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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무덕분] <매스> 감상문(영화 내용 있음)

참나무방패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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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한 사랑과 용서의 시간

 

1. 영화와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동

그동안 연극적인 요소를 가진 작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배우들의 연기로 진행되는 꽤 있었지요.

언뜻 생각나는 것만 해도 <도그빌(2003)>, <맨 프롬 어스(2010)>,

<완벽한 타인(2018)>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가 유독 인상적인 것은 왜일까요?

이미 갈등 상황은 정해져 있고

새로운 사건이나 인물이 추가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 상황 자체가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으로 꽉 차 있고

대체 이게 풀릴까 싶은데 이게 또 풀립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죠.

이렇게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영화라니

근래에 드문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 배우들의 열연

이 영화는 배우들이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네 명의 배우 모두가 누구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멋지게 소화합니다.

모든 배우들의 출연 목록을 꿰고 있는 건 아니지만

데뷔 이후 긴 세월을 쌓아온 연기 내공이 어마어마합니다.

대사도 대사지만 저 힘든 감정 연기를

때로는 절제하면서 때로는 표출하면서

그 완급을 어떻게 조절했는지

그 먹먹한 심정을 어떻게 견디며 촬영했는지

보는 내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3. 시나리오의 힘

<매스>는 배우로 활동해 온 프랜 크란츠의 감독 데뷔작입니다.

그동안 배우로 활동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와

마음에 품고 있었던 이야기를 이 영화로 시작했겠지요.

감독은 인터뷰에서

영화 속의 대화가 충분히 흥미로워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면

관객은 끝까지 자리를 지킬 것(Vanity Fair, 2021.10.28.)’이라고 했더군요.

시나리오를 쓰면서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자료 조사도 하고 고생을 많이 한 듯합니다.

거기다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스트레스도 상당했을 텐데

이렇게 멋진 시나리오로 영화를 완성했으니

그 끈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4.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용기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 부모의 만남.

생각하기 어려운 조합이지요.

그런데 사건 후 몇 년 만에 그 자리가 만들어집니다.

피해자의 부모인 제이와 게일은 참석에 앞서

차를 돌려 들판에 가서 감정을 추스르고 돌아오기도 하지요.

자녀들이 남긴 사진과 물건을 챙겨와 서로에게 보여주고

남은 가족들의 안부도 묻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마음속에 담아왔던 이야기를 합니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추억을 얘기하는가 하면

공격적으로 상대를 나무라기도 하면서요.

피해자 부모라고 일방적으로 화만 내지도 않고

가해자 부모라고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만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합니다.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용기.

영화 속 인물들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요?

 

5. 사랑과 용서에 대하여

영화의 몇몇 대목에서 모임은 위기를 맞습니다.

각자의 감정이 격해져서 자칫 대화가 더 이어지지 않을까봐

가슴 졸이던 장면들이 좀 있었어요.

그래도 끝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정말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촉촉해집니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나라면 저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6.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위로

가해자 부모, 피해자 부모라는 말을 썼지만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막바지에 가해자의 어머니 린다가 이런 말을 하죠.

자신이 아들에게 맞았어야 한다고.

그랬으면 아들이 그런 사건을 벌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아닐까요?

린다도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를 키웠습니다.

어딘가에서 어긋나 버려 이런 비극이 벌어졌지만

아들이 살인자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잖아요.

죽은 자식을 대신해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부모야말로

가장 쓸쓸하고 외로운 피해자가 아닐는지요.

피해자에게는 동정과 공감을 보내지만

가해자에게는 멸시와 비난만 있으니까요.

 

7. 그 밖에

따로 배경음악을 쓰지 않아서

오히려 영화의 사실성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감상에 젖지 않고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 장소가 교회라는 것도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인 것도

영화 말미에 성가대가 부르는 노래가 은은하게 퍼진 것도 좋았습니다.

 

제목인 MASS가 갖는 이중적인 의미(미사+총기난사)

계속 곱씹게 되네요.

 

예매권 이벤트로 좋은 영화 만나게 해 주신 익무,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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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6

  • golgo
    golgo

  • 오호

  • 콩나물장사

  • 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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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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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시나리오에 엄청나게 공들였을 것 같네요. 꼭 봐야겠습니다.
22:54
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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