거리게 만들 수 있는지 잘 아는 감독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
게다가 [더 비기닝] 때도 느낀 거지만, 기존의 소재를 가져다가 어쩜 저렇게 재미나게 비꼬는지도 정말 놀랐어요. 내용은 물론, 장면이나 대사, 인물까지 정말 기존 시리즈의 색채를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리부트를 창조해 낸 것 같습니다.
그런 덕에 골수 마니아들도 그의 리부트를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아무튼, 기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이런 오마주(?) 장면들과 대사를 보다가, '언젠가 한 번 정리해 봐야지' 싶더군요.
그래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JJ가 원작 스타트렉에서 가져온 오마주, 이스터 에그든 뭐라고 부르든 원작 시리즈와 관련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시작은 [다크니스] 때문에 했는데...
정작 [더 비기닝] 관련 된 것들까지 정리했네요.
참고로 일전에 제가 쓴 스타트렉 관련 글 링크도 걸어 놓으니 참조하세요.
처음 스타트렉을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겁니다.
스타트렉 타임라인 :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1529534
스타트렉 직업별 유니폼 색깔 정리! :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1630223
SF 속 Warp에 대해 알아봅시다 - 스타트렉 위주 :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1870723
그러고 보니 이런 댓글도 달렸었는데...
이제서야 쓰게 된 점 '불꺼진달' 님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당연한 거지만, 아래에는 [스타트렉 : 더 비기닝]과 [스타트렉 : 다크니스]의 스포일러들이 득실 거리니, 원하지 않는 분들은 살포시 뒤로 돌아가 주세요 ~
참고로 원작 시리즈는 편의를 위해 앞으로 TOS (The Original Series)로 표기하겠습니다.
[스타트렉 : 더 비기닝]
- 레너드 '본즈' 맥코이

본명이 레너드 맥코이인 선의는 TOS에서 '본즈'라는 별명을 가졌습니다.
당시에는 의사들을 'sawbones'라는 속어로 불렀는데 이를 줄여 'bones' 로 부른 거죠.
JJ의 작품에서도 이를 살렸습니다.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맥코이가 전처가 이혼하며 전재산을 빼앗아갔고, 남은 건 자신의 뼈(bones)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죠.
- 파이크 선장

TOS 시리즈의 첫 파일럿 에피소드 '더 케이지'에서는 커크 선장 대신 파이크 선장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후 에피소드 부터 파이크 선장은 등장하지 않아, 팬들은 그를 커크 선장의 전임자로 여기고 있죠.
JJ는 이 점을 이용해, 파이크 선장을 커크의 멘토로 본인 시리즈에 등장시켰습니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파이크 선장이 선장석에 앉을 때 TOS에서 커크 선장의 눈을 강조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빛을 비춘다는 점입니다.
이것 역시 TOS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싶네요.


새로운 커크에게 이를 적용하지 않은 건 JJ 특유의 화면에 불빛 날리기 (플레어) 때문이 아닌가 의심해 봅니다 ㅎㅎㅎ
- 고바야시 마루 테스트

TOS 극장판 2탄[칸의 역습]에 등장하는 고바야시 마루 테스트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시뮬레이션으로 유명하죠.
게다가 역사적으로 유일하게 통과한 인물은 커크 선장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JJ의 영화에서는 커크가 어떻게 통과하는지 직접 보여주죠 ~
원작에서는 반칙도 창의적인 발상이라 상을 받았다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아래는 원작 2편 [칸의 역습]에 등장하는 고바야시 마루 시뮬레이션입니다.
- 주연 셋의 관계

TOS에서 커크, 스팍, 맥코이의 관계는 단순합니다.
커크는 영혼을 지닌 인물, 스팍은 논리, 맥코이는 뜨거운 가슴을 지닌 인물이죠.
덕분에 맥코이는 감정 없고 논리적인 스팍을 매번 까대고 커크 선장은 스팍을 옹호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나 맥코이는 '냉혈한이나 (Cold Blooded), 초록혈한 (Green Blooded) 홉고블린'이라는 말을 자주썼죠.
(혹은 뾰족귀, 감정 없는 벌칸... 등등)
JJ의 작품에서는 관계도가 조금 바뀌면서 커크와 스팍이 많이 티격태격 하는데, 실제로 커크가 스팍에게 뾰족귀 개객끼라고 부르고 맥코이가 옆에서 난 마음에 드는데 라고 거들기도 하죠.

물론 나중에 맥코이는 다시 스팍을 초록혈한 홉고블린이라고 부릅니다.
- 펜싱하는 술루

TOS에서 술루의 특기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히 없었지만, 특정 에피소드에서 바이러스에 조정당한 술루가 자신을 달타냥이라고 생각하며 펜싱 칼을 들고 선원들을 뒤쪽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오마주로 술루의 백병전 기술은 펜싱으로 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 우후라와 스팍
'플라토의 양아이들'이라는 TOS 에피소드의 원래 각본에 스팍과 우후라가 미국 TV 최초로 인종을 넘어선 키스를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이후 실제 방영된 에피소드에는 커크 선장과 우후라가 키스를 하게 됐습죠.(물론 외계 종적에 의해 조정당한 경우지만)
어째건 그때 못한 키스를 JJ의 시리즈에서 이어 나갔네요.
- 아처 제독의 비글 강아지

영화에서 스카티가 [스타워즈]의 호스 같은 행성에 유배된 이유가 아처 제독의 비글 강아지를 트랜스포터 실험에 이용해, 강아지가 우주 어딘가를 떠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 이야기는 [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 시리즈의 아처 선장과 그의 강아지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JJ는 팬들이 싫어한 강아지 포르토스를 우주로 날려버린 센스도 발휘했죠.
- 난 의사지 XX가 아니야!!!

JJ의 스타트렉 등장인물 중, TOS의 인물과 가장 비슷한 건 맥코이 선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투 부터 시작해서, 움직임이나 성격 등이 빼다 박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그의 유명한 캐치 프레이즈도 이번 작품에서 그대로 등장합니다.
특히, '난 의사지 XX가 아니야!!!' 라는 그의 발언은 짜증부터 빈정대기까지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이었죠.
아래는 그런 장면만 모아 놓은 영상입니다.
[스타트렉 : 다크니스]
- 다수의 필요성이 소수의 그것보다 중요하다

원작 극장판 2편[칸의 역습]에 등장하는 이 대사 '다수의 필요성이 소수의 그것보다 중요하다 (the needs of the many outweigh the needs of the few)가 이번 영화에서도 인용됐는데요.
초반 화산 장면에서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스팍이 본 대사를 합니다.
원작 극장판 2편[칸의 역습]에서는 영화 마지막에 엔터프라이즈 호를 구하기 위해 스팍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하는 대사죠.

네, 원래는 스팍이 죽는데, JJ는 이 점을 비꼬아서 커크가 죽는 걸로 바꾸었습니다.
물론, 스팍과 커크 모두 이후에 살아나긴 합니다.
사실 기존 스타트렉 극장판 3편은 순전히 스팍을 살려내는 이야기죠.
제목도 스팍을 찾아서...
- 데이스트롬 회의실

해리슨(컴버배치)의 공격 직후, 스타플리트의 고위 장교들이 모인 회의실 명칭이 데이스트롬입니다.

이는 TOS에 등장하는 리처드 데이스트롬 박사를 오마주한 거죠.
그는 듀오트로닉 컴퓨터를 개발한 인물입니다.
- 섹션 31

해리슨이 폭파시키는 기록 보관소는 사실 '섹션 31'이라는 비밀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스타트렉 : 엔터프라이즈]와 [DSN : Deep Space Nine]에 등장한 적이 있죠.

우주연합의 안전을 어둠 속에서 지키는 비밀 조직으로, 연방 내 몇몇 고위 임원들만 그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칸 같은 위험한 인물을 시켜서 무기를 만들고 했나 봅니다.
- 마커스 제독의 책상

마커스 제독의 책상 위에는 이전 시리즈에 등장했던 우주선들의 모형이 있습니다.
실존하는 나사의(NASA) 우주 왕복선 '엔터프라이즈 호'

USS 엔터프라이즈 XCV 330 (스타트렉 영화에 사진으로 등장한 모델)

엔터프라이즈 NX-01 (스타트렉 : 엔터프라이즈 TV 시리즈 출연)

피닉스 (극장판 8편에 등장하는 과거의 로켓)

그리고 영화 다크니스 말미에 등장하는 USS 벤젼스

- 크로노스 행성의 위성 폭발

클링온 제국의 수도 겸 홈월드인 크로노스 행성이 이번 작품에서 등장하는데요. (컴버배치가 도망가는 행성)
자세히 보면 행성의 위성 중 하나인 프락시스가 파괴되어 떠도는 게 보입니다.
이는 [스타트렉 6 : 미지의 세계]와 연관있죠.
스타트렉 6편에서 역시 위성인 프락시스가 폭파하며, 크로노스 행성의 오존이 찢겨 클링온 제국은 결국 우주 연합과 평화 협정을 맺게 됩니다.
어쩌면 JJ의 스타트렉 세계관에서는 이 사건이 보다 빨리 일어났을 수도 있죠.
- 머드 사건 ~

커크와 일행이 컴버배치를 쫓아 클리온 종족의 고향 크로노스로 갈 때, 우주 연합과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은 끊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반 셔틀 대신 지난 달 머드 사건 때 몰수한 상선을 이용하자고 하죠.
이 '머드' 라는 이름은 TOS에 등장하는 우주해적 겸 밀수꾼 겸 사기꾼인 해리 머드와 연관 됐습니다. (언뜻 들으면 한 솔로와 얘기 같군요)
실제로 [다크니스]의 프리퀄 코믹을 보면 이 '머드 사건'의 주인공은 해리 머드의 딸로 나옵니다.
- 컵케이크


[스타트렉 : 더 비기닝]에 등장해 커크와 술집에서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교인 핸드로프가 다크니스에서도 함께 등장합니다.
(커크가 컵케이크라고 불렀죠)
이 친구는 TOS의 '애플'이라는 에피소드에서 목숨을 잃는 핸드로프에 대한 오마주죠.
- 보이스 선생

[다크니스] 말미에 커크가 누워있는 병원의 담당의는 보이스 선생입니다.
이는 TOS의 파일럿 에피소드 '더 케이지'에 등장하는 선의인 보이스 선생에 대한 오마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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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
15.07.28.

으라차차차!
광팬까지는 아니고 좋아합니다 ~ ㅎㅎㅎ
알고 보면 원작에서 가져온 것들이 아주 많아요 ~
알고 보면 원작에서 가져온 것들이 아주 많아요 ~
13:00
15.07.28.
2등
스타워즈도 JJ가 만들꺼라 무척 기대중입니다...ㅎㅎ
15:21
15.07.28.
KyleFree
축하해~! KyleFree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15:21
15.07.28.

원조 시리즈 광팬들이 볼 수록 더 많은 게 보이겠네요.^^
고바야시 마루 테스트에 관해서는
전에 DVD 캡쳐해서 자세히 올려놓은 게시물이 있습니다.
http://extmovie.maxmovie.com/xe/bestpost/1202458
15:27
1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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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이야기가 많군요 ㅎㅎㅎ 스타트랙이 광팬이신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